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한 종이빨대업체, '안전성 검증'·'재활용'에 직접 나선다
FDA 규격 안전성 검사·KCL 생분해 시험 신청
제지사·카페 프랜차이즈 협력으로 재활용 시스템도 마련
2024-09-25 16:35:46 2024-09-25 16:35:46
[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해외 연구결과로 때아닌 그린워싱 논란에 휘말린 국내 종이빨대 업체들이 안전성과 친환경성을 직접 증명해 보이기로 했습니다. 안전성 검사와 생분해 시험을 추가적으로 시행하고 재활용 시스템을 가동할 준비도 마쳤습니다. 재활용 시스템의 경우 환경부가 종이빨대 의무화 정책으로 다시 선회하기만 하면 언제든 가동시킬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종이빨대 제조업체들은 최근 추가적으로 종이빨대 성능 검증에 나서고 있습니다. 기존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매년 2회 및 수시 안전성 독성검사를 통해 안전하다는 시험성적서를 받아왔는데요. 의무적으로 하는 시험 외에도 자비를 들여 추가적인 시험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전국종이빨대협의회는 지난 22일 식품용 기구 FDA 규격 안전성 검사를 신청했습니다. 국제검증기관인 SGS에서 시험을 맡습니다. 협의회는 갈색과 백색 종이빨대 각각 100개를 시험기관에 보냈습니다. 시험 결과는 1주~2주일 내에 나올 예정입니다.
 
이어 지난 24일에는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에 환경표지 인증 중 생분해 시험 신청서를 보냈습니다. 신청서가 접수되고 견적서가 나오면 종이빨대 샘플을 보내게 됩니다. 생분해 시험 인증 결과는 샘플 접수 이후 60일 정도 후에 나옵니다. 나아가 연구기관, 대학 등에 의뢰해 종이빨대의 안전성에 관한 시험 데이터를 확보할 계획도 갖고 있습니다. 
 
지난 2023년 11월13일 종이 빨대 제조업체 대표들이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환경부 앞에서 집회를 열고 '플라스틱 사용 규제의 계도기간 무기한 연기 철회와 국내 종이 빨대 제조·판매 업체 생존권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밖에 종이빨대협의회는 올해 상반기부터 종이빨대 재활용 시스템도 준비해왔습니다. 종이빨대 제조업체 리앤비와 한솔제지(213500), 스타벅스가 빨대를 수거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댔습니다. 그 결과 종이빨대 수거통을 보급해 카페 안에 비치하고, 우유팩 등을 재활용하고 있는 자원순환센터와 협력해 종이빨대를 재활용하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습니다. 수거된 종이빨대를 제지 공장에서 펄프화를 진행한 결과 재활용률이 94%에 달했습니다.
 
이미 종이빨대 수거통 디자인도 마친 이들은 환경부 정책 변화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종이빨대 사용이 의무화돼 종이빨대를 사용하는 업체가 많아져서 수거되는 종이빨대 양이 늘어나야 시스템 가동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수거 인력비, 수거통 제조 비용 등을 감안할 때 손실보전이 된다면 언제든지 종이빨대 재활용 시스템을 가동할 수 있다고 종이빨대 제조업체 측은 말합니다.
 
최광현 리앤비 대표는 "환경부 측에 종이빨대의 유행성에 대해 다룬 미국 전과정평가(LCA) 출처 등에 관한 정보공개를 청구했지만 아직 회신이 없다"면서 "종이빨대 업체가 나서서 종이빨대의 안전성을 입증할 것이다. 친환경의 길로 들어선 이상 여기서 승부를 봐야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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