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차부품사 경영분석)①현대모비스, 영업이익률 3%대 '붕괴'…개선시기는
올 1분기 이익률 2.9% 기록…현대차·기아 상승과 대조
'운반비용' VS '가격 희생'…영업익 부진 원인 분석 엇갈려
매출총이익률 감소 눈길…전동화부품 올해 BEP 도달 예상
2023-06-14 06:00:00 2023-06-14 06:00:00
이 기사는 2023년 06월 12일 17:02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반도체 수급난 완화로 완성차 OEM(위탁생산) 생산성이 회복되고 영업실적도 개선되며 시장의 시선이 자동차 부품사로 이동하고 있다. 전방 산업 호조에 더해 전기차 성장을 타고 전동화 부품 중심의 매출 비중이 확대되고 있지만, 여전히 낮은 영업이익률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IB토마토>는 3회에 걸쳐 주요 부품사들이 안고 있는 문제와 대응 전략을 알아본다.(편집자 주)
 
[IB토마토 홍인택 기자] 현대모비스(012330)가 수익성 개선에 애를 먹고 있다. 주요 고객사인 현대차(005380)기아(000270)는 실적과 영업이익률이 개선되고 있지만, 현대모비스는 오히려 악화된 탓에 판매가격 전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현대모비스 측은 여전히 높은 운임비용을 원인으로 지목하는 가운데 수익성 개선 시기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모비스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률은 2.9%로 3.0% 선이 무너졌다. 전년 동기 대비 0.5%포인트 떨어졌고,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률과 비교해도 1.5%포인트 하락하며 악화했다.
 
현대모비스의 부진한 수익성이 고질적인 문제로 자리 잡는 모양새다. 주요 고객사인 현대차와 기아차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률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1%포인트, 3.3%포인트 상승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 4분기와 비교했을 때도 각각 0.8%포인트 상승했다.
 
업계에서는 현대모비스의 판매가격 전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강조하고 있는데, 현대모비스 측은 여전히 높은 운임비용을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의미 있는 수익성 개선 시기는 사업적으로나 운임비용 측면에서나 2024년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보통 2~3년 단위로 계약하는 운반비용 부담이 줄어듦과 동시에 북미 BSA(Battery System Assembly) 공장이 가동하면서 첨단제조생산 세액공제(AMPC) 효과가 기대되는 시점이 2024년이기 때문이다.
 
 
현대모비스 "운반비용으로 수익성 악화" 강조
 
현대모비스 측은 낮은 수익성의 원인을 운반비용의 증가로 꼽고 있다. 코로나19가 촉발한 물류난으로 운임비가 상승하면서 판관비용이 증가해 영업이익이 부진했다는 해석이다. 현대모비스 관계자에 의하면 보통 2~3년 단위로 운임계약을 맺고 있는데, 한참 운임비가 높을 때 맺은 계약이 현재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로 한국해운협회가 제공하는 상하이 컨테이너지수(SCFI)의 미국 서부 컨테이너 지수(USWC)를 살펴보면, 2020년 3분기(3310)부터 급등해 2022년 1분기(8032)로 정점을 찍었다. 현대모비스 운반비가 급증하기 시작한 시점은 2021년 2분기로 806억원이 소요됐고, 지난해 3분기 1352억원을 기록해 정점을 찍었다.
 
현대모비스 측이 설명한 2~3년 정도는 아니지만 분명히 시차에 의한 래깅효과는 나타나고 있다. 고비용으로 선계약한 물량과 스팟계약 물량이 믹스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보인다. 올해 1분기 운반비는 1241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 대비 8.1% 낮아졌는데, 1분기 평균 SCFI(USWC)가 1265로 안정화됨에 따라 스팟계약 비용이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평균 운반비가 736억원임을 고려하면 여전히 높은 비용이 수반되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ACU 리콜 관련 품질비용 707억원(충당금)과 특별격려금 600억원 등 일회성 비용 증가도 영업이익 악화에 한 몫을 한 것으로 파악된다.
 
