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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포지구 재건축 사업, 스타트…시장 동면 깨우나
3월 말 '래미안 블레스티지' 시작으로 줄줄이 본궤도 올라
"시장 바로미터…흥행 실패시, 침체 여파 확산될 것"
2016-03-15 16:18:14 2016-03-15 16:18:18
[뉴스토마토 성재용기자] 이달 말 개포주공2단지를 시작으로 개포지구 재건축 분양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공급과잉 우려와 집단대출 심사 강화 등으로 분양시장은 물론, 기존 주택시장까지 움츠러든 상황에서 강남권 대표 저층 단지의 이번 분양이 동면을 깨울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달 말 삼성물산(000830)은 개포주공2단지 재건축 사업인 '래미안 블레스티지' 분양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어 상반기 중 현대건설(000720)은 'THE H(디에이치)' 브랜드로 재건축하는 개포주공3단지도 공급을 앞두고 있다. 작년 12월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개포시영은 지난달부터 이주를 시작했다. 내년 상반기께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개포주공4단지도 연내 이주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개포주공1단지는 조합설립인가를 마치고 사업시행인가를 신청, 재건축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개포지구는 1980년대 초반 저층아파트로 준공된 대표적인 재건축 지역으로, 지난 10여년간 사업성 등의 문제로 추진이 지지부진했던 곳이다. 그러다 올해 '래미안 블레스티지' 분양을 통해 본격적인 사업을 재개하게 됐다.
 
이번 분양은 2000년대 진행된 잠실, 반포 등의 저밀도 재건축 사업 이후 잠잠했던 서울시내 저밀도 재건축 사업을 재개하는 것인 만큼 수요자를 비롯한 부동산 관계자들의 관심이 쏠려 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팀장은 "개포주공은 은마아파트와 함께 강남권 부동산 시세나 반응을 살필 때 가장 먼저 고려하던 곳 중 하나로, '부촌' 이미지가 많이 떨어지긴 했지만, 강남권 재건축 단지의 메인으로 여겨지던 곳"이라며 "수십년간 공급이 없었던 데다 후속으로 예정된 단지가 줄줄이 있는 만큼 흥행에 성공하면 긍정적 파급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포주공2단지 재건축 조합은 최근 '래미안 블레스티지'의 분양가를 3.3㎡당 3760만원으로 결정했다. 조합은 삼성물산과 함께 주택형별·층수별 세부 분양가를 확정한 뒤 지자체에 분양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3.3㎡당 3760만원은 당초 시장에서 예상했던 것보다는 낮은 수준이라는 평이다. 앞서 관리처분 당시 3.3㎡당 3600만원으로 책정됐다. 그러나 이후 강남권 재건축 분양가가 치솟기 시작한데다 개포지구 첫 재건축 단지라는 상징성이 있는 만큼 3.3㎡당 4000만원을 웃돌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분양시장 분위기가 가라앉으면서 가격을 낮춘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이번 분양의 흥행 여부에 따라 올해 재건축시장의 향배가 갈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앞으로 줄줄이 재건축되는 개포지구의 시장가치나 분양가에도 직결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개포지구는 청담·도곡지구 재건축 이후 강남구에 마지막 남은 저밀도지구로, 소비자들의 높은 관심에도 경기 침체, 지구단위계획 등으로 사업이 답보상태였다. 그러나 최근 용적률 완화, 주택경기 회복 등으로 드디어 올해 첫 분양을 시작한다"며 "다른 단지들의 재건축 사업도 무리 없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시장의 관심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개포동 G공인 관계자는 "분양가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 아니라 성공할 경우 인접한 지역의 후속 분양단지들의 가격이 높아질 것"이라며 "특히나 개포동 북측에 있는 중층 재건축 단지들이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사업이 더뎠는데, 이번에 흥행할 경우 분양가가 상향 조정되면서 사업성도 높아져 사업 추진에 활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자칫 분양 흥행에 실패할 경우 전반적으로 침체된 지금 상황이 수도권 전역으로 번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장재현 팀장은 "반대로 생각만큼 흥행되지 않을 경우에는 전체 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사람들이 '강남은 되겠지, 강남인데'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강남마저' 안 된다면, 침체 여파가 서울·수도권은 물론, 전체 부동산시장으로 감염될 수 있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서울 강남권 대표적인 저층 재건축 단지인 개포지구 재건축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흥행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은 개포주공 전경. 사진/뉴시스
 
성재용 기자 jay111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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