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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다혜

유치원교사 월급 중단 위기…보육대란 현실로

교사들 "주민소환제 고려"…해법은 '안갯속'

2016-01-20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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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 파행으로 보육대란이 현실화된 가운데 서울지역 유치원 원장, 교사와 학부모들이 서울시의회에 삭감된 누리과정 예산을 즉각 원상 복구할 것을 촉구했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 서울지회는 20일 오후 12시 서울시의회 앞에서 항의 집회를 열고 "사립 유치원은 서울시의회와 서울시교육청에 수차례 현장 실정을 전달하고 대책 마련을 요청했으나 미리 대처하지 않고 당장 누리과정 지원금 미지급 사태에 직면하게 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서울교육청은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 2525억원이 포함된 8조13억원의 예산안을 편성해 제출했다. 그러나 서울시의회는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서울교육청이 배정한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도 반영할 수 없다며 전액 삭감했다. 서울교육청이 지난 11일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 재의 요구를 했으나 의회는 재의를 수용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 이명희 서울지회장은 "정부와 정치인들이 책임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서로 공방만 하고 뒷짐 지고 있다"며 "이는 아이들을 볼모로 해 사회적 대혼란을 초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회장은 "유치원 누리과정 지원금이 끊긴다면 당장 8000여명의 교직원 인건비와 누리과정 교육과정 운영이 불가하다. 이는 결국 모든 유아학비 책임은 학부모들에게 돌아갈 수 밖에 없다"며 "벌써부터 학부모들이 누리과정 교육비에 대한 경제적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으며 두 자녀 이상의 학부모들은 누리과정 교육을 중단하고 가정에서 아이들을 돌보겠다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누리과정 파행으로 이날부터 당장 유치원 교사들 월급이 중단될 위기에 처해 있다. 매월 20∼25일 누리과정 지원금이 교육청에서 각 유치원으로 입금돼 교사 인건비 등을 충당해 왔기 때문이다.
 
이에 연합회는 교사들에게 이달 말까지 임금 체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고지했다고 밝혔다. 학부모들에게도 누리과정 지원금 중단에 따라 부족한 납입금을 학부모들이 내야 할 수도 있다는 공문을 이미 발송한 상태다.
 
연합회는 "시의회가 누리과정 지원 예산 삭감에 대해 원상복구 하지 않는다면 누리과정 예산을 삭감한 의원들 명단을 공개하고 주민소환제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또 서울교육청에도 예비비로 누리과정비를 우선 지급하거나 사립유치원의 차입을 승인할 것을 요청했다. 앞서 연합회는 지난 13일 서울교육청에 일시적으로 운영자금을 대출할 수 있게 승인을 요구한 상태다. 사립유치원은 교육기관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금융기관으로부터의 차입을 원할 경우 교육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시·도교육감협의회는 지난 18일 첫 회동에 이어 오는 21일 부산에서 총회를 열고 이준식 부총리와 누리과정 예산 문제를 재논의 할 예정이다. 그러나 서로간 입장 차가 워낙 커 뚜렷한 해법이 나오긴 어려울 것으로 보여 '누리과정 보육대란'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 서울지회 회원들이 20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서소문별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 재의요청을 수용할 것을 의회에 촉구하고 있다. 사진/윤다혜 기자
 
 
 
윤다혜 기자 snazzy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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