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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김군호 코넥스협회장의 소신발언
2019-12-02 06:00:00 2019-12-02 06:00:00
"K-OTC시장보다 못하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위험한 주식이라는 빨간 딱지를 매겼다. 많은 화려한 말로는 벤처기업과 혁신기업 성장을 도모한다고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주식을 살 수 없게 막고 여러가지 불이익이 있어 이중적이다. 이것을 어떻게 풀어야 하나."
 
얼마 전 여의도에서 열린 코넥스협회 출범 5주년을 기념한 테마포럼 현장에서 김군호 코넥스협회장이 개회사로 한 발언이다.
 
보편적인 환영의 인사 대신 시장의 문제점이 오프닝부터 쏟아지니 신선한 충격이었다. 곧바로 축사를 이어받은 한국거래소 코스닥위원장은 분위기를 진화하려는 듯 "부정적인 부분을 많이 얘기하셨는데, 저는 코넥스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본다"면서 코넥스시장의 역할을 높이 평가했다.  
 
그러나 좀 솔직해질 때다. 지금의 코넥스 시장을 이해하고 발전 방안을 찾자면 우선 문제부터 인정하는 게 옳다. 
 
코넥스는 벤처기업과 중소기업 성장을 위해 2013년 개설된 중소기업 전용시장이다. 비상장→코넥스→코스닥으로 이어지는 성장사다리를 위한 기초시장의 역할을 한다. 실제 코넥스를 거쳐 코스닥으로 입성한 기업이 50곳을 넘는 등 성과도 있다. 하지만 김군호 협회장의 지적처럼 개설 6년치고는 좀처럼 활기를 띠지 못하고 있다. 
 
코넥스 신규 상장사는 2016년 50개로 정점을 기록한 뒤 2017년 29개, 2018년 21개, 올해까지 감소 추세다. 10월 누적 일평균거래대금도 지난해(48억원)의 절반 수준인 25억원에 그쳤다. 올해는 증권거래세 인하라는 호재도 있었지만 통하지 않았다. 코넥스 거래세는 6월 세율 인하 때 0.2%포인트를 내려 0.1%가 적용된다. 인하폭은 코스피, 코스닥, K-OTC보다 컸다. 
 
김군호 협회장은 "코넥스 시세조회는 회사마다 다르고 증권회사 직원들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기본예탁금 3000만원은 제어가 되는 시장이다. 시가총액 50억원 기업이 많은데, 1억5000만원어치 주식을 사면 대주주가 돼 양도세를 내는 불이익이 있다"고 꼬집었다. 
 
포럼에서는 코넥스의 경쟁력 강화와 세제지원을 놓고 다양한 아이디어도 나왔다. 모쪼록 이러한 의견들이 정책과 시장활성화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성장사다리'라는 허울 좋은 표현에 숨어 '불편한 진실'을 외면한다면 시장은 존폐의 기로에 놓일 수 있다. 김 협회장의 소신발언이 진정성 있게 다가온 이유다. 
 
김보선 증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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