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공포의 한달…코스닥활성화에 멍든 '개미'
코스닥, 한 달간 21% 하락…코스닥벤처펀드 평균 손실 17% 달해
2018-11-01 06:00:00 2018-11-01 06:00:00
[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끝을 모르고 하락하는 증시에 지난 한 달 동안 코스닥 지수는 20% 넘게 하락했다.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분위기에 휩쓸려 시장에 들어온 개인투자자들은 제대로 쓴맛을 봤다. 정부가 내세운 코스닥 스케일업펀드는 땜질처방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거세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지수는 지난 한 달 동안 21.1%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13.4% 빠졌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장기화 상황에서 기업들의 실적 둔화 전망 등 대내외 악재가 증시를 덮쳐 국내 증시도 속절없이 무너졌다. 
 
상대적으로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코스닥 종목의 수익률은 곤두박질쳤다. 지난 한 달 개인투자자 순매수 상위 5개 기업의 단순 평균 수익률은 -21.94%로 집계됐다. 이 기간 개인투자자가 사들인 코스피 상위 5개 종목의 평균 하락률은 -11.68%로, 코스닥 종목 하락률이 코스피 대비 두 배에 달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24.8%), 신라젠(215600)(-30.17%), 에이치엘비(028300)(-25.06%), CJ ENM(035760)(-8.83%), 바이로메드(084990)(-20.88%) 등 삼성전자(005930)(-8.82%), SK하이닉스(000660)(-6.7%), 셀트리온(068270)(-24.07%), 신한지주(055550)(-5.88%), 삼성전기(009150)(-12.94%)에 비해 크게 밀렸다.
 
연초부터 이어진 코스닥 활성화 분위기에 시장 유입은 늘었으나 그만큼 손해도 개인들이 본 것이다. 약세장이 이어진 지난 한 달 동안 개인투자자는 코스닥 시장에서 1417억원을 팔아치웠다. 반면 코스피 종목은 2조원 가량 사들였다. 
 
불안감이 증시에 대한 공포로 확산되자 펀더멘털과 관계 없이 중소형 종목들의 매도세가 더 강했다는 분석이다. 최문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주가 조정은 시간이 경과할수록 조정폭이 확대됐고 코스닥이 코스피보다 더 크게 하락했는데, 외국인 투자금액이 코스피는 20.1%, 코스닥은 42.4%나 줄었다"며 "공포 확산으로 무차별하게 주가가 하락해 양호한 펀더멘털에도 불구하고 중소형 종목이 과매도됐다"고 말했다.
 
낙폭이 심해지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피해를 호소하는 개인투자자들의 글이 올라왔다. 한국거래소와 금융당국은 증시 폭락에 대한 긴급 점검회의를 실시했다. 금융위원회는 시장 안전판 마련 차원에서 코스닥 스케일업펀드 규모를 확대해 11월 초부터 저평가된 코스닥 기업들에 투자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럼에도 성난 투자자들을 달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코스닥 활성화 정책으로 지난 4월 내놓은 코스닥 벤처펀드조차도 수익률이 저조하기 때문이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10월30일 기준 공모형 코스닥벤처펀드 12개의 최근 1개월 평균 손실률은 17.22%에 달했다. 12개 공모형 펀드가 모두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현대인베스트벤처기업&IPO1(주혼)A의 손실률이 27.17%로 가장 높았고 미래에셋코스닥벤처기업1(주식)C-A의 손실도 23.51%였다. 설정액은 7091억원으로 3개월 전 대비 8.2% 감소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수 폭락은 대내외적 불확실성 요인들이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투자심리를 더 악화시키는 경향이 있다"며 "정부 차원의 대응은 긍정적으로 봐야겠지만 효과를 기대해도 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