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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현정

(6.13지방선거 현장24시)⑧강원지사, 자유한국당 정창수 후보

"정창수는 강원도정에 최적화"

2018-05-24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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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차현정 기자] “하루 너 댓개 일정 소화하는데 최소 500km, 많게는 800km 정도 누빕니다. 마을회관에서 주무시고 오는 날도 잦으신 걸요. 캠프에 들르는 일은 드뭅니다.”
 
자유한국당 정창수 강원지사 후보 선거사무실. 사진/차현정 기자
23일 아침 강원도 원주시 단계동에 자리한 자유한국당 정창수 강원도지사 후보 사무실. 직원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그 속에 정 후보는 없다. 오전 캠프와 떨어진 지역서 비공개 일정을 가진 후보는 아마도 곧장 태백으로 갈 거라고 한다. 김장기 강원미래전략연구원 행정학박사는 “강원도가 얼마나 넓은지 아느냐. 한 명의 유권자라도 더 만나려면 더 걷고 한번이라도 더 손 내밀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예비후보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 3월부터 한달 넘게 ‘민생 투어’를 다녔다. 크게 접경·해안·폐광·내륙 등 4개 권역으로 나뉘는 강원도 18개 시군을 돌았다. 농민과 어민, 중소상공인, 자영업자를 만나며 지역민들과 접촉면을 확대하는 데 안간힘을 썼다. 새벽부터 어항은 물론 재래시장, 노인회관 등 강원도 일대를 샅샅이 훑었다. 본인의 최대 약점이 상대적으로 낮은 인지도란 판단 아래 ‘정창수 알리기’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것이다.
 
이날도 정 후보는 지역에서 쏟아지는 참석 요청에 응하며 새벽부터 왕복 수백km에 오가는 일정을 소화했다. 정 후보를 찾아 태백으로 이동하는 차량에 동승했다. 두 시간여 소요된다는 말에 멀미가 나려는데 “고작 두 시간도 걸리지 않는다”고 정우용 선거사무원은 말한다. 그는 “강릉 갔다, 삼척 들러 춘천도 가는 걸요” 했다.
 
23일 태백시 황지동에 위치한 자유한국당 임남규 태백시장 후보 선거 사무실. 사진/차현정 기자
오후 1시 반 태백시 황지동. 오후 2시에 있을 임남규 태택시장 예비후보 선거사무실 앞은 개소식에 참석한 같은 당 소속 시장·군수 후보들과 유권자들로 이미 발 디딜 틈이 없다. 지역 어르신부터 강원지사 후보인 정 후보를 찾아온 취재진까지 몰린 탓이다. 곧이어 붉은 점퍼를 입은 정 후보가 도착했다. 정 후보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황지공원에 쉬고 계신 노인들부터 찾는다. 국토해양부 차관에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까지 역임한 그이지만 노인들에게 악수를 청하며 고개를 숙일 땐 정치 초년생 자세와 다르지 않았다. 허리는 90도까지 굽힌다. “멀어 왔다갔다 인사도 제대로 못 드렸습니다. 어르신” “잘 하겠습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연신 인사를 건네는 그다. 공원 내 모든 어르신 손을 모두 잡고 나서야 마침내 마주할 시간이 생겼다.
 
자유한국당 정창수 강원도지사 후보가 23일 태백시 황지동의 공원을 찾아 어르신들의 손을 잡으며 표심을 호소하고 있다. 사진/차현정 기자
 
강원도지사 당선을 전제로 도민에 약속한 것이 뭔지 궁금했다. “평창동계올림픽 레거시(Legacy·유산) 활용을 통해 4계절 세계적 관광의 도시로 키우겠단 생각입니다. 올림픽 개최는 성공적이었지만 이후 주변지역 경제는 그렇지 못한 것이 사실이에요. 4·27 판문점 선언에 대비한 동북아 물류벨트 조성 문제에도 집중할 겁니다. 태백 폐광지역 복구에도 속도를 붙여야 합니다. 지금 강원랜드 카지노수익의 4분의 1이 그 지원비용으로 쓰이고 있는데, 이걸 2분의 1로 확대해야 해요. 지원시기도 연장해야 하고 추진 시기도 앞당겨야 합니다.”
 
민생투어 이후 정 후보는 권역별 9대 공약을 제시한 바 있다. 춘천 친환경 내수면 마리나 리조트 조성, 원주 스마트시티 조성과 SOC 확충, 강릉·평창 4계절 종합휴양관광지 조성 등이다. 대부분 민생투어를 통해 구한 답이다. 정치문제보다 먹고 사는 문제로 힘들어하는 도민의 민심을 파악한 결과라고 정 후보는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최문순 후보의 지난 7년 강원도정에 대해 “지나쳤다”고 첫 말을 뗀 그는 “레고랜드 하나만 봐도 공공부문 착공식을 세 차례나 하는 일은 상식적인 일이 아니다. 해명도 없었다”고 말했다. 남북경협과 관련한 문제에 있어서도 “우선순위 없이 남북경협이 바로 고용창출로 이어질 것이란 착각을 도민에 잘못 심어주고 있다. 지난 7년 최 지사의 도정으로 인구유출 문제는 더 심각해졌다. 당장 금년, 내년 동력 걱정을 해야 할 정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23일 오후 2시 강원 태백시의 황지자유시장. 한창 시장에 활력이 돌아야 할 시간이지만 돌아다니는 이가 거의 없다. 사진/차현정 기자
 
강원 현장의 바닥민심에서는 실제 최 전 지사에 대한 차가운 반응도 더러 감지됐다. 과거 7년 간 무난하게 도정을 이끌어왔다는 평가가 주됐지만, 뚜렷한 개선점도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황지공원에서 만난 81세 이종범 할아버지는 “적폐청산 한답시고 애먼 사람들까지 다 죽이는 현 정부가 태백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황지자유시장에서 만난 46세 남미화씨는 “고3인 우리 딸도 엄마세대의 선거행태는 이제 끝내야 한다고 하더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남의 허물만 보고 자신의 허물을 보지 못하는 최문순 후보가 도민 신뢰를 잃은지 오래다. 표가 심판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문순 후보는 지난 2015년 술을 마신상태에서 강원도의회 도정 질의에 출석했다 답변 도중 정신을 잃고 쓰러진 바 있다.
 
23일 오후 2시 강원 태백시의 황지자유시장. 한창 시장에 활력이 돌아야 할 시간이지만 돌아다니는 이가 거의 없다. 사진/차현정 기자
 
한편 개소식 참석을 마친 정 후보에 숨 돌릴 틈은 없었다. 그는 다시 원주 선거캠프에 들렀다 오후 5시 예정된 성불원으로 향했다. 다시 차량에 올라타는 그에게 ‘자신 있는지’ 물었다. 그는 “28일 토론회가 있다. 양 당사자가 논의하면 지금의 지지율 격차는 줄게 돼 있다. 결국은 지역발전이다. 그간의 직접참여 경험이 내가 우위에 서 있음을 말해줄 것”이라며 웃어 보였다.
 
정창수 후보 약력 ▲1957년 강릉 출생 ▲서울대 행정학 석사·경희대 행정학 박사 ▲행정고시 23회 ▲국토해양부 차관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한국관광공사 사장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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