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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고 넘자"…삼성·SK하이닉스 초격차·다변화로 승부수
김기남 사장의 초격차 전략…박성욱 부회장의 딥체인지
2018-08-15 12:57:00 2018-08-15 14:42:28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한국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초격차 전략과 제품 다변화로 승자독식 판 만들기에 나선다. 수요 제한·주요 공급업체의 신규 설비 가동으로 인한 시장 둔화와 중국의 반도체 시장 진입에 대비한 조치다. 이를 위해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장(사장)은 기술 초격차를 위한 딥워크(Deep Work)를,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의 미래를 위한 딥체인지(Deep Change)를 꾸준히 주문하고 있다.
 
2분기 전세계 D램 시장 매출이 전분기 대비 11.3% 증가하며 역대 최고 기록을 썼다. 삼성전자는 전분기보다 8.2% 증가한 112억700만달러의 매출로 시장점유율 43.6%를 기록했고, SK하이닉스는 19.5% 늘어난 76억8500만달러로 29.9%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두 업체의 합계 점유율은 73.5%로 전분기보다 0.7%포인트 높아졌다. 호황기를 맞은 시장에서 사실상 한국 기업이 판을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하반기 D램 시장 상황은 녹록지 않다. 모건스탠리는 리드타임(제품의 주문일시와 인도일시 사이에 걸린 시간)의 단축이나 수요 둔화는 상당한 재고 조정을 초래할 수 있다며 D램 시장에 대해 부정적 분석을 내놓았고, D램익스체인지도 4분기에는 주요 공급 업체의 신규 설비 가동과 수요 제한 등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 최대 소비국인 중국은 하반기 낸드플래시를 시작으로 내년 상반기에는 D램 양산에 나선다. 중국 정부는 반도체 자급률을 현재의 10%대에서 2025년까지 70%로 높일 계획인데, 중국발 공급과잉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D램으로 고부가가치 시장 확대에 나선다. 올 초 차세대 그래픽 메모리 1y나노(10나노 중반) GDDR6 양산을 기점으로 지난 2월에는 PC와 서버에 사용되는 16Gb DDR5 D램 양산을 시작했다. 이달부터는 평택공장에서 모바일 D램 LPDDR4X 양산도 돌입했다. 경쟁사들은 아직 1x나노(10나노 후반) 공정도 본격적으로 시작하지 못하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1y나노 공정을 적용한 D램 비중을 연내 70%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아울러 10나노 초반대 D램 생산을 위해 차세대 반도체 노광장비인 EUV(극자외선)를 적용한 D램 개발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김기남 사장이 지속적으로 강조하는 '초격차'를 위한 전략적 차원이다. 그는 직원들에게 집중력을 높여 고부가 제품 확대 등 최적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딥워크'를 꾸준히 주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경기 화성 반도체 사업장 내 반도체 연구소를 방문해 미래 반도체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 기술 초격차를 주문하기도 했다.
 
SK하이닉스는 수익구조 다변화에 나선다. 삼성전자를 쫓는 초격차전략도 함께 진행한다. 박성욱 부회장의 경영철학인 미래를 위한 딥체인지의 일환이다. 안정과 성장을 동시에 추구하는 것과도 맥을 같이한다. SK하이닉스는 D램 부문에 편중된 수익구조를 타파를 위해 올 초 고사양 낸드플래시를 탑재한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를 출시했다. 미래 핵심 수익원이 될 파운드리 사업에서도 한중 파운드리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기틀을 마련했다. 2020년 10월 완공 예정인 이천 M16에서는 EUV 생산장비를 투입해 10나노 초반대 D램을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고부가가치 시장 파이를 키우면서 기회를 넓히고 있고, SK하이닉스는 신사업으로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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