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원대 '스마트 스쿨' 정부사업..삼성전자 '독무대'
태블릿·슬레이트PC 등 삼성전자 주력 제품군 대거 공급
교육계 이론 여전해.."대기업 특혜 위한 밀어주기 사업"
2013-03-25 15:40:41 2013-03-25 15:43:21
[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교육과학기술부가 오는 2015년까지 총 2조2000억원을 들이기로 한 '스마트 스쿨' 사업에서 삼성전자가 최대 수혜자로 부각되고 있다.
 
스마트 스쿨 도입에 따라 조만간 개별 학교에 공급될 태블릿PC, 슬레이트PC, 전자칠판 등 스마트 관련 제품군에서 삼성전자가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쟁자가 전무한 실정이란 게 관련 업계의 평가다.
 
삼성전자(005930)는 이에 발 맞춰 올 들어 기업용(B2B)은 물론 정부·공공기관 시장을 새로운 타깃(블루오션)으로 선언하며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동반성장의 명분을 위해하지 않는 선에서 관련 일부 중소기업을 끌어들일 경우 독점으로까지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는 평가다. 
 
25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현재 서울 계성초등학교, 육군사관학교 등 전국 74개 학교가 삼성의 스마트 스쿨 솔루션 및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관에는 삼성전자 갤럭시탭 10.1, 아티브PC 등 고가의 전략 제품들이 대량으로 공급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교과부는 오는 2015년까지 스마트 스쿨 시스템 본격 구축을 목표로 매년 약 5500억원씩 총 2조2000억원 수준의 예산을 쏟아부을 계획이다. 예산의 상당 금액이 태블릿PC, 전자칠판, IPTV 등의 시설 투자에 치중돼 있다는 점에서, 삼성전자가 정부 스마트 스쿨 사업의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견해다.
 
반면 스마트 스쿨 교육의 실질적인 효용성에 대해서는 교육계 내에서도 논란의 여지가 많다. 교육의 질적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특정 기업에게 막대한 이익이 돌아갈 것이 분명한 이번 사업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도 여전하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김태년·유은혜 의원 주최로 20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정책 토론회에서 문경민 좋은교사운동 정책위원은 "정부의 스마트 교육 추진 전략을 보면 콘텐츠 수급 계획은 추상적인데 반해 태블릿 PC와 학교 무선 인터넷망, 전자칠판, IPTV 등 시설을 갖추는 데만 치중돼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스마트 교육 사업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는 세종시의 경우 스마트 스쿨 시스템 구축 지원, 스마트 스쿨 구축, 시스템 유지 보수 및 언론 대응 등 스마트 교육 지원 예산 중 98%가 인프라 구축에 사용되고 있다.
 
정부는 세종시 스마트 스쿨 기반 구축에만 벌써 120억원이 넘는 예산을 투자한 상황이며, 향후 스마트 교육을 전면화할 때 10조원이 훨씬 넘는 재정이 필요하다는 게 관련 당국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강정훈 깨끗한 미디어를 위한 교사운동 대표는 "일부 교사들은 스마트 교육이 대기업의 태블릿 PC를 팔기 위한 것 아니냐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며 "교육의 중요한 현안은 외면한 채 대기업 로비에 교육부가 흔들린 것이란 의혹이 여전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교과부 관계자는 "특정 기업의 이익과는 관계없이 조달청에서 예산규모와 사업성격 등을 감안해 최적의 기업을 선정한다"면서 "학교 관계자, 교사 등 당사자들이 삼성전자의 제품을 선호하기 때문에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효원 초등학교에서 아티브 스마트PC PRO를 활용해서 수업하고 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
인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