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한바퀴2)‘13억대’ 마포를 지켜줘…광흥창역 신수동 삼총사
경남아너스빌·성원상떼빌·세양청마루, 좋은 입지에 합리적 시세
대출규제 전 거래 몰려…재건축 기대 낮아도 실수요자 관심
2024-09-06 06:00:00 2024-09-06 06:00:00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서울 마포구 광흥창역 주변엔 구축 아파트 단지가 꽤 많습니다. 행정구역상 창천동에 속하는 1번 출구 앞엔 서강쌍용예가, 6번 출구엔 서강한진해모로가 각각 자리 잡고 있습니다. 둘 다 2007년엔 준공한 단지로 이번 여름에 국평(전용면적 84㎡) 기준 13억원대 실거래가 기록됐고 서강한진해모로는 14억원대 계약도 나왔습니다. 그 뒤로 호가가 15억까지 뛴 상태입니다. 한강 쪽 한강밤섬자이는 한강 조망이란 차별화된 강점이 있어 시세가 더 높습니다. 
 
이에 비하면 4번 출구에서 독막로를 따라 3분가량 떨어진 신수동에 모여 있는 밤섬경남아너스빌, 신수동성원상떼빌, 신수동세양청마루는 아직 13억원대 호가를 지키고 있습니다. 마포구에서 20년이 넘지 않은 역세권 구축 중 얼마 남지 않은 13억원대 단지입니다. 8월까지 펼쳐진 상승세에 시세가 13억원대까지 뛰어 작년 이맘때보다 1억 정도 비싸졌지만, 실수요자들에겐 이런 데 13억원대 아파트가 ‘아직’ 있다는 것이 다행입니다. 
 
광흥창역에서 바라본 신수동 구축 아파트 단지들. 독막로를 사이에 두고 왼쪽에 힐스테이트마포더퍼스트 공사 현장과 뒤편으로 신수동세양청마루가 보인다. 오른쪽 아파트는 밤섬경남아너스빌이며 신수동성원상떼빌이 그 뒤에 가려져 있다.(사진=김창경 기자)
 
경남아너스빌, 거실에서 불꽃놀이 조망
 
광흥창역 일대는 주요 업무지구와 가깝습니다. 마포, 공덕이 지척이고 서강대교를 건너면 여의도입니다. 지하철을 환승하거나 버스를 타면 광화문 출퇴근도 오래 걸리지 않습니다. 공덕역 주변처럼 번듯한 신축 대단지는 없지만 시세 차이가 커 여유가 부족한 실수요자라면 관심을 가질 만한 곳입니다. 
 
밤섬경남아너스빌은 광흥창역 4번 출구에서 도보로 3분 거리에 있습니다. 정문이나 후문은 조금 더 멀지만 방음벽 쪽문을 나오면 3분이 채 걸리지 않습니다. 5분 거리에 경의선 숲길이 있고 대흥역 학원가도 충분히 이용할 수 있으며 2009년 입주로 세 단지 중에선 가장 젊습니다. 
 
5개동, 313세대의 작은 단지라는 점이 걸리지만 그렇다고 관리비가 과도한 편은 아닙니다. 단지도 잘 정비돼 있어 거주하는 데 큰 불편함도 없어 보입니다. 특히 엘리베이터가 지하주차장 2층까지 연결된 것이 장점입니다. 이 시기에 지어진 아파트들 중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요즘 말이 많은 전기차 충전시설은 지상에 설치 중입니다. 
 
동 배치는 101동부터 103동이 남동향, 104동, 105동이 서향이라서 선호도에 차이가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102동, 103동이 앞이 트여 있고 멀리 한강도 보여 부동산 커뮤니티엔 한강 불꽃놀이 축제 때 집안에서 포착한 사진이 공유되고 있습니다. 
 
당연히 시세에도 반영될 만한 강점인데 현재 중개업소에 나와 있는 매물 중엔 로열동이라는 103동 호가가 13억5000만원으로 낮은 편입니다. 8월에 13억5000만원 실거래가 찍힌 뒤 다른 집들이 호가를 14억원 이상으로 올린 탓에 이 매물을 점찍은 대기자들이 집을 보기 위해 약속을 잡고 있다고 합니다. 대출 규제를 피해 7~8월로 계약을 앞당긴 경우가 많아 국토부에 6건 실거래가 찍힌 후의 가격이다 보니 한 번 더 눈이 갑니다. 
 
