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세계최초 3D 낸드 양산..'한걸음 빨랐다'
"낸드 공정의 새로운 패러다임 제시, 생산효율 획기적 개선"
2013-08-06 11:00:00 2013-08-06 11:03:52
[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삼성전자(005930)가 차세대 낸드플래시로 불리는 3차원 메모리 반도체 'V낸드'(수직낸드) 양산에 돌입했다. 세계 최초다. 당초 내년에나 양산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을 보기 좋게 깨고 세계 유수의 경쟁사들보다 한 발 앞선 기술력을 과시했다.
 
6일 삼성전자는 이달부터 경기도 화성 반도체 공장에서 3차원 수직구조 낸드플래시 메모리 양산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내년부터는 중국 시안공장에서도 양산할 계획이다. 우선 제품 신뢰도가 요구되는 데이터센터, 서버향 제품부터 탑재가 시작된다. 이번에 삼성전자가 발표한 3D 낸드 메모리는 업계 최대 용량인 128기가비트(Gigabit) 제품이다.
 
◇6일 삼성전자가 양산을 발표한 3차원 수직구조 낸드플래시 메모리(128Gb).(사진제공=삼성전자)
 
단층으로 배열된 셀을 수평으로 쌓는 기존의 2D 낸드 생산 방식 대신 수직으로 쌓아 집적도를 높인 3D 낸드는 각 메모리 업체들이 집적도(용량) 확대를 위해 최근 수년간 연구개발(R&D)에 공들여온 기술이다. 10나노 초중반대가 낸드의 미세공정 한계점으로 여겨지는 상황에서 3D 낸드는 '용량당 비용'을 보다 낮출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로 각광받아 왔다.
 
특히 세계 2위 메모리 반도체 업체인 SK하이닉스(000660)가 지난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3D 낸드플래시를 2015년에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힌 점을 감안하면 삼성전자의 3D 낸드 양산 시점은 SK하이닉스, 도시바나 마이크론 등 경쟁 업체들보다 1년 이상 앞선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미디어 브리핑에 참석한 최정혁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플래시개발실장(전무)는 "삼성전자는 지난 30여년간 많은 기술을 개발했고 제품을 발표해왔지만 V낸드 기술은 기존에 발표한 어떤 것보다 난이도가 높은 기술"이라며 "이로써 삼성은 전 세계 반도체 기술을 이끌 리더십을 갖추게 됐다"고 자평했다.
 
한동안 낸드플래시 메모리 업계는 이미 40년이 지난 생산 방식에 따른 성장성 한계에 직면해 있었다. 기존 플로팅 게이트(Floating Gate) 구조를 적용해 생산되어왔던 낸드는 최근 10나노급 공정 도입으로 셀 간격이 대폭 좁아져 전자가 누설되는 간섭 현상이 심화되는 등 미세화 기술이 물리적 한계에 도달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하지만 삼성의 이번 V낸드 양산은 기존 낸드 생산 방식의 전면적으로 바꾸는 효과를 가져오게 된다. 10나노급 미세공정을 위해 막대한 비용이 필요한 상용 극자외선(EUV) 포토 리소그래피 등이 불필요해진 것이다. 쉽게 말해 미세화 경쟁 대신 적층 수를 높이며 고용량을 실현하는 패러다임 변화가 시작된 것이다.
 
◇삼성전자가 6일 미디어 브리핑에서 발표한 '3차원 V낸드'의 설계 구조 참고 자료.(자료제공=삼성전자)
 
삼성의 V낸드 양산 배경에는 삼성의 독자 기술인 '3차원 원통형 CTF(3D Charge Trap Flash) 셀 구조'와 '3차원 수직적층 공정' 기술 개발이 조기에 달성된 것이 주효했다. 삼성전자 연구개발진이 지난 10년간의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지난해 개발에 성공한 3차원 CTF 셀 구조는 마치 고층빌딩처럼 단층 셀을 수직 24단으로 쌓는 방식을 말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3차원 원통형 CTF 방식은 전하를 안정적인 부도체에 저장해 위아래 에 있는 셀 간섭 영향을 대폭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최대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3D 낸드의 쓰기속도는 2배 이상 빨라지고 셀 수명인 쓰기 횟수(내구연한)는 제품별로 최소 2배에서 최대 10배 이상으로 대폭 향상됐으며 소비전력 또한 절반으로 감소됐다.
 
3차원 수직적층 공정의 경우 보다 작은 칩 면적에서 최고 집적도를 실현하는 기술을 의미하는데 삼성은 높은 단에서 낮은 단으로 구멍을 뚫어 전극을 연결하는 에칭(Etching) 기술과 각 단 홀에 수직 셀을 만드는 게이트 패턴 기술을 개발해 3D 낸드 양산에 성공했다.
 
한편 삼성은 지난 10년간 3D 낸드 공정 개발을 연구하면서 300여건 이상의 핵심 기술을 확보해 한국, 미국, 일본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 출원을 완료했다. 삼성전자는 향후 1테라(Tera) 비트 이상 용량의 V낸드 출시를 목표로 생산 공정을 안정화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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