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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한 기술투자로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 도모"
(사회적기업가를말하다)김영도 두레마을 대표
노동운동가 지역자활사업 거쳐 사회적기업 창업…3수 만에 창업성장-기술개발사업 선정
올해 '슈젠' 공공조달·클린사업장조성지원 공급업체 등록 목표
2019-01-24 06:00:00 2019-01-24 08:50:44
[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두레마을은 2009년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은 세종시 1호 사회적기업이다. 청소용역, 세차 가맹사업 등으로 취약계층의 사회적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최근 세종형 고용창출 우수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취약계층 고용비율 유지 등 사회적기업으로 막대한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게 현실인데, 두레마을은 회사 이익을 꾸준히 기술 연구개발에 투자해왔다. 최근 신발 내부 세척기 슈젠(SCHUZEN)을 시장에 선보였다. 독일어 SCHUHE(신발)과 PUTZEN(청소하다)의 의미를 담은 브랜드다. 슈젠은 1분 세척으로 신발 속 세균과 곰팡이 균 126가지를 99.9% 살균이 가능한 제품으로 국내외 특허 등록을 마쳤다. 김영도 두레마을 대표는 "슈젠이 사회적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김영도 대표를 만나 사회적기업, 슈젠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나눴다. 
 
사회적기업으로 창업한 계기는.
 
전국에 240개가 넘는 지역자활센터가 있다. 예전에는 지자체에서 직접 공공근로 등으로 노동취약계층을 기초생활보장법에 의거해 공무원들이 관리했다. 그러다 민간 위탁운영으로 바뀌었다. 종교법인, 사회복지법인 등에 위탁해 민간에서 이들을 교육·훈련해 취업, 창업을 유도한다. 2003년 충남 연기군에 있는 지역자활센터 지원팀장 업무를 맡았다. 6년 이상 지원팀장으로 기초생활수급자 등 취약계층을 교육해서 탈수급하는 데 공을 들였다. 쉽지 않은 일이었다. 사실 보통 사람들의 경우에도 창업해 성공적으로 안착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 않나. 가정형편이 어렵거나, 육체·정신 장애를 겪는 분들이 사회에 진출했다가 1, 2년 못 버티고 되돌아왔다. 자활사업을 제대로 한 번 해보자는 마음에서 21명의 지역주민과 함께 나왔고, 2009년 5월 사회적기업으로 인증받았다. 
 
지역자활사업 이전에는 공장에서 일하고 노동운동도 했다. 노동운동을 할 때 노조의 권익 증진을 위해 노사 관계에 시야가 집중됐다면, 지역 자활센터에서 일하면서는 사회 취약계층 등 사회문제 해결에 집중했다. 다양하고 많은 사람들 속에 섞여 사람과 함께 일한다는 게 재밌기도 했고, 의미있는 일이기도 했다. 
 
사회적기업 도전이 사실 쉽지 않은 일인데.
 
보통 수익을 얻기 위해 기업을 세우는데, 누가 창업을 하면서 사회문제까지 해결하려고 하겠는가. 수익이 생기면 사회에 재투자하는 것도 사실 쉬운 일은 아니다. 사회적기업으로 취약계층의 고용비율도 유지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다. 사회적기업은 수익을 내면 일정부분 사회 재투자도 해야한다. 정부의 지원도 한시적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취약계층을 고용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보람이 있다. 취약계층과 함께 부대끼면서 살게 되니 정을 느끼게 된다. 따뜻한 정은 오래가기 마련이다. 살림살이가 조금 어렵다해도 사람 속에서 살아가는 기업이라는 점에서 보람을 많이 느낀다.
  
김영도 두레마을 대표. 사진=두레마을
 
사업분야는. 
 
세차 가맹사업, 청소사업, 신발 내부세척기 '슈젠'으로 크게 나뉜다. 또한 유통도 한다. 관공서, 학교 등에 복사용지, 화장지, 청소용품을 납품한다. 사회적기업 우선구매를 활용한다. 세차는 프랜차이즈 사업인데, 40여개 정도 가맹점이 있다. '초음파 에어세차 회오리'라는 창업 아이템으로 국내 최초 물을 사용하지 않는 세차방식이다. 프랜차이즈 사업이지만 별도의 가맹비는 받지 않는다. 취약계층분들이 소자본·무점포 창업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사업 초기 출장교육에 따른 교육비, 초도물품비 정도가 우리에게 수익이 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수익이 꽤 잘 나오는 편이다. 물론 점주가 꼭 취약계층이어야 하는 건 아니다. 
 
청소사업은 학교, 관공서 등의 직접고용으로 바뀌어 사정이 여의치는 않지만 슈젠이 자리를 잡기까지 우선 잘 버텨줘야 하는 사업이다. 특히 올해 굉장히 중요하다. 슈젠 수익이 궤도에 오르기 전까지 고정비로 나가는 게 많아서다. 
 
