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정책금융연구소가 신용보증기금에 묻습니다
2024-07-24 06:00:00 2024-07-24 16:51:04
K-정책금융연구소는 지난 2월 '1사 1법'으로 되어있는 정책금융 공공기관의 존재 근거법을 개정함으로써 글로벌디지털 전환을 제대로 이끌고 기술력으로 무장한 중소·벤처·스타트업 기업의 잠재력을 발휘 할 수 있는 정책금융 생태계 혁신을 위해 출범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개방형 통상국가인 대한민국이 '공급망 재편'이라는 국제경제 질서의 신(新)블럭화 국면에서 선진국으로 안착할 수 있는 기회와 원동력을 확보하고 시현하는데 일조하고자 합니다.    

이같은 연구의 일환으로 K-정책금융연구소는 11개 주요 정책금융기관이 법상 설립 목적에 맞게 운영되고 있는지를 중점적(생태계 평가 A항목)으로 공개 질의합니다. 해당 공공기관 입장에서는 새로운 시각과 형식의 질문에 난감해할 수도 있겠으나 공공기관도 대전환기를 맞고 있는 것이 사실이므로 국민과 함께 고민했으면 좋겠습니다.
 
1. 1976년 설립된 신용보증기금은 기업 채무 보증과 신용 정보 관리·운용 등을 지원하는 신용보증 전문기관입니다. 신용보증기금법 제1조에 따르면 '담보능력이 미약한 기업의 채무를 보증하게 해 기업 자금 융통을 원활히 하고, 신용 정보의 효율적 관리·운용을 통해 건전한 신용질서를 확립함으로써 균형 있는 국민경제 발전에 이바지한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담보능력이 미약한 기업은 대부분 중소기업과 벤처·스타트업 기업일 텐데요. 신용보증기금은 설립 목적에 맞는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습니까?
 
채무보증 전문기관임에도 투자 병행?
 
신용보증기금 사옥 전경. (사진=신보)
 
2. 신용보증기금의 중소기업 신용보증 지원 현황을 보면 총보증에서 중소기업 신용보증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91.1%에서 2021년 78.4%까지 매년 낮아지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창궐 이후 중소기업 어려움은 더 커졌는데, 이를 외면하는 것은 아닌가요?
 
3. 신용보증기금 업무 중 첫 번째는 기본재산의 관리입니다. 기업에게 보증을 서 주고 기업이 돈을 갚지 못할 경우 신용보증기금이 대신 갚아줄 때 필요한 게 기본재산입니다. 정부와 은행 등 금융회사의 출연금으로 조성되는 기본재산은 어떻게 관리하고 있습니까? 국내 산업 발전을 위해 더 많은 보증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정부 및 은행의 출연금이 신용보증기금 업무 확대를 도모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합니까? 정부 출연금과 주요 금용기관의 출연금을 늘려 기본재산을 확충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합니까?
 
4. 보증연계투자는 보증과 투자를 연계한 복합금융상품입니다. 사업 전망이 양호한 비상장 중소기업에게 보증과 투자를 모두 제공하는 상품인데요. 신용보증기금이 채무 보증을 위해 설립됐음에도 투자를 병행하는 이유가 있습니까? 투자가 신용보증기금 본연의 역할에 부합합니까? 투자를 병행하는 것보다 전문기관에 맡기는 것이 더 합리적인 방안 아닐까요?
 
5. 중소·중견기업 팩토링 운용은 신용보증기금법 제23조의 5에 명시돼 있습니다. 팩토링은 현금 흐름이 다급한 중소기업에게 단비 같은 금융 상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팩토링을 이용한 중소기업 정책금융 지원은 어느 정도 규모인가요? 팩토링 운영에서 중소기업 대상 우대 혜택이 있습니까? 
 
P-CBO 직접 발행하면 중소기업 혜택 늘어날까 
 
 
6. 지난해 21대 국회에서 신용보증기금은 채권담보부증권(P-CBO) 직접 발행을 가능케하는 '신용보증기금법 개정안' 통과를 위해 부단히 애를 썼습니다. 이론이 없는 개정안임에도 정무위원회가 열리지 않아 통과되지 못했고, 22대 국회에서 재발의할 계획으로 알고 있습니다. 특수목적법인(SPC)을 거치지 않고 P-CBO를 직접 발행한다면 연간 50bp(1bp=0.01%포인트) 내외로 금리가 낮아질 것입니다. 중소기업에게 P-CBO를 적극적으로 공급할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까? 기존에 SPC를 통해 발행한 P-CBO로 자금을 조달한 중소기업들이 이미 존재할 텐데요. 그들에게도 더 낮은 금리로 P-CBO를 발행해 자금 조달할 수 있는 기회가 있습니까?
 
