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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성장 외치는 부총리의 장담..또 '허풍'인가
수출여건 개선 어렵고 기업투자전망도 어두워
2013-07-09 16:54:50 2013-07-09 16:58:00
[뉴스토마토 이상원기자] "하반기에는 전년동기대비 3% 성장을 회복해 내년에는 4% 성장을 달성할 것이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경제전망은 또 하나의 '허풍'으로 남게 될까.
 
이명박 정부 마지막해였던 2012년 12월 18일. 당시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그 해 우리 경제의 성장률을 당초 9월에 예상했던 4%에서 반토막난 2.1%로 끌어내리면서 "4% 전망은 당시 국내외 여건으로 봐서는 그렇게 될 것 같다는 것이었다"고 얼굴을 붉혔다.
 
국내외 기관들이 4% 성장은 어림없다고 합창을 할때도 꿋꿋하게 '4% 성장'이 충분히 가능한 목표임을 강조했던 경제정책 리더의 부끄러운 변명이었다.
 
현오석 부총리의 '호언장담'은 박재완 전 장관의 전철을 밟지 않을 수 있을까.
 
◇부끄러운 변명하는 장관 전철 밟지 않길..먹구름 속에서도 정부는 `낙관`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말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올해 성장률을 3개월여만에 2.1%에서 2.7%로 대폭 상향했다.
 
최상목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하반기에는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경제가 회복세로 가고 있고, 우리 경제도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1분기까지 8분기 연속으로 전분기 대비 0%대 성장에 그치고 있는 경제흐름이 하반기에는 1%대로 반전하고, 결과적으로 2%대 후반까지 성장률이 상승할 것이라는 것이 정부의 기대다.
 
그러나 아주 점진적이고 완만하더라도 회복세가 눈에 띄어야 0%대 성장률의 행진을 끊어낼 수 있을텐데 2분기가 지난 지금까지도 회복의 흐름을 찾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실물지표는 제자리 걸음을 하거나 일부는 오히려 추락하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
 
가장 최근 지표인 5월 중 광공업생산은 전월대비 -0.4% 증가율을 기록하며 감소로 전환됐고, 서비스업생산도 전월대비 0.2% 증가율로 전월(0.4%)에 비해 증가폭이 다소 축소됐다.
 
6월 지표가 나오면 조정될수도 있겠지만 2분기인 4~5월 광공업생산 평균은 전기보다 -1.6%를 기록해 1분기 -0.9%보다 더 부진한 상황이다.
 
제조업평균가동률은 5월까지 75.4%로 낮은 수준이 계속됐고, 5월 소매판매액지수가 전월(2.1%)보다 낮은 0.5% 증가율을 기록하는 등 민간소비증가세도 둔화되고 있다.
 
가장 큰 두려움은 투자부진이다. '투자가 미래'라는 말처럼 투자가 이뤄지지 않으면 올해 목표는 물론 내년 4% 성장도 허풍에 그칠 수 있다.
 
 
◇실물지표 `둔화`..해외IB는 전망치 하향
 
4~5월 평균 설비투자가 전기대비 -2.9%로 1분기(-4.5%)보다는 감소폭이 둔화되고 있지만 3분기와 4분기 등 하반기에 회복되리라는 보장이 없는 상황이다.
 
정부가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내 놓으면서 "10대 그룹의 투자성향이 전체 대기업 평균보다 낮다"면서 "투자결정이 보수화되고 있는 것이 큰 문제"라고 꼽은 것도 투자에 대한 불안감의 표현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9일 발표한 30대 그룹의 투자·고용 경영환경조사 결과에 따르면 연초 계획보다 투자가 축소된 그룹이 20%인 6개 그룹에 달했고, 신규채용 역시 13.3%인 4개 그룹이 연초 계획보다 축소됐다.
 
또 그룹들은 하반기 투자의 가장 큰 변수로 세계경기 회복 여부(43.8%)와 국내경기 개선 여부(40.6%)를 꼽고 있는데, 수출의존도가 높은 국내 경기 개선은 세계경기 회복 여부에 달려 있고, 세계경기 회복 여부는 전문가들조차 장담할 수 없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중국을 비롯해 신흥국들의 성장이 부진하고, 유로존 침체가 계속되는 가운데 미국의 재정지출 감축 전망에 따른 수요부진으로 세계경제 회복의 시점도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만우 고려대교수는 "미국이 양적완화 출구전략을 예고만 한 상황인데도 주식시장이 나빠졌다. 실행단계에서는 더욱 나빠질 것"이라며 "정부가 희망적인 전망을 내 놓았지만 대내외 여건으로 볼 때 무리한 추정"이라고 진단했다.
 
이러한 세계경제 흐름이 반영되면서 해외 투자은행(IB)들의 경제전망도 더 어두워졌다.
 
9일 국제금융센터 등에 따르면 BNP파리바는 지난달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7%에서 2.1%로 0.6%포인트나 내렸다. 2.1%에서 2.7%로 상향한 한국정부의 전망과 정반대의 분석이다.
 
또 UBS는 전망치를 기존 2.9%에서 2.3%로 하향했고, JP모건은 올해는 기존 2.5%로 유지하면서도 내년 한국의 성장률을 기존 3.7%에서 3.6%로 하향했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세계경제 회복세가 좀 가팔랐으면 좋겠는데 큰 변수가 안보인다"면서 "정부의 정책노력을 상쇄하는 것을 줄이는 노력을 우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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