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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우

가족보다 돈?

2024-02-14 17:36

조회수 : 2,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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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전 세계 사람을 대상으로 가장 중요한 가치에 대한 질문을 한 결과를 기사로 본 적이 있어요. 다른 나라 사람들은 '가족'이 중요하다고 했지만, 한국 사람은 '돈'이라고 답했다는 기사였습니다. 많은 사람이 개탄했지만 전 조금 다른게 보였어요. 가족을 유지하는 데 돈이 가장 중요하다는 인식이 한국의 현주소구나."
 
박상희 육아정책연구소장 인터뷰 내용 중 일부입니다. 마음 한구석이 답답했습니다.
 
한국인의 가치관이 유독 다른 것이 아니었습니다. 사회가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는 돈이 있어야 한다는 인식을 만든 셈입니다.
 
지나친 경쟁과 더 많이 가져야 한다는 탐욕이 부른 결과입니다. 저출산 문제도 연관이 없지 않습니다.
 
청년 세대들의 절망 원인을 들여다보아야 합니다. 사회는 이들에게 두 가지 결심을 요구합니다.
 
'결혼할 결심'과 '아이를 낳을 결심'입니다. 잔인합니다.
 
저출산의 심층에는 결혼을 꿈꿀 수 없는 청년들의 절망이 가장 기저에 있습니다. 급변하는 직업시장에 생존에 대한 두려움으로 각자도생하는 사회가 됐습니다.
 
서울에 집중된 노동시장 때문에 자기 한 몸 건사하기도 힘든 원룸살이를 하는 청년들에게 결혼은 사치입니다.
 
영유아 시기부터 들이는 엄청난 사교육비용은 숨은 복병이며, 가족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집 한 칸이 이미 자신들의 능력 밖인 순간 청년 세대는 결혼과 출산을 포기합니다.
 
집 마련을 위해 대출금을 갚거나 학원비를 벌기 위해 밤늦게까지 일을 하느라 아이를 늦은 시간까지 맡기는 부모들은 행복하지 않습니다. 아이도 마찬가지입니다.
 
나보다 더 좋은 환경에서 딸·아들이 살았으면 좋겠다는 가족에 대한 사랑이 저출산으로 귀결된 것입니다.
 
지원 정책을 마련하기 이전에 미래 세대에게 어떻게 하면 희망이 있는 세상을 물려줄 것인지에 대한 숙의의 시간이 필요하겠습니다. 많은 것을 얻은 인터뷰였습니다.
 
사진은 오만 원권 지폐.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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