7. 신용보증기금의 보증서를 발급받은 여신은 국가의 신용등급과 동일한 금리를 적용받아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각 은행들의 금리는 천차만별인 이유를 모르겠다는 여론이 제기되면서 전수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대책이 있습니까?
 
8. 신용보증기금에 매출채권 보험이 도입된 지 20년이 지났습니다. 인수액은 1조 3000억원에서 21조 5000억원으로 17배 증가했습니다. 다만 중소기업 현장에서 매출채권 보험의 보험료 수준이 부담스럽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보험료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 시중은행 등의 출연금 지원 확대가 필수입니다. 매출채권 보험제도가 중소기업 경영의 안전망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지방자치단체, 시중은행으로부터 지원을 받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까?
 
9.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가운데 G(지배구조)와 관련해서 신용보증기금법 제15조의 2(이사회) 4항 '이사장은 이사회를 소집하고, 그 의장이 된다'는 것은 선수와 감독을 병행하겠다는 케케묵은 법입니다. 이사장과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는 신용보증기금법 개정안 발의에 대한 입장은 무엇입니까?
 
정부고시 규정에 근거한 기후대응보증사업, 적법 '의문'
 
최원목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이 지난 5월 열린 48주년 창립기념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신보)
 
10. 민간기업의 사외이사에 해당하는 공공기관 비상임이사는 '경영진 견제'가 주요 역할입니다. 하지만 신용보증기금의 경우, 권택기(전 윤석열 캠프 총괄특보단 정무특보), 최유미(전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실 행정관) 비상임이사 등이 현 친정부·여당 인사로 분류되어 전문성이 의심을 받는 상황입니다. 정부와 가까운 비상임이사가 정부 산하 공공기관을 견제할 수 있겠냐는 의문도 나옵니다. 이에 관한 입장은 무엇입니까?
 
11. 정부는 지배구조 투명성을 위해 '노동이사제 도입'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지난 2022년 1월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도입을 골자로 한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이 국회를 통과한 뒤 윤석열 대통령도 노동이사제 도입을 공약으로 내걸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신용보증기금은 여전히 노동이사제 도입에 소극적입니다. 노동이사제를 도입할 계획이 있습니까?
 
12. 신용보증기금은 2022년 기획재정부가 신설한 '기후 대응 보증' 사업에 따라 정부로부터 기후 대응 보증 기금 재원을 받고 있습니다. 출연금은 탄소 배출 감축 사업을 추진하는 중소기업 등에 보증을 제공하는 데 사용하는데요. 하지만 현재 기후 대응 보증 사업 출연 근거는 법률이 아닌 정부고시 규정에만 명시돼 있는 상태입니다. 신용보증기금법 제6조(기본재산의 조성)상 신용보증기금이 받을 수 있는 정부 출연금 소관은 중소벤처기업부로 한정돼 있습니다. 이같이 법 개정이 미비한 상황에서 신용보증기금은 지난해 중기부가 아닌 기획재정부로부터 400억원을 출연 받아 탄소 배출 감축 사업을 추진하는 중소기업 등에 보증을 제공하는 데 사용했습니다. 상위법을 개정하지 않고 정부고시 규정에만 맞춰 출연금을 중기부가 아닌 부처에서 받는 것이 적법합니까? 22대 국회를 통해 개정안 발의에 나설 계획이 있습니까?
 
13. 신용보증기금은 공공기관운영위원회가 지난 6월19일 발표한 '2023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결과'에서 양호(B) 등급을 받았습니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우수(A) 등급으로, 130개 전체 평가 대상 공공기관 중 유일하게 직무급 도입·운영 실적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된 바 있습니다. 최근 평가에서 전년도에 비해 등급이 하락한 배경과 개선책은 무엇입니까?
 
☞(관련기사) K정책금융연구소가 묻습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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