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오공, 페이퍼컴퍼니 '에이치투파트너스' 품에…투자 유의
에이치투파트너스, 타사 경영권 분쟁 중 손오공 인수
최대주주 변경과 함께 300억 자금조달…발행주식 54%
2023-08-09 06:00:00 2023-08-09 06:00:00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코스닥 상장사 손오공(066910)의 새로운 최대주주가 아이에스이커머스(069920)와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주요주주로 확인됐습니다. 손오공은 최대주주의 낮은 지분율로 적대적 M&A(인수합병) 우려감이 컸던 기업인데요. 상장기업 경영권 확보를 원했던 에이치투파트너스와 김종완 손오공 대표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으로 해석됩니다.
 
임성진 대표, 아이에스이커머스 경영권 분쟁 중 손오공 인수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손오공 최대주주인 김종완 대표이사는 주식회사 에이치투파트너스와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양수도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양도금액은 88억원으로 김 대표가 보유한 지분 6.22%(173만5619주)는 에이치투파트너스에 양도될 예정입니다.
 
주당 양도가액은 5070원으로 계약 체결일(4일) 기준 종가(2725원) 대비 86.06% 프리미엄이 붙었습니다. 앞서 김 대표는 지난해 10월 마텔로부터 손오공 지분 6.27%(168만5619주)를 28억원에 사들였는데요. 김 대표는 약 9개월여 만에 60억원의 차익을 남겼습니다.
 
최대주주변경을 수반하는 주식양수도계약을 체결한 에이치투파트너스는 올해 6월 신설됐는데요. 에이치투자파트너스의 최대주주는 지분 52%를 보유한 임성진씨입니다. 임씨는 코스닥 상장사 아이에스이커머스와 경영권 분쟁을 수개월째 이어가고 있는 주요주주와 동일인으로 확인됩니다.
 
임씨는 양영환씨 등 아이에스이커머스 주주들과 함께 경영권 분쟁을 진행 중이죠. 현 최대주주인 국보 측의 유상증자를 막고 임씨 측 측근들을 이사진에 넣기 위한 주주제안 등을 진행했지만, 이사 선임안은 모두 부결됐습니다.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은 인용됐으나 아이에스이커머스 측이 이의신청을 한 상황이죠.
 
상장기업 인수 대체처? 인수 법인은 페이퍼컴퍼니
 
시장에선 아이에스이커머스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힘들었던 임씨가 대체처로 손오공을 택했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실제 경영권을 양수한 에이치투파트너스는 손오공 경영권 인수를 목적으로 설립된 페이퍼컴퍼니입니다. 에이치투파트너스의 주소는 경기도 오산시에 소재한 ‘메르오르’라는 브런치 카페로 확인됩니다.
 
임씨는 에이치투파트너스 외에도 폐플라스틱 재활용 비상장기업인 ‘알엠’과 ‘에이치투’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2개 기업은 모두 경기도 오산시에 위치해 있습니다. 임성진씨는 에이치투의 대표로 있으며 그의 동생인 임범진씨가 알엠 대표로 있죠. 2개 기업의 지분은 임씨 형제와 그 가족들이 보유하고 있습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아이에스이커머스 경영권 분쟁을 이어왔던 만큼 상장사 인수를 통한 자금조달 등 우회적 상장효과에 목적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손오공은 그간 최대주주의 낮은 지분율로 적대적 인수합병(M&A) 이슈 등에 노출됐는데요. 김 대표 입장에서도 원활한 경영권 매각을 위해 물밑 협상을 벌이고 있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경영권을 인수한 에이치투파트너스는 손오공 2대주주로 적대적 M&A 가능성이 제기됐던 키코파트너스와도 관계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에이치투파트너스는 김 대표의 지분 외에도 3명의 주주들에게 200만주를 추가로 인수할 예정인데요. 키코파트너스의 지분을 에이치투파트너스가 인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앞서 지난 6월22일 키스코파트너스는 장내·장외 매수를 통해 손오공 주식 150만6307주를 확보해 지분율 5.54%의 2대주주에 올랐는데요. 손오공을 인수하는 페이퍼컴퍼니의 설립일과 일치합니다. 당시 최대 주주였던 김종완 대표 지분율(6.39%)과 1%포인트도 차이가 나지 않았습니다.
 
적대적 M&A 우려 해소…대규모 오버행 숙제
 
최대주주 변경이 완료되고 나면 알에이치투파트너스는 지분 13.38%(373만5619주)를 확보해 적대적 M&A 위기에선 벗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대규모 자금조달에 따른 오버행 이슈는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손오공이 경영권 매각과 함께 300억원 규모의 자금조달에도 나섰기 때문입니다. 
 
지앤엘에스티(50억원), 룩스투자조합(50억원), 티아이파트너(100억원)에 9~11회차 전환사채(CB)를 발행해 200억원으로 조달할 예정이며, 에이치투파트너스와 오리온이엔씨투자조합에 유상증자를 진행해 100억원을 추가로 조달할 계획입니다. 유상증자 발행가(1806원)와 CB 전환가액(2127원) 기준 발행가능 신주 수량만 1494만10주로 발행주식총수(2792만1931주)의 53.51%에 해당합니다. 
 
손오공 관계자는 “아이에스이커머스와 에이치투파느너스와의 관계에 대해선 아는 것이 없다”면서 “김종완 대표의 지분율이 낮아 적대적 M&A에 대한 우려가 있었고 이번 최대주주 변경은 적대적 M&A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이번에 추가로 조달하는 자금은 키덜트 시장 진출 등을 위한 운영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고 덧붙였습니다. 
 
알엠 측은 임대표의 손오공 경영권 인수에 대해서는 알고 있는 바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알엠 관계자는 “임성진 부회장의 손오공 인수와 관련해 알고 있는 것이 없다”면서 “손오공 인수나 아이에스이커머스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선 말해줄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사진=손오공 홈페이지 캡처)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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