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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궁 매출 커진 면세점, 역주행 걱정
중국, 다이궁 규제 경향…관광객 몰리는 명절 특수도 사라져
2019-01-07 14:32:25 2019-01-07 14:32:25
[뉴스토마토 김은별 기자] 지난해 중국 보따리상 '다이궁'을 중심으로 매출을 견인했던 면세점 업계가 올해는 다이궁에 발목을 잡힐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 정부의 다이궁 규제가 시행돼 매출 하락 리스크가 생겼으며 다이궁 위주 시장에서는 명절 특수가 약해지기 때문이다. 단체관광객 회복 속도도 여전히 더딘 것으로 파악된다.
 
7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면세점 업계는 지난해 실적을 많이 회복했다. 지난 2017년 11월 기준 약 12억2658만달러를 기록했던 면세점 총매출액은 지난해 11월 약 14억5931만달러로 1년 만에 19% 가까이 늘었다. 외국인 고객도 132만명에서 153만명으로 증가했다. 다만 이는 물건을 대량 구매해 중국에서 되파는 다이궁의 영향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같은 기간 외국인 1인당 매출이 711달러에서 764달러로 늘어난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지난 6일 롯데면세점도 명동본점에서 매출 4조원을, 월드타워점에서 1조원을 달성했다고 밝히며 다이궁 수요 증가를 원인으로 꼽았다.
 
롯데면세점 명동본점 외관 사진. 사진/롯데면세점
 
다이궁 의존도가 높아진 만큼 리스크가 커졌다. 올해부터 중국에서 다이궁의 사업자 등록을 의무화하는 전자상거래법 개정안이 시행되며 국내 면세점 업계가 타격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줄곧 제기되고 있다.한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올해 들어 다이궁이 약 10%정도 줄어든 모습이나 아직까지 그 영향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라며 "앞으로 중국에서 단속이 심화되면 빠르게 줄어들 수 있어 우려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한 면세점 업계는 오는 2월 있을 중국 명절(춘절) 특수조차 기대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사드보복 이전 단체관광객이 몰려올 때는 방학·명절 등 시기에 매출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성수기'가 존재했으나 다이궁 위주로 시장이 재편된 이후 특수를 누리기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 춘절 기간 면세점 업계에서 활발하게 진행됐던 중국인 고객 이벤트를 올해는 축소하거나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할 예정이다. 한때 춘절 이벤트로 매출을 바짝 올렸으나 다이궁 위주 시장에서는 이러한 마케팅이 의미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또 다른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면세점 고객이 보따리상 위주로 편성되며 경품 행사나 프로모션 자체가 의미가 없어졌다"라며 "성수기가 사라지고 월별 매출도 특수라고 크게 높아지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매출 하락 요인만 안고 있는 면세점 업계가 올해 좋은 실적을 낼 수 있는 방법은 결국 '단체관광객' 회복인데 이마저도 전망이 밝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가끔 버스가 들어오긴 하나 사드 이전 수준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상태"라고 우려를 표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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