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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엔지니어링, ‘힐스테이트’ 선긋기
'현대건설' 문구 추가해 구분…"엔지니어링, 수주 힘들 듯"
2020-01-19 06:00:00 2020-01-19 16:34:03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앞으로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짓는 ‘힐스테이트’ 아파트가 외관상 구별된다. 현대건설이 지난해 리뉴얼한 힐스테이트 BI(Brand Identity)를 입주단지에 실제 적용하면서 아파트 외관에 ‘힐스테이트’와 ‘현대건설’ 문구를 병기했기 때문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짓는 힐스테이트에는 현대건설 문구를 병기할 수 없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아파트 외관에 힐스테이트만 쓸지, 회사 이름도 병기할지 결정하지 못했다. 브랜드 파워를 중시하는 도시정비사업 수주에서 현대엔지니어링이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19일 현대건설에 따르면 지난해 리뉴얼한 힐스테이트 BI를 현재까지 입주 단지 2곳에 적용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힐스테이트 삼송과 힐스테이트 태전 2차에 실제 적용했고, 외벽에는 힐스테이트와 함께 현대건설 문구도 넣었다”라고 말했다. 현대건설이 아파트 외벽에 현대건설 문구를 넣으면서 향후 현대엔지니어링이 짓는 힐스테이트와는 외관상 구별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현재 브랜드 사용료를 지불하며 현대건설과 힐스테이트 브랜드를 같이 사용하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 현대엔지니어링이 짓는 힐스테이트 아파트 외벽에 현대건설 문구를 넣을 수 없다는 점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그동안 현대건설과 힐스테이트 브랜드를 같이 사용하면서 도시정비 사업 등에서 크게 도움을 받았다. 그런데 아파트 외관상 현대건설과 구별된다면 도시정비 사업에서 조합원들의 표심을 얻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지난해 현대건설이 브랜드 리뉴얼을 발표한 이후 현대엔지니어링은 정비사업 수주에서 이 문제를 거론하는 상대 건설사의 비판에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향후 입주단지 외관에 어떤 문구를 넣을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지난해 현대건설의 브랜드 리뉴얼 발표 이후 아직 실제 입주단지가 없고, 올해 5월 광주광역시에 위치한 힐스테이트 연제가 가장 빠른 입주 단지”라며 “현대건설처럼 현대엔지니어링을 병기할지, 아니면 그냥 힐스테이트만 사용할지 아직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대건설 측은 현대엔지니어링과 함께 힐스테이트 브랜드에 대한 7대 품질 기준 매뉴얼을 자체 제작해 실천하는 것은 물론, 브랜드 공동 사용을 위한 ‘공동협의회 및 실무협의회’를 만들어 프로세스를 관리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짓는 힐스테이트가 외관상 구별되면서 현대엔지니어링이 정비사업 수주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상식적으로 조합원이나 입주자들이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를 원하지, 현대엔지니어링의 힐스테이트를 원하겠느냐”라며 “그동안 현대엔지니어링이 지어도 똑같은 힐스테이트이기 때문에 표를 준 것인데 외관이 달라진다면 지금처럼 현대엔지니어링이 짓는 힐스테이트를 원할지는 알 수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현대건설이 계열사를 어렵게 만든 자충수를 둔 게 아니라면 다분히 의도적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현대건설이 지난해 새롭게 발표한 힐스테이트 외관 모습. 사진/현대건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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