밤섬경남아너스빌. 남동향으로 배치된 오른쪽의 전면동이 앞이 트여 인기가 있는 103동이다.(사진=김창경 기자)
 
지상에도 일부 주차공간이 마련돼 있으며, 현재 전기차 충전시설 설치 중이다.(사진=김창경 기자)
 
밤섬경남아너스빌의 정문과 후문은 단지 측면에 있어 주민들은 독막로로 낸 이 쪽문을 이용하고 있다. 여기에서 광흥창역까지 3분 거리다. (사진=김창경 기자)
 
성원·세양 거래 적어도 오름세 뚜렷
 
바로 옆에 있는 신수동성원상떼빌은 1998년 12월에 준공해 경남아너스빌과는 11년이 벌어지는 구축입니다. 구축 단지가 밀집한 곳에서는 재건축 기한 30년에 다가서는 구축이 더 높은 시세를 형성한 경우가 많은데 성원상떼빌은 예외입니다. 용적률이 367%에 달해 재건축은 물론 현실적으로 리모델링도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260세대 두 동짜리 작은 단지에 84㎡(59㎡)형이 배치된 102동은 복도식이라는 점도 약점입니다. 
 
올해 실거래는 85㎡(59㎡)형 8억5000만원 한 건밖에 없는데 그래도 주변 시세가 오르는 데 맞춰 107㎡(84㎡)형 호가도 11억5000만~13억5000만원에 나와 있습니다. 그나마 시세가 저렴해 실거주용으로 부담은 적습니다. 
 
이들 두 단지와 독막로를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있는 세양청마루는 192세대로 가장 작지만 79㎡(57㎡), 105㎡(84㎡), 140㎡(111㎡) 등 주요 평면은 다 갖추고 있습니다. 2003년 12월 준공으로 이제 20년을 넘어선 구축입니다. 
 
단지가 작아서인지 거래가 많지 않아 현재 중개업소에 나온 매물 중엔 국평이 없고 전용 57㎡형 호가가 8억5000만원 정도입니다. 지난달에 8억8000만원 실거래를 기록하며 작년에 찍은 최고가 8억9000만원에 바짝 다가선 상태입니다. 전세가도 오르는 중이어서 국평 매물이 나온다면 최고가 기록을 새로 쓸 것으로 예상됩니다. 
 
밤섬경남아너스빌 옆에 위치한 신수동성원상떼빌은 지상을 주차장으로 이용하고 있다. 두 동 중 작은 평형이 배치된 102동은 복도식 건물이다.(사진=김창경 기자)
 
독막로 건너편 신수동세양청마루. 세대수는 적지만 4개동으로 이뤄진 단지다.(사진=김창경 기자)
 
구축밭에 신축…지주택 공사 중인데 ‘시큰둥’
 
세양청마루와 신수동 성당 사이에서는 아파트 한창 공사 중인데요. 488세대 규모의 무쇠막1차 지역주택조합 아파트 힐스테이트 마포더퍼스트의 공사현장입니다. 2013년에 지역주택조합 설립인가를 받아 2015년 건축심의를 완료, 2020년 사업 승인까지 떨어져 2022년에 착공한 공사장입니다.
 
입지 좋은 곳 구축 밭에서 공급하는 신축이라 뜨거운 시선을 모을 만한데도 중개업소에선 시큰둥한 분위기입니다. 악명이 자자한 ‘지주택’답게 언제 완공할지 기약이 없다는 것입니다. 한 중개업소에서는 “첫 삽을 뜬지가 언젠데 아직 1층도 못 올렸다”며 “18억원에 매물을 팔아달라는 주문은 있는데 우리도 추천하기는 부담스럽다”고 설명했습니다. 
 
한 채도 일반 분양을 하지 않은 지주택이다 보니 사실상 참고할 만한 시세가 없고, 완공 예정일은 물론 추가 분담금 등도 확실치 않아서 접근하기에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이곳에 관심이 있다면 조합원 자격을 승계받는 식으로 거래를 진행해야 합니다. 
 
이곳과 접한 뒤쪽에도 무쇠막 2차 지주택 공사가 예고돼 있습니다. 건축심의까지 완료됐으며 이곳도 힐스테이트 아파트가 될 예정이라는데요. 물론 언제 시작할지는 알 수가 없어 실수요자가 접근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신수동 성당 옆에서 무쇠막1차 지역주택조합 아파트 힐스테이트마포더퍼스트가 공사 중이다. 공사장 뒤편이 무쇠막2차 지주택으로 예정돼 있다. (사진=김창경 기자)
 
세 아파트 단지는 경의중앙선 숲길과 가까워 산책하기에도 좋다. 경의중앙선 숲길에서 건물 사이로 성원상떼빌 아파트가 보인다. (사진=김창경 기자)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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