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수 된 '비명 3김'…분수령은 '이재명 1심' 판결
"아직은 때가 아니다"…10월말께 지각변동 가능성
2024-08-23 17:30:45 2024-08-23 17:30:45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민주당 비명(비이재명)계 인사들이 몸풀기를 시작하면서 '이재명 일극체제'에 균열을 낼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4·10 총선을 거치면서 친명(친이재명)계가 굳건한 세력을 구축한 탓에 당장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1심 결과의 윤곽이 드러날 10월 이후가 변곡점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부겸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제22대 국회의원선거 개표 상황실에서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본 뒤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공동취재사진)
 
잠행 깬 '김부겸'…독일서 날개 단 '김경수'
 
민주당의 대권 잠룡 중 현재 가장 주목받는 인물은 김부겸 전 국무총리입니다. 지난 총선에서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김 전 총리는 선거 이후에는 장기간 잠행을 이어왔는데요. 조만간 언론 인터뷰와 강연 등을 통해 외부 활동을 재개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 전 총리 측 관계자는 "김 전 총리는 그간 대통령, 여당, 야당의 정치 난맥 현실에 침묵하는 것이 옳지 않으니 바른 정치가 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라는 원로 정치인들의 질책성 권유와 요청을 받아왔다"면서 "바른 통치와 정치를 촉구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행보를 하려 한다"고 전했는데요. 
 
이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도 "현재 정치가 양쪽으로 갈라져서 서로 손가락질하는데, 중간에 누가 '너 이거 이렇게 하면 안 돼'라고 말해주는 사람은 없지 않느냐. 그런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부연했습니다. 
 
김 전 총리에 앞서 관심이 모아졌던 사람은 김경수 전 경남지사입니다. 그는 지난 광복절 특사로 2027년 12월까지 박탈됐던 피선거권이 회복되면서 2027년 대선 출마의 길이 열리게 됐습니다. 
 
복권이 확정된 이후 그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우리 사회를 위해 보탬이 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인지 잘 고민하겠다"며 정치 활동 재개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친명계 일각에서는 그를 이재명 2기 지도부의 지명직 최고위원에 임명하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으나, 김 전 지사가 현재 독일에 체류하고 있는 탓에 현실화 가능성은 작습니다. 
 
마지막으로 변수로 꼽히는 인물은 김동연 경기도지사입니다. 김 지사는 총선을 전후로 '이재명 일극체제'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꾸준히 내왔는데요. 최근에는 이 대표의 대안이 되고자 하는 움직임을 공공연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김 지사는 다음 달 초 열리는 '민주당 중앙당·경기도청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이 대표와 조우하게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 대표의 당대표 연임이 결정된 이후 처음으로 업무 관련 공식 석상에서 만나는 것입니다. 
 
10명 중 2명 "이재명 대체재 없다"
 
다만 이들이 활동을 재개하더라도 공고한 이재명 체제가 단기간에 깨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는 것이 중론입니다. <뉴스토마토>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22일 공표된 '146차 정기 여론조사' 결과(19~20일 실시, ARS(RDD) 무선전화 방식, 표본오차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민주당 내에서 이재명 대표의 잠재적 경쟁자로 누가 경쟁력이 있다고 보는지'의 질문에 20%가 '없다'고 답했는데요. 이는 김경수 전 지사(21.7%)와 김동연 지사(20.0%)를 선택한 응답과 비슷하게 나타나며, '이재명이 유일한 대안'이라는 의견이 상당히 우세한 것임을 의미합니다. 
 
실제로 비명계 측 인사들은 "지금 이 상황에 이재명을 상대로 결집할 사람이 누가 있겠나"라며 "3김을 포함한 잠재 주자들이 움직이는 것을 비명계 결집이라고 보는 것은 과한 해석"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일단은 이 대표의 선거법 위반·위증교사 사건의 1심 결과가 나올 10월 말까지는 비명계의 본격적인 행동이 나타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인데요. 당초 해당 재판들은 이르면 9월 말, 늦어도 10월 중순께 선고가 이뤄질 예정이었지만 이 대표가 지난 21일 코로나19에 확진되면서 재판도 연기돼 선고 일정도 순연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 시점이 10월 말~11월 중순이라는 관측입니다. 
 
독일에 머물고 있는 김 전 지사가 귀국하는 시점도 이때와 맞물려, 이 대표의 법적 지위가 바뀐다면 민주당의 균열도 충분히 나타날 수 있다는 예측입니다. 
 
'이낙연 은퇴설'에 정치권 들썩
 
한편 이날 지난 총선 당시 민주당을 탈당해 '새로운미래'를 창당했던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정계은퇴설이 불거지면서 정치권이 들썩이기도 했는데요. 지난 총선의 민주당 공천 과정에서 탈락한 비명계 의원들 모임인 '초일회'의 김철민 전 의원이 이 전 총리에 정계 은퇴를 요청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면서입니다. 
 
이에 이 전 총리는 자신의 SNS에 "저의 거취와 관련해 몇 가지를 알려드린다"면서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정치에 일일이 관여할 수도 없고, 관여하지도 않고 있다. 그럼에도 대한민국의 진로와 운명에 대해서는 외면할 수 없다고 생각해, 때때로 저의 생각을 말씀드리고 있다"고 은퇴설을 에둘러 부인했습니다. 
 
그는 "8월에 기존 연구단체를 개편해 '사단법인 국가과제연구원'을 만들고 원장을 맡았다"며 "9월부터는 북한대학원대학교에서 북한문제와 한반도 평화를 공부한다"고도 덧붙였습니다. 
 
새로운미래에서도 "이 전 대표가 초일회로부터 정계은퇴 요구를 받았고, 이를 수용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주요 인물로 거론된 김철민 전 의원은 해당보도에 대해 '이 전 대표에게 정계은퇴를 요구할 만한 위치에 있는 사람도 아니고, 정계 은퇴에 관심이 있는 사람도 아니다'라고 공식입장을 표명했다"고 전했습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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