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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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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찬성, 당도 설득하겠다"…안철수의 '보수본색'

작년 "배치 반대·국민 투표" 주장하다 말바꾸기 …심상정 "표만 의식하는 카멜레온 안보관"

2017-04-06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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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체계) 배치는 제대로 해야 한다”며 찬성 입장으로 확실하게 못 박는 등 외교·안보 분야 ‘우클릭’에 나서며 보수층 끌어안기에 속도를 냈다. 국민의당의 사드 배치 반대 당론에 대해서도 “당을 설득하겠다”고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최근 지지율 급등으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양강 구도를 형성한 것으로 보고 본격적인 보수 표심 굳히기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안 후보는 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관훈클럽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 “다음 대통령은 사드 배치를 제대로 해야 한다”며 “그리고 중국 정부를 설득하는 게 다음 정부의 중요한 일 중에 하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당론을 찬성으로 바꾸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는 “제 생각대로 설득하고 당과 한 방향으로 가겠다”며 “이젠 대선 기간이다. 대선 기간에 대선 후보 중심으로 당내 여러 가지 생각들을 함께 논의하겠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지난해 7월 사드 배치에 반대하며 국민투표에 부쳐야 한다고 주장하다가 찬성하는 입장으로 바꿨다. 이 같은 기조는 당내 경선 과정 중에서도 이어졌다. 그는 “왜 사드배치에 대한 입장이 바뀌었냐”는 질문에 “상황이 바뀌면 입장이 바뀌는 것이 당연하다”면서 “외교적인 상황이 바뀌었는데도 입장을 고집하는 것이 더 문제다. 다음 정부는 국가 간의 합의를 존중해야 한다. 그게 외교의 기본”이라고 주장했다.
 
안 후보는 사드 배치 문제 해결을 위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에게 바로 외교 특사를 부탁해 사드 문제 해결을 위해 각국 정부와 외교적 정지 작업을 하는 게 필요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반 전 총장은 한반도 사드 배치에 적극 찬성하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는 남북대화 재개 문제에 대해서는 “강력한 제재를 하면서 적절한 시기에 대화를 병행해 협상 테이블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정상회담은 목적이 아닌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굳건한 한미동맹을 실현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안 후보는 안보에서 미국과 중국의 경중을 묻는 말에 “당연히 미국이 중요하다”며 “미국과는 동맹관계가 아니냐”고 답했다. 그는 “미국과는 동맹관계고 동맹답게 관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과는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계속 증진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안 후보의 이런 발언은 보수층 표심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전통적으로 한미동맹을 강조하는 보수 유권자들의 특성상 미국이 주도하는 ‘사드 배치’에 대한 찬성 여론이 매우 높게 나타나는 것으로 봤을 때 더욱 그렇다. 안 후보는 지난 2월 안보 공약 발표 당시 전시작전권 환수도 시기상조라며 거듭 보수적인 입장을 강조한 바 있다. 이는 지난 대선 당시 “2015년 전작권 전환은 우리에게 새로운 도전이고 기회다. 현재보다 더 튼튼한 미래 연합 방위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국방력을 보강하겠다”고 했던 것에서 확실히 우향우 한 태도다.
 
최근 안 후보의 지지율이 급등한 배경으로 보수층의 이동을 꼽는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이후 갈 곳을 찾지 못한 보수 표심이 올해 초 반기문 전 총장부터 시작해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과 안희정 충남지사를 거쳐 안 후보에게 이동했다는 분석이다. 보수 표심이 앞으로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안 후보가 보수층을 묶어두기 위해 ‘우향우’ 행보를 더욱 노골화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정의당 대선주자인 심상정 후보는 이날 “사드 배치는 보수 표를 끌어모으기 위해 입장을 바꾼 것”이라며 “한반도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안보에 대한 확고한 철학과 소신 없이, 조변석개하는 안보관은 매우 위험하다. 표만 의식하는 카멜레온 안보관으로는 위기의 대한민국을 지킬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지적한다”고 비판했다.
 
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모두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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