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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가정의 달' 특판 실종
대출 연체율 급등에 리스크 관리 비상
2024-05-03 06:00:00 2024-05-03 08:02:50
 
[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가정의 달' 5월을 맞았지만 예·적금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저축은행 고금리 특판을 찾아보기 힘듭니다.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이자비용 부담이 커진 데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악재로 인해 연체율이 급등하면서 리스크 관리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축은행업계는 5월 가정의 달을 맞았지만 고금리 수신 특판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고금리로 인해 조달부담이 늘고 연체율 상승에 따라 리스크 관리에 비상이 걸릿 탓이다. (사진=연합뉴스)
 
2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연 3.71%입니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동일한 기준의 평균금리가 연 4.06%로 4%를 상회했지만 금리 하락이 이어지면서 더 떨어졌습니다.
 
통상 저축은행은 5월 가정의 달 특수를 겨냥해 다양한 고금리 특판 상품을 출시했지만 자취를 감췄습니다. 연 3.5%의 높은 기준금리가 1년 넘게 지속되고 있음에도 저축은행들의 예금금리가 하락세를 나타내는 이유는 저축은행 업권의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비용을 줄여야 할 유인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저축은행은 지난해 이자비용이 크게 증가하면서 9년 만에 적자 전환했습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저축은행 79곳은 555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습니다. 적자 전환에는 이자비용 증가가 주요 요인으로 꼽힙니다. 지
 
지난 2022년 4분기 저축은행과 시중은행 간 수신 유치 경쟁이 격화되면서 저축은행들은 연 6%대 고금리 예금 상품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그 여파로 지난해 저축은행의 이자비용은 5조3508억원으로 전년 보다 83.4%(2조4331억원) 급증했습니다.
 
한 대형 저축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실적이 안좋은 이유 중 하나로 고이자비용이 꼽히는 만큼 당분간 높은 금리의 예금이나 적금이 나올 예정은 없다"며 "조달비용이 계속 오르면서 대출도 줄이는 실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만 풀리면 부동산 PF 대출 등이 문제 없겠지만, 현재 경색된 시장으로 인해 PF 관련 건으로 연체율이 높고, 이에 따른 대손충당금액도 많이 쌓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연체율이 급증한 점도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저축은행 전체 연체율은 6.55%로 1년 전보다 3.14%포인트 증가했습니다. 1분기 연체율은 7~8% 수준까지 올라갔는데요.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부동산PF 대출 부실 때문입니다. 지난해 4분기 저축은행 부동산PF 대출 연체율은 6.9%로 1년 전보다 4.9%포인트 뛰었습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저축은행이 리스크 관리에 주력하면서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는 실정이다. 높은 예금 금리 상품이 많이 없어졌고, 당분간 내기 힘들 것"이라며 "건전성 개성을 위해 부실자산이 회수가 되거나 매각에 힘을 써 연체율 등을 떨어트리고 대손 비용을 줄여나가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습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증권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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