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정부 약발 끝?…올해 신규채용 '뚝'
작년 '2배 채용 바람' 소멸…총선 끝난 새로운 국면 '눈치'
2016-04-17 12:00:00 2016-04-17 12:00:00
[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지난해 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에 부응해 채용 규모를 급격히 늘렸던 시중은행들이 올 들어 청년 채용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나마 작년 채용 규모를 유지하는 은행들은 경력단절여성, 사무인력 등 계약직으로 머릿수를 채우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은행들은 점포수 통폐합 등을 채용 감소의 이유로 꼽지만 총선이 끝나고 정부가 뒷심을 잃은 마당에 더이상 눈치를 볼 것 없어진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상반기 360명 규모의 신입채용을 진행할 계획이다. 직군별로는 고졸채용을 포함한 일반직 100명, 리테일서비스(RS)직 120명, 사무인력 30명 등 250명을 뽑고 중장년층의 재취업을 위한 채용도 실시한다.
 
신한은행을 제외한 대다수 시중은행들은 아직까지 구체적인 채용계획조차 수립하지 못한 상태다. 
 
지난해 초 일제히 구체적인 규모 등을 포함한 연간 채용계획을 내놓았던 모습과는 상반된다. 당시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등 대형사들은 전년보다 2배 가까이 확대된 1000명 이상의 채용 계획을 내놓았다.
 
국민은행과 농협은행은 다음달 중으로 채용계획을 내놓는다는 입장이다. 올해 상반기 대졸 신입행원 채용에 나서지 않는 곳도 상당하다. KEB하나은행은 지난해 하반기 채용한 신입직원의 지점 배치가 최근 이뤄져 상반기 추가 채용은 없을 것이란 설명이다.
 
문제는 현재 상반기 채용계획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시중은행들이 하반기에 채용규모를 작년 대비 축소하거나, 채용 자체가 진행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나마 예년의 채용 규모를 유지하는 은행들은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채용규모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경력단절여성의 경우 지점에서 입출금하는 업무를 주로 담당하며 주요 업무에서는 배제되는 편이다. 사무인력 역시 전화상담업무 계약 인력으로 주로 고객상담 및 마케팅 지원이 주요 업무다.
 
은행들은 지난해 정부의 일자리 창출 독려로 필요 이상의 인원을 채용했기 때문에 인력을 무작정 늘리기는 힘들다는 입장이다. 총선이 끝났으니 정치권이나 금융당국이 돌아가는 분위기를 살펴봐야한다는 얘기도 들린다. 
 
은행권 관계자는 "최대 5월에 채용 계획을 내놓는 곳이 있기 때문에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올 상반기는 무리하게 채용 계획을 잡지 말고 인력 수급 계획을 다시 짜보자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한편, 산업은행과 기업은행(024110) 등 국책은행은 특성화고 및 경력단절녀 채용에 나섰다. 산업은행은 텔러, 외환, 개인대출 Back Office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신입행원(특성화고)을 뽑을 예정이다. 예년과 비슷한 규모(15~20명)를 보일 전망이다.
 
기업은행도 올 상반기 특성화고 신입행원 60명을 채용하기 위해 지난 11일까지 서류접수를 받았다. 기업은행은 상반기 중 경력단절여성을 위한 시간선택제 직원 채용도 진행할 계획이다.  지난 2월 개인금융서비스직군(140명)을 채용한 우리은행은 5월 특성화고 인재 채용을 통해 상반기 채용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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