신발 내부 세척기 '슈젠'은 한국, 미국, 중국 특허와 KC 인증을 받은 세계 최초 제품이다. 두레마을이 개발하고 생산한 제품이다. 슈젠은 근로자들의 신발 내부에 쌓인 먼지와 세균을 제거해줌으로써 근로자들의 발을 더욱 건강하게 만들어준다. 
 
슈젠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달라.
 
지난해 론칭한 슈젠은 강력한 회오리바람으로 이물질을 제거하고, 살균액이 신발 내부로 분사돼 구석구석 숨어 있는 미생물을 살균하고 냄새를 제거한다. 또한, 신발 내부에서 나온 미생물 126가지 세균들을 단파장 자외선으로 살균해 내부 위생 세척까지 1분 만에 가능한 제품이다. 사실 2010년 초반부터 제품이 시장에 출시만 안 됐을 뿐 내부적으로 업그레이드를 지속적으로 해왔다. 그러다 최근 중소기업창업성장과제에 슈젠이 선정되면서 사업화에 급물살을 탔다. 3차례 도전 만에 연구과제에 선정된 것이다. 8000만원가량 지원을 받았고 자부담 포함 총 1억원이 넘는 연구개발비로 1년 동안 집중적으로 개발에 몰두해 제품이 시장에 나올 수 있었다. 
 
슈젠으로 사회적가치를 어떻게 창출하는가.
 
군부대, 소방서 등에서 슈젠을 시연해봤다. 군 관계자가 이런 제품이 부대에 있어야 한다고 말하더라. 특히 군대에서는 꽉 조이는 전투화를 신고 하루 종일 생활한다. 냄새, 눅눅함이 심하고, 군에 다녀오면 무좀도 생기기 일쑤다. 부대에 슈젠이 설치되면 장병들 복지향상에 도움이 될 거라는 이야기를 했다. 국방조달과관련해 군부대와 잘 진행이 되고 있다. 위생이 중요한 병원에서 슈젠이 층마다 설치돼 있다면 간호사, 의사 등 병원 관계자뿐만 아니라 병원에 오는 환자들도 복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슈젠은 특히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을 위한 소셜프랜차이즈 창업이 가능하다. 관공서 등에 조그만 부스로 숍인숍 형태로 들어가는 방식이다. 공기업, 대형 빌딩 등에 입점할 수 있다면 취약계층 일자리가 상당히 늘어날 수 있다. 또는 슈젠을 싣고 다닐 수 있는 승합차 1대를 이용해 찾아가는 서비스도 가능하다. 신발세척기 소셜 프랜차이즈 사업이 '슈클렌(SHOECLEN)'이다.
 
올해 목표는.
 
공공기관 납품을 위한 조달등록이 최우선 목표다. 세종시에서 판로지원을 해준다면 조달등록 가능성도 커진다. 조달등록되면 특허제품이라 단독으로 들어갈 수 있다. 사회적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얻게 되는 거다. 안전보건공단의 클린사업장조성지원 공급업체 등록도 올해 목표 중 하나다. 클린사업장조성지원 공급업체가 되면 우리 제품을 구매하는 사업장은 정부 보조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세종시에 우리 제품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일도 중요하다. 사회적기업 우선구매로 세종시에서 10~20대 슈젠을 구매해 동 주민센터, 행정복지센터, 복합 커뮤니티 등에 설치해 건강·복지 증진을 위해 시민이 이용할 수 있게 된다면 두레마을에게는 엄청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세종시에서 먼저 나서준다면 공공조달 등록에도 발판이 되고 주변 지역으로의 제품 홍보, 확산이 가능해진다. 
 
현재 세종시에서 판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 세종시 신도심과 구도심 간 격차뿐만 아니라 지역 노인 일자리 문제도 심각한데, 슈젠이 노인 일자리 창출을 위한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직원 복지를 위해서도 노력할 계획이다. 두레마을 창립 때부터 같이 있었던 직원도 있고, 중간에 그만뒀던 직원도 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가까이 있는 사람한테 무관심하고 많은 희생을 강요하기도 하고 그러는 게 사람인데, 나도 그렇게 해왔던 거 같다. 1년짜리 단기계약을 맺었던 용역직원들 관리에 집중하느라 함께 오래 해왔던 직원분들한테는 참고 버텨달라고만 했다. 지나고 나니까 오래 함께 해온 사람들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새삼 배웠다. 이제는 돈도 벌어야겠고 내부 직원들 복지 증진 등에도 신경 써야한다. 슈젠이 기폭제가 됐으면 좋겠다.
 
사회적기업 두레마을이 1년가량의 연구개발 끝에 신발 내부세척기 '슈젠'을 론칭했다. 사진=두레마을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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