 
판가 전가력 의심하는 이유 '매출총이익률 감소'
 
현대모비스의 주장과는 다르게 업계에서는 현대모비스가 원가 부담을 판매가격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현대모비스의 판매가격 전가력이 의심받는 가장 큰 이유는 주요 고객사인 현대차·기아와의 수익성 격차가 벌어졌기 때문이다. 현대차와 기아가 반도체 수급난 완화에 따른 생산성 회복으로 높은 수익성을 기록한 것과 현대모비스의 수익성 악화는 괴리가 있다는 해석이다.
 
올해 1분기 기준 현대모비스의 매출 비중은 현대차 44.8%, 기아 35.8%로 알려졌다. 현대모비스 사업부는 모듈 및 부품제조와 A/S용 부품 사업으로 나뉘는데, 모듈 및 부품제조 사업의 매출이 약 80%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모듈 및 부품제조 사업부는 핵심 모듈과 주요 부품들을 현대차와 기아, 완성차 업체에 공급하고, A/S용 부품 사업은 이미 운행중인 차량에 필요한 보수용 부품을 공급한다.
 
문제는 사업부문 별 영업이익 차이가 크다는 점이다. 올해 1분기 경영실적발표에 따르면 모듈 및 부품제조 사업부는 1170억원의 영업손실을 입으며 전년 동기 대비 적자(355억원) 폭이 확대됐다. 반면, A/S용 부품 사업부는 영업이익이 5351억원으로 26.7% 증가했다. 완성차 업체에게 공급하는 부품 사업의 적자를 보수용 부품으로 메우는 형태다.
 
여기에 매출총이익률이 감소한 것도 현대모비스의 가격 전가력에 의심을 더했다. 현대모비스의 지난해 매출총이익률은 11.5%였고, 분기별로도 평균 11.0%를 웃돌고 있었으나 올해 1분기 9.8%로 줄었다. 같은 시기 운반비는 8.1% 낮아졌으므로, 판가 전가력이 약화되면서 수익성에 영향을 미친 것이라는 해석이다.
 
현대모비스의 모듈 및 핵심부품 사업 손익 (사진=현대모비스)
 
전동화부품 등으로 수익성 개선 '미흡'
 
현대모비스가 원가 부담 전가에 애를 먹는 이유 중 하나는 전동화부품과 맞닿아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올해 1분기 전동화부품 매출은 3조32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6.4%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 대비로도 4.1% 증가한 만큼 외형 성장이 이뤄진 반면, 수익성에는 큰 기여를 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정용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이후 배터리 가격이 급등하면서 전동화 사업의 매출 규모도 배터리 셀 가격 상승을 반영해 커졌다"라며 "사실상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라고 지적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전동화부품이 올해 손익분기점(BEP)에 도달하고, 2024년부터 미국 BSA 공장에서 AMPC효과까지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임은영 삼성증권 모빌리티 팀장은 "2024년 AMPC로 4200만달러 수혜가 발생할 것"이라며 "해외 완성차향 매출도 1조원 이상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이어 "해외에서 생산하는 BSA와 신규 수주 BSA는 매출의 80%인 배터리 셀을 제외하고, 현대모비스가 부가가치를 담당하는 매출만 인식하면서 BSA 수익성은 5~6% 수준으로 향상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전동화부품은 시장에서 좋은 포지션을 잡기 위해 투자하는 단계에 있다"라며 "BEP 시기를 특정 짓기는 어렵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수익성 개선 시점과 관련해서는 "수익성 악화에는 운반비를 비롯해 원재료 가격 등 복합적인 요인이 겹쳐 있다"라며 "개선 시기를 특정할 수는 없으나 원재료비 비용 상승분을 회수하기 위한 추가 협상 등 다양한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홍인택 기자 intaek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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