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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OLED까지 출사표…LCD 악몽에 한국도 긴장
2017-06-01 17:41:01 2017-06-01 19:17:50
[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중국의 굴기가 디스플레이 분야로까지 이어질 태세다. 액정표시장치(LCD)에서 한국을 위협하더니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까지 넘본다. LG디스플레이(034220)와 삼성디스플레이가 독점하다시피 해온 글로벌 OLED 패널 시장의 지각변동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 BOE와 에버플레이 등이 OLED 패널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BOE는 이미 지난해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폐막한 국제디스플레이정보학회 주최 ‘SID 2016’ 행사에서 시제품 QLED 디스플레이 2종(5인치·14인치)을 선보였다. BOE는 시제품 공개에 이어 올 연말부터 양산에 돌입한다. 약 16조5000억원을 들여 중국 쓰촨성 청두와 멘양에서 중소형 OLED 생산설비를 구축 중이다. 에버디스플레이와 톈마이웨이전자도 새 공장을 준비 중이다.
 
대형 OLED 시장을 이끌고 있는 LG디스플레이와 중소형 OLED 시장에서 90% 이상의 점유율로 독주체제를 구축한 삼성디스플레이는 대외적으로는 평정심을 유지하면서도 내심 중국의 추격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물론 아직 OLED에서는 한국과 중국의 기술 격차가 최소 3년 이상 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선보인 제품들은 시제품이라 양산능력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LCD 기술은 평준화됐지만 OLED 기술격차는 어느 정도 있다”고 말했다.
 
세계 중소형 OLED 패널 출하량 점유율. 표/ IHS 마켓
 
시장 상황도 한국의 독주체제를 증명한다. 시장조사전문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올 1분기 중소형 OLED 시장에서 삼성디스플레이는 세계 출하량의 94.80%를 점유하며 존재감을 뽐냈다. 반면 BOE는 0.30% 에버디스플레이는 1.10%로, 존재감이 미미하다. 대형 OLED의 경우 대량 생산체계를 갖춘 곳은 LG디스플레이가 유일하다.
 
다만, LCD의 악몽은 중국의 도전을 가볍게 넘길 수 없게 만든다. 2014년 1분기만 해도 세계 LCD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의 점유율은 약 11%(업계 추산)에 불과했다. 하지만 3년이 지난 올 1분기에는 중국이 28%로 두 배 이상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특히 올해 1월 대형 LCD 부문에서는 출하량을 기준으로 한국 업체를 넘어섰다.
 
이신두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는 “중국은 정부가 나서서 자금을 지원하고 양산을 하는 동시에 내수시장 역시 자급자족이 가능할 정도라 위협적”이라면서 “중국이 따라오는 동안 한국 업체들이 기술혁신을 이뤄 다시 한걸음 앞서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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