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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철

"어디다 대고 큰소리" vs "누구한테 반말이냐"

박근혜 변호인·유진룡 전 장관 법정 설전… 결국 재판장 중재…박 전 대통령도 '웃음'

2017-06-14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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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 변호를 각각 맡은 유영하 변호사와 이경재 변호사가 재판 증인들과 치열한 '설전'을 벌였다. 법정 안에는 묘한 긴장감이 흘렀고 방청객들의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유 변호사 상대는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 장관이었다. 유 전 장관은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김세윤) 심리로 열린 박 전 대통령과 최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 대한 오후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유 전 장관이 검찰의 "대한승마협회 관련해 거듭되는 보고와 지시를 받으며 속으로 '배경이 뭘까'라고 생각했고 문체부가 자체적으로 알아보다가 정윤회 이름을 파악했느냐"는 질문에 "네"라고 답한 게 발단이 됐다. 유 변호사가 반대 신문을 시작한 지 1분도 안 돼 "앞서 거듭되는 보고와 지시를 받았다고 했는데 누구한테 몇 차례 받았다는 것이냐"고 확인하자 유 전 장관은 "질문을 자세히 해달라"고 말했다. 

이에 유 변호사가 질문을 자세히 다시 읽자 유 전 장관은 "지금 변호사가 읽은 질문에 (몇 차례 받았는지) 다 나온다"며 "그걸(증인 신문 사항이 적힌 종이를) 줘봐라"고 말했다. 이에 유 변호사가 "주긴 뭘 줘요"라고 응수했고 유 전 장관이 "저한테 큰소리 치는 거냐"고 맞섰다. 유 변호사가 "반말하지 말라"며 흥분하자 재판장인 김세윤 부장판사는 "유 변호사님, 변호인이기 전에 법조인이다. 평소에는 흥분을 안 하셨는데 흥분하신 거 같다"며 제지하고 나섰다. 

재판장은 유 전 장관에 대해서도 "유 변호사가 하려는 질문 안에는 몇 차례 보고와 지시받았는지 나오지 않는다"고 직접 설명했다. 유 변호사가 "신문 종이를 달라고 한 적이 처음이다. 알았다"고 진정하면서 상황은 끝을 맺었다. 

두 사람의 싸움에 박 전 대통령도 웃음을 보였다. 하지만 이후에도 두 사람은 사안과 상관없이 몇 차례 말을 주고받으며 팽팽한 신경전을 이어갔다. 유 변호사가 "증인은 노태강 전 체육국장과 진재수 전 과장이 사실대로 보고서를 올린 이유로 인사 조치를 받았다고 단정했는데 그렇게 생각한 근거가 뭔가"라고 묻자 유 전 장관은 "확실한 심증이다. 모든 국민도 그렇게 생각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이에 유 변호사는 "지금까지 나온 사실은 검찰의 주장일 뿐이다. 모든 국민이 그렇게 생각한다는 건 증인 생각일 뿐"이라며 맞받았다. 

이날 오전 재판도 증인으로 나온 박재홍 전 한국마사회 감독과 이 변호사의 말다툼으로 시끄러웠다. 박 전 감독이 몇 차례 "(이 변호사의) 신문 취지를 잘 모르겠다. 정확히 말해달라"고 요구하자 이 변호사가 이후 "증인 혹시 청력에 문제 있습니까"라는 등 발언을 했다. 이에 박 전 감독도 "승마에 대해서 뭐 아신다고 그런 말씀을 하는 것이냐"며 반발하자 재판부가 제지하고 나섰다.

유 전 장관은 이날 노태강 전 국장 경질에 대해 “저희 부 상위자 평가나 하위자 평가에서 최선의 평가를 받은 사람이다. 장차관은 물론 부하 직원까지 좋아하고 인정했다”며 “그를 문제 있는 사람이라 말하는 것은 쫓아내기 위한 변명에 불과하다”고 증언했다. 또 “제가 노 전 국장 인사이동할 때 직원들에게 제대로 설명도 못했다. 그의 품성과 능력을 다시 얘기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는 걸 다시 얘기한다”고 강조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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