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패드 손맛 강조한 '아레스', 실제론 반쪽짜리
25일 출시···구글 매출 3위 기록 흥행
게임 패드 써도 키보드·마우스 위주 설명
누를 버튼 적은 상황에도 게임 패드 못써
카카오게임즈 "편의성 고민···개선 노력"
2023-07-31 16:33:12 2023-08-01 08:56:52
[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카카오게임즈의 하반기 기대작 '아레스: 라이즈 오브 가디언즈'가 PC판 게임 패드 지원 부실로 일부 게이머의 불만을 사고 있습니다.
 
3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세컨드다이브가 개발하고 카카오게임즈가 서비스하는 MMORPG(다중접속 역할수행 게임) 아레스는 이날 구글 매출 3위를 기록했습니다. 1위는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이고 2위는 위메이드의 '나이트크로우'입니다.
 
하지만 이날 아레스 공식 카페에서 한 게이머가 "광고 보고 패드도 미리 사서 준비했건만 현실은 패드+마우스"라며 "메뉴에서 이동 선택 클릭, 오토키 선택 불가능"이라고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저도 전날 PC로 이 게임을 실행해봤기에, 이 게이머가 남긴 불만의 의미를 알 수 있었습니다. 저는 엑스박스(Xbox) 게임 패드를 PC에 연결했습니다. 키보드로 눌러야 하는 버튼이 많은 MMORPG 특성상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지만, 필요한 버튼이 많지 않은 화면에서도 게임 패드를 제대로 쓸 수 없는 상황들이 있었습니다.
 
게임 패드를 유선 연결한 상태로 아레스를 실행해도, 조작법 설명은 키보드와 마우스 중심으로 나온다. (사진=아레스 PC판 실행 화면)
 
우선 튜토리얼 때 보여주는 입력장치 안내에 게임 패드는 빠져 있습니다. 게임 패드를 유선 연결한 상태로 게임을 시작했음에도, 캐릭터 이동을 위해 키보드의 'WASD'키를 누르라고 설명합니다. 뒤이어 마우스 조작법 선택 화면도 나오지만, 게임 패드 사용자를 위해 화면 가운데에 보여주는 창은 없었습니다. 기본 공격에 대한 안내 시점에 이르러서야 기술 아이콘과 함께 게임 패드 버튼이 강조됐습니다. 
 
이후 게임 속 아군인 프라임 가디언 '레이'가 등장한 후 거대한 괴물에게 쫓기는 장면이 연출됩니다. 이때 쫓아오는 괴물을 조준해 사격해야 하는데, 마우스로 조준해 발사하라는 안내가 나옵니다. 게임 패드로 게임을 시작한 상황이라면 당황하게 되는데, 결국 이것저것 눌러보면서 방법을 알아서 찾고 대응하게 됩니다.
 
이후 레이가 괴물에게 총을 쏘는 연출이 이어집니다. 이때 총알 아이콘을 눌러야 합니다. 아이패드 사용자일 경우 화면 속 아이콘을 누르고, 마우스 사용자는 아이콘을 클릭하면 됩니다. 그러나 게임 패드 사용자 입장에선 해당 아이콘 아래쪽에 X나 Y 같은 게임 패드 버튼 표시가 없어서 일단 아무 버튼이나 눌러봐야 합니다.
 
또한 튜토리얼 이후 게임 내 중요 기능을 안내하는 화면이 뜰 때 게임 패드로는 화면을 넘기거나 끌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마우스로 오른쪽 화살표를 눌러 설명을 읽고 화면을 꺼야 했습니다. 이런 안내의 경우 보통 화면 전체를 흐리게 가리고 안내 창 하나만 띄워 보여주기 마련이죠. 이런 단순한 화면조차 게임 패드로 조작하지 못한다는 것은 그저 패드 사용자에 대한 배려 부족으로밖에 설명이 안됩니다. 눌러야 할 버튼이 많은 MMORPG의 특성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것이죠.
 
게임의 기본 줄거리를 따라가기 위해 찾아간 보급 초소에서 병사와 대화를 마치면, 프라임 가디언 '듀크'와 교신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게임 패드로는 교신 임무 제목이 적힌 안내칸을 누를 수 없어서 마우스로 임무 제목을 클릭했습니다.
 
이후 단순 대화 형태로 장면 전환이 됐지만, 게임 패드 버튼이 눌리지 않았습니다. 화면 아래에 넘기기 기능 안내로 게임 패드 버튼을 뜻하는 'X'가 뜨는데요. 이렇게 처음 마우스로 버튼을 눌러 시작된 대화에선 게임 패드의 X 버튼이 인식되지 않아서, 결국 마우스 클릭으로 인물 간 대화를 넘겨줘야 했습니다. 같은 상황은 이후에도 반복됐습니다.
 
앞서 카카오게임즈는 아레스 출시 전 보도자료를 내고 "게임 패드를 사용하면 강화된 조작감의 재미도 느낄 수 있다(7월13일)", "게임 환경에 몰입할 수 있는 게임 패드 지원을 통해 게임의 손맛을 느낄 수 있다(18일)"고 강조했습니다.
 
위와 같은 설명과 다르게 게임 패드 지원이 부실한 것 아니냐고 묻자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아레스는 PC와 모바일 크로스플랫폼 게임으로, 게임 패드 자체는 옵션으로서 제공하는 부분"이라며 "이용자 편의성 부분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으며, 다양한 사안들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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