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지도 변한다..정책에서 수요로 '탈 유럽' 바람
2013-04-29 18:39:31 2013-04-29 18:42:25
[뉴스토마토 최승환기자] 태양광 지도가 유럽 중심의 정책주도형 시장에서 앞으로는 중국, 미국, 동남아시아 등 수요가 바탕이 된 수요주도형 시장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과거에는 유럽의 이탈리아 독일 등의 발전차액지원제도(FIT) 정책을 중심으로 시장이 성장해 왔다면, 앞으로는 전력 수요가 늘어나는 시장에서 태양광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예상이다.
  
시티증권이 최근 발간한 '태양광 시장의 지역별 발전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기가와트(GW)의 수요를 보였던 이탈리아는 올해 1.5GW로, 독일은 7GW에서 3GW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까지 태양광 시장은 이탈리아와 독일 등 FIT 지원을 받은 국가들을 중심으로 한 유럽이 절반에 가까운 점유율을 기록했으나 올해에는 유럽이 FIT 정책을 축소하면서 태양광 수요가 절반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본 것이다.
 
반면 중국을 중심으로 미국, 동남아시아, 남아메리카 등 수요중심 시장이 커지고 있다.
 
시티증권은 지난해 5GW의 중국의 태양광 수요가 올해 10GW로 두배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은 자국 태양광 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태양광 시장을 지원하고 있는 것과 더불어 전력 수요가 느는 것도 한몫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은 정부의 지원보다는 수요 중심으로 시장이 늘어날 것으로 관측됐다. 지리적으로 태양광 발전이 적합한 남부를 중심으로 대형 발전소 건립과 일반 가정의 소매를 더해 수요가 늘어난다는 것이다. 지난 2011년 1.7GW에 그쳤던 미국 태양광 수요는 지난해 3.2GW로 크게 늘었고, 올해 4GW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력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동남아, 남미 국가들도 가세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시장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크지 않지만, 빠르게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남미는 지난해 100메가와트(MW)에서 연간 2배씩 올라 올해 200MW, 내년에는 400MW로 늘어날 전망이다.
 
동남아시아 역시 지난해 600MW에서 올해 960MW, 2014년 1371MW로 급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지역은 지난해 전체 태양광 수요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2% 정도에 그쳤지만, 오는 2014년에는 4% 가량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얘기다.
 
한국태양광산업협회 관계자는 "기존에는 유럽이 환경을 중시하는 사회분위기 때문에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리는데 관심이 많았지만, 현재는 정책지원이 줄어들면서 수요도 줄어든 상태"라며 "대신 유럽 외 지역의 태양광 발전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내 기업들의 태양광 시장 전략에 대해 "중국 시장의 경우 빠르게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 고순도 폴리실리콘을 생산하고 있는 OCI와 같은 소재기업은 진출하기 수월하겠지만, 셀이나 모듈 업체들은 중국업체들과 가격 경쟁력 때문에 미국과 동남아시아 시장을 진출하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지난 24일 OCI(010060)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 자리에서 이우현 OCI 대표도 앞으로 태양광 시장이 수요주도형으로 변하는 흐름에 대해 언급했다.
  
이 대표는 "지난 2011년부터 태양광의 발전단가가 워낙 많이 하락했다"며 "전력 거래소 거래가격 보다 발전 단가가 떨어진 국가들이 늘어나 실질적으로 의미 있는 전력원으로 키우겠다는 수요 주도형 시장으로 개편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도 태양광 시장이 성장해가기 위해선 정책 위주 성장보다는 다양한 성장 모멘텀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했다.
 
박기용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태양광 시장이 수요주도형으로 나가는 방향성에는 동의한다"며 "태양광 시장은 꾸준히 수요가 늘어나는 것이 중요한데, 정책 지원이 아니더라도 수요가 늘어나 발전하는 방향으로 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태양광 발전 기초소재인 폴리실리콘.(사진=뉴스토마토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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