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돈되는 스몰캡 탐방)미국 점령 완료…이제는 중국이다 ‘슈피겐코리아’
중국 티몰 입점…60조 중국시장서 점유율 높일 계획
아마존서 성공 가능성 높은 초기벤처기업 투자 늘리겠다
2019-02-28 06:00:00 2019-02-28 06:00:00
[뉴스토마토 신송희 기자] 슈피겐코리아(192440)는 주식시장에서 IT부품이나 내구소비재 업종으로 분류된다. 주력 사업 대부분이 스마트폰 보호 케이스나 액정필름, 차량용 기기 관련 제품이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슈피겐코리아를 단순히 스마트폰 액세서리 기업으로 치부해버리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슈피겐코리아의 사업모델은 이처럼 단순하지가 않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닷컴에서 커머스 시장 1위의 지위를 갖고 있는 만큼 우수한 제품을 보유한 국내 기업이 아마존 시장에서 정착할 수 있도록 돕거나, 혹은 초기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유통업자이자 투자회사라고 봐도 무방하다. 이미 스타트업 기업에 투자해 ‘잭팟’을 터트렸다. 회사의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초기 스타트업기업 투자도 확대할 계획이다.
 
미국 점령 완료…이제는 중국이다
 
지난 2009년 설립된 슈피겐코리아는 모바일과 생활용품 관련 시장에서 B2C(기업과 소비자 간의 거래)를 중심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회사는 공장 없이 100% 외주 생산을 맡기고 있으며 디자인이나 온라인 마케팅에 특화돼 있는 기업이다. 회사의 대표 브랜드는 ‘슈피겐’이다. 지난 2014년 모바일 액세서리 업체로는 최초로 증시에 상장했다.
 
슈피겐코리아 매장전경. 사진/슈피겐코리아
회사의 강점은 아마존과 같은 온라인 유통채널에서의 막강한 브랜드력이다. 해외 소비자들에게 브랜드 ‘슈피겐’은 한국 기업이란 이미지보다 독일 기업으로 알려질 정도다. 설립 초기부터 해외시장을 타깃으로 했고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을 주축으로 성장했다.
 
최철규 경영지원 부문장은 “트렌드를 빠르게 분석하면서도 적시(스마트폰 출시 일정)에 맞게 제품을 출시하는 게 중요하다”며 “스마트폰 케이스라서 무한경쟁에 리스크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디자인 특허권이나 내구성은 다른 유사기업이 흉내 낼 수가 없다”고 말했다.
 
분리형 범퍼 케이스인 '네오 하이브리드'와 독자기술인 에어쿠션을 적용한 '슬림아머' 시리즈는 수많은 미국, 유럽 소비자들에게 호평을 얻으며 현재 회사의 효자 아이템이 됐다.
 
그와 함께 지난 2015년 1481억원이던 회사의 매출액은 2016년 1793억원, 2017년 2250억원으로 증가했다. 올해 역시 매출 증가가 예상된다. 앞으로의 매출 성장은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회사의 시장 확대와 연동된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회사의 매출 비중 가운데 북미(49.8%) 지역이 압도적으로 높다. 이 외에 유럽에서 29.7%를 차지했고 국내는 10.1%에 불과하다. 그만큼 북미와 유럽 지역에서의 매출 비중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아직 빛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슈피겐코리아가 중국시장까지 영향력을 확대한다. 중국 전자상거래 55%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티몰’에 입점해 중국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스마트폰 케이스 판매를 시작했다. 티몰에서 팔리는 케이스 판매 금액만 연간 1조원 규모다. 슈피겐코리아는 상반기에 화웨이와 샤오미 등 스마트폰 출시 일정에 맞춰 본격적으로 마케팅에 들어갈 예정이다.
 
최 부문장은 “회사의 마케팅력은 북미·유럽 시장 1위로 이미 증명한 것처럼 중국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는 스마트폰 케이스를 선보일 계획”이라며 “중국 소비자가 선호할 만한 디자인과 컨셉, 마케팅을 진행해 향후 60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중국 스마트폰 액세서리 전체 시장을 타깃으로 포트폴리오 영역을 확대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슈피겐코리아 미국법인. 사진/슈피겐코리아
 
총알 장전 충분해, 적극 투자할 계획
슈피겐코리아는 스타트업 기업에 활발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투자기업이 라엘이다. 라엘은 유기농 여성용품 스타트업 업체로 창업 4년만에 매출 500억원 이상 달성이 예상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슈피겐코리아는 라엘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해 지난 2017년 시드머니 투자자로 합류, 1년 반 만에 250%의 수익률을 달성했다. 특히 아마존 영업의 노하우를 라엘에 전수하고 라엘이 성장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는 데도 도움을 줬다.
 
이처럼 슈피겐코리아는 아마존 플랫폼에서의 성공 가능성이 높은 스타트업 기업을 물색하고 있다. 최 부문장은 “우리는 아마존 등 온라인 채널에서 성공하는 방법을 이미 터득한 기업”라며 “국내에 성장 가능성이 높은 스타트업 기업에 투자해 동반 성장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앞서 슈피겐코리아는 스타트업 기업 ‘게이즈’에도 40억원 규모의 투자를 확정했다. 게이즈는 30~40대 남성들의 관심이 높은 스마트테크 제품 개발과 유통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2014년부터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을 비롯해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현대백화점 판교점, 인천공항 신세계면세점 등에 스마트테크 편집샵 ‘게이즈샵’ 입점을 성공시켰다.
 
자금 여력도 충분하다. 회사가 가지고 있는 현금성 자산만 1600억원에 달한다. 최 부문장은 “초기 창업부터 시작해 슈피겐코리아도 힘든 시기를 겪으며 성장한 만큼 스타트업 기업에 애착이 있다”며 “시너지를 낼 수 있는기업과는 인수합병(M&A) 등 여러 방법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슈피겐코리아 주가는 전거래일보다 0.63%(400원) 내린 6만3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올해 주가 상승률은 19% 수준이다. 지난 15일에는 장중 52주 신고가인 6만8800원까지 치솟았다. 대표는 “그동안 시장과의 소통이 원활하지 못했지만, 올해부터는 배당과 맞물려 주주 친화적인 정책을 펼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슈피겐코리아 회사 내부 회의모습. 사진/슈피겐코리아
신송희 기자 shw101@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