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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삼성바이오 분식회계 공방에 뿔난 투자자
손해배상 소송 준비…금감원 비판 국민청원 봇물
2018-05-10 16:08:15 2018-05-10 16:08:15
[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의 분식 회계 논란이 가열되면서 투자자들의 불만도 고조되고 있다. 장부를 허위로 작성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물론이고 회계 처리에 대한 잠정 결론을 공개한 금융감독원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10일 금융투자업계와 법조계 등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소액투자자들은 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준비 중이다. 법무법인 한결이 일부 투자자들로부터 소송을 의뢰 받았고 추가로 의뢰를 접수한 뒤 진행할 예정이다. 소송 대상에는 삼성바이로직스의 감사인이었던 삼정·안진회계법인도 포함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작성한 사업보고서를 믿고 주식을 매수했다가 분식 회계 의혹이 불거지면서 손해를 봤다는 게 투자자들의 주장이다. 분식 회계로 가치가 커지지 않았다면 투자를 하지 않았거나 더 낮은 가격에 주식을 샀을 것이란 얘기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일 특별감리 결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실적을 부풀리는 분식회계를 한 것으로 잠정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회계 기준상 인식과 적용 방법의 차이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투자자들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 처리 감리에 대한 잠정 결론을 공개한 금감원에도 강한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금감원에 대한 불만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통해 표출되는 모습이다. 게시판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에 관한 글이 150건 가까이 올라와 있는 데 금감원의 행동을 비판하는 내용이 상당수다.
 
분식 회계 여부와 제재 결정까지는 시간과 절차가 남아 있는데 확정되지 않은 내용을 알리면서 혼란을 부추겼다는 것이다. 최종 결론은 감리위원회와 증권선물위원회를 거쳐야 나온다. 금감원은 지난 1일 문자메시지로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감리를 완료하고 조치 사전통지서를 회사 및 감사인에게 보냈다는 내용을 언론에 알렸다. 금감원이 그동안 조치 사전통지 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않았다는 것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다. 이후에는 공식적인 경로를 통한 것은 아니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 처리 위반에 고의성이 있다고 판단했다는 사실과 징계 내용 등이 언론에 공개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기자회견을 하거나 홈페이지에 관련 글을 올리는 식으로 금감원과 공방을 하는 모습이다. 이런 과정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는 출렁이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는 분식회계 의혹이 제기된 뒤인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3거래일간 26% 하락했다가 이후 이틀간 11%가량 올랐다. 이 기간 일 거래 중 고가와 저가 차이는 약 10%로 평소보다 그 폭이 2배 이상 커지는 등 변동성도 확대됐다. 이전 평균은 3.76%였다. 거래량과 거래대금도 크게 늘었다. 분식회계 논란 이후 하루 평균 거래량은 136만여주로 지난달 32만여주보다 4배 이상 증가했다. 일평균 거래대금은 5300억원 정도로 지난달보다 3배 넘게 늘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최근 주가 흐름과 거래량은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불확실성이 그대로 반영되는 모습"이라며 "뚜렷한 방향성을 잡기 어려운 상태라 대형 악재에 대한 걱정으로 주식을 내다파는 투자자와 상장폐지와 같은 최악의 결과까지는 가지 않겠지 하는 기대가 있는 투자자가 공존하면서 변동성이 커지고 거래량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호열 삼성바이오로직스 상무가 지난 2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금융감독원의 감리결과와 관련해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뉴시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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