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리츠에 판교사옥 매각 검토…SKT 노조 "즉시 철회"
SK리츠, SK플래닛 판교사옥 실사…SKT 지분 매각까지 거론
SKT 노조 "사옥 매각해 임차료 결국 그룹 수익으로"
전환희 SKT 노조위원장 "지분 매각 진행시 배임 책임 묻겠다"
SKT "미래 성장투자 재원 확보 위해 다각적 방안 검토"
2025-04-22 19:20:11 2025-04-22 19:20:11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SK텔레콤(017670)이 지분 60%가량을 확보하고 있는 SK플래닛 판교 사옥 매각을 추진 중인 것에 대해 SK텔레콤 노동조합이 반발하고 있습니다. 자금 사정상 매각에 나서는 SK플래닛과 달리 SK텔레콤의 지분은 논의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자산 매각에 대한 이유가 명확하지 않기에 영업비용을 늘리려는 회사 측 계획에 저지하겠다는 방침입니다. 
 
22일 SK텔레콤 노조에 따르면 약 2주전 SK리츠(395400)는 판교로에 있는 SK플래닛 판교사옥 실사를 진행했습니다. 매각 시점을 10월 정도로 저울질 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SK플래닛 판교사옥은 SK텔레콤과 SK플래닛이 약 6대 4정도로 지분을 보유 중입니다. SK텔레콤은 지난 2019년 SK플래닛으로부터 이 사옥 지분 59.8%를 약 779억원에 취득했습니다.
 
SK플래닛 판교사옥. (사진=뉴스토마토)
 
전환희 SK텔레콤 노조위원장은 구성원들에게 보낸 메일에서 "회사 재무제표가 안 좋은 상황도 아닌데 멀쩡한 사옥을 팔려고 한다"며 "사옥을 다시 임차해서 임차료를 그룹 수익으로 가져가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따져 물었습니다. 
 
SK텔레콤은 연결기준 지난해 1조523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4.6% 증가했습니다. 순이익은 1조3320억원으로 25.7% 늘어났습니다. 현금성 자산도 큰 폭으로 늘었습니다. 2023년 SK텔레콤의 현금성 자산은 1조7499억원에서 2024년 2조3476억원으로, 34.2%(5977억원) 늘었습니다. 전환희 위원장은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2012년 SK하이닉스(000660)를 인수하기 위해 SK텔레콤 남산 그린빌딩을 매각한 사례를 들며 "현금 유동성이 필요한 급박한 상황에 대해 구성원이 이해를 못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2012년에는 구성원들에게 명확하게 얘기를 했지만, 지금은 설명조차 없이 실사가 진행된 것인데, 이 상황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SK텔레콤 노조는 사옥 매각으로 임차료가 발생하고, 결국은 영업비용이 늘어나게 되면서 회사 가치와 주주가치가 훼손될 것을 우려했습니다. 자산 가치가 떨어지는 것도 문제로 지목했습니다. 남산 그린빌딩 매각으로 구성원들은 임차 비용이 발생하고 있고, 매각 당시 2500억원이었던 빌딩 가치는 현재 6500억원에 이른다는 설명입니다.  
 
노조가 주장하는 대로 매각이 진행된다면 SK텔레콤은 임대료 명목으로 SK리츠에 비용을 내야 합니다. 전 위원장은 "SK텔레콤 노동조합은 회사 주식을 보유, 주주대표 소송권한을 갖고 있다"며 "최고재무책임자(CFO)와 대화를 추진 중이지만, 회사가 매각을 밀고 나간다면 배임으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비용 발생으로 SK텔레콤의 영업비용이 늘어나 회사에 재산상 손해를 끼치지만, 이 비용은 SK리츠를 통해 누군가가 가져가는 구조이기에 주주로서 배임 의혹이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습니다. SK리츠 2024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SK리츠의 최대주주는 SK㈜로 지분율은 32.1%입니다. SK㈜의 최대주주는 최태원 회장으로 17.9% 지분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노조는 SK플래닛 판교사옥 지분 매각을 시작으로 본사 T타워까지 매각이 진행될 것도 우려했습니다. 전 위원장은 "2021년에도 서울 중구 T타워를 매각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노조가 이를 막아냈다"며 "SK플래닛 판교사옥을 시작점이 될까 우려하는 것이다. SK텔레콤의 판교사옥 지분 매각은 즉시 철회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SK텔레콤은 이번 SK플래닛 판교사옥 지분 매각에 대해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전했습니다. 회사 측은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과 미래 성장투자 재원 확보를 위해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 중이나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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