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리튬포어스, 리튬 간판만 걸고 헛발질에 풋옵션까지
전체 매출 중 리튬사업 매출 0.6%에 불과
잦은 업종 및 대표 변경에 '내홍'까지
경영권 분쟁에 부진한 주가까지…투자자들 풋옵션 행사
2024-07-25 06:00:00 2024-07-25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7월 23일 16:53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리튬포어스(073570)가 사명에 걸맞지 않게 매출 대부분이 리튬 사업이 아닌 휴대폰 액세서리 사업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러 차례 업종과 사명, 대표가 바뀌면서 혼란을 겪는 등 회사의 정체성이 명확하지 않은 탓이다. 회사의 성격이 뚜렷하지 않다 보니 사업은 갈피를 못 잡는 데다 재무구조도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낮은 주가가 이어지자 투자자들이 전환사채(CB)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도 행사했다. 이러한 가운데 회사를 둘러싼 경영권 분쟁도 이어지고 있어 단기간 안에 재무상태가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사진=리튬포어스)
 
실상은 휴대폰 액세서리 제작·판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1분기 리튬포어스의 전체 매출 31억원 중 리튬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0.6%(2000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휴대폰 액세서리 매출은 30억원으로 무려 전체 매출의 96.8%에 달한다. ‘리튬포어스(Lithium for earth)’라는 사명과 달리 리튬이 아닌 휴대폰 액세서리 제작·판매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리튬포어스의 기업 정체성이 불명확한 이유는 수차례 업종과 대표가 바뀐 데 있다. 반도체업에서 바이오, 휴대폰 잡화, 리튬까지 여러 분야에 손을 대면서 회사의 정체성이 희미해졌다. 최근에는 회사를 두고 전웅·변재석 각자대표 간 경영권 분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회사는 적자기업으로 변했다.
 
앞서 1998년 프롬써어티라는 사명으로 설립된 리튬포어스는 반도체 검사 장비 제조사로서 사업을 영위하다 변익성 전 회장이 2017년 유상증자를 통해 최대주주로 올라서며 제약업을 추가, 사명을 피엠지파마사이언스로 변경했다. 2018년엔 모바일 액세서리 제조사인 위드모바일 지분 100%를 취득해 인수, 사명을 더블유아이로 다시 바꿨다. 그러다 2022년 포스코 리튬연구 총괄책임자였던 전 대표를 리튬전문가로 영입하면서 회사는 이차전지용 리튬 소재 사업에 뛰어들게 됐고 사명도 어반리튬으로 변경, 다음해인 2023년에는 사명을 또 한번 리튬포어스로 변경하게 됐다.
 
2021년 리튬포어스는 53.7억원의 영업손실을 시작으로 리튬 사업을 시작한 2022년에는 마이너스(-) 37.5억원, 지난해 –68.1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올 1분기도 –16.3억원의 적자를 내 –4.7억원을 기록했던 전년 동기보다 적자 폭이 더욱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성도 매우 떨어졌다. 영업적자가 시작된 2021년에는 영업이익률이 –30%, 2022년 –18.1%, 지난해 –43.6%까지 감소했다. 올 1분기에는 –51.1%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해 전년 동기(-10.6%) 대비 적자 폭이 크게 확대됐다.
 
수익성이 떨어지며 영업적자가 이어지자 잉여현금흐름(FCF)도 2021년부터 적자로 돌아섰다. FCF가 적자라는 것은 회사의 영업이익만으로는 투자금을 감당할 수 없는 상태라는 것을 의미한다. 2021년 –29억원이었던 리튬포어스의 FCF는 2022년 –36억원, 지난해에는 –177억원까지 적자 규모가 확대됐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리튬포어스는 차입 등을 통해 회사 운영과 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는 재무활동을 통해 2021년에는 139억원, 2022년 373억원, 지난해 347억원의 현금을 유입했다.
 
 
경영권 분쟁 재무구조 악화…'한계기업' 낙인
 
이에 따라 기업이 영업이익으로 은행 등에서 빌린 돈에서 발생한 이자를 갚을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지표인 이자보상배율도 3년 이상 1배 이하를 기록했다. 이자보상배율이 3년 이상 1배 이하를 기록하면 해당 기업은 한계기업으로 분류한다. 한계기업은 재무구조가 부실해 어려움을 겪는 기업을 뜻하는 것으로 일명 ‘좀비기업’이라고도 불린다.
 
리튬포어스의 2021년 이자보상배율은 –3.1배, 2022년과 지난해 –2.2배, 올 1분기에도 –3배를 기록해 이러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한계기업으로 분류하는 또 다른 기준인 영업활동현금흐름도 3년간 마이너스를 기록해 리튬포어스가 재무적으로 부실한 상태라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
 
리튬포어스의 재무구조가 악화된 가운데 낮은 수준의 주가가 이어지자 최근 투자자들은 회사가 발행한 전환사채(CB)에 대한 풋옵션을 행사했다. 해당 CB는 지난 2023년 1월18일 발행된 무기명식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로 만기일은 2026년 1월18일이다. 사채 취득금액은 15.7억원으로 투자자들은 이 중 15억원에 대해 풋옵션을 걸었다. 주당 전환가액은 4575원으로 리튬포어스의 최근 주가보다 훨씬 높다. 리튬포어스의 22일 기준 종가는 2640원으로 최근 한달 주가는 2640~3845원 수준에 머물러있다.
 
한편 리튬포어스의 경영권 분쟁은 지난해 10월 변익성 전 리튬포어스 회장이 작고하면서 시작됐다. 변 전 회장의 아들 변재석 대표는 지난해 3월 마케팅 담당 사내이사로 회사에 등장한 후 변 회장 유고 이후 전 대표와 함께 각자대표에 올랐다. 하지만 지난달 4일 전웅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했다가 같은 달 20일 임시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다시 변재석·전웅 각자대표 체제로 바뀌었다. 변 대표의 어머니와 동생이 지배하고 있던 리튬인사이트가 리튬포어스의 최대주주이기 때문에 변 대표의 복귀는 예견됐던 것이나 마찬가지다.
 
변 대표는 각자대표직 복귀와 함께 이사회를 가족 및 측근으로 채우며 세를 과시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리튬포어스의 지분을 전혀 가지고 있지 않은 전 대표의 입지가 좁아지며 그가 주도하고 있는 리튬사업도 밀려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IB토마토>는 리튬포어스 측에 향후 리튬사업 계획과 재무구조 개선 방안, 경영권 관련 질의를 위해 수차례 연락했으나 전화를 받지 않았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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