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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아프리카 투자, 부정적으로 볼 필요 없어…기회활용 노력 해야"
2019-06-10 16:44:23 2019-06-10 16:44:23
[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중국의 대(對) 아프리카 대규모 투자가 수 십 년에 걸쳐 지속 진행 중인 가운데 서방 국가들을 중심으로 부정적인 시각도 확산되는 중이다. 중국 지원으로 건설된 각종 사회간접자본(SOC)이 누구에게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아프리카 진출을 위한 경로로 활용해야 한다는 반론이 나온다.
 
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은 10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국민외교센터에서 열린 ‘아프리카 편견깨기 - 왜 중국은 아프리카를 중시하는가’ 전문가 초청 워크숍에서 “중국의 지원으로 건설되는 SOC라 하더라도 중국만을 위해 활용되지 않는다”며 “서방의 관점과 우리의 관점을 동일시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최 위원에 따르면 중국과 아프리카간 교류 역사는 14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특히 1950년대 이후 강화된다. 그는 “중국 최초의 양자무역협정 대상은 알제리, 이집트, 기니 모로코 등 전부 아프리카 국가들이었으며 1970년대를 거치면서는 ‘반제국주의 동맹’ 관점에서 중국의 아프리카 지원이 시작됐다”며 “중국의 국제연합(UN) 진출 과정에서는 아프리카 국가들의 지원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중국과 아프리카간 정치·경제적 결속이 오랜 기간에 걸쳐 이뤄지면서 아프리카 각국 국민들의 대 중국 호감도도 높은 수준이라고도 밝혔다.
 
이는 양측의 교역규모 확대로 이어진다. 최 위원에 따르면 중국과 아프리카 교역 규모는 1980년만 해도 1억달러에 불과했지만 2000년에는 1000억달러로 늘었으며 지난해에는 2401억달러로 전년 대비 19.7% 늘었다.
 
이 과정에서 서방 국가들을 중심으로 ‘중국이 아프리카 각국을 부채의 함정에 빠뜨린 다음 자기들 마음대로 하려한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중국이 모호한 합의서 등을 이용해 아프리카 국가들을 자신들의 요구에 따르게 하고, 부채를 전략적으로 활용한다”고 밝힌 것이 대표적인 예다.
 
이에 대해 최 위원은 “중국은 다른 서방국가들과 비교할 때 양심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대 아프리카 투자액 중 광업분야 비중은 전체의 3분의 1로 서방에 비해 낮으며, 대신 SOC와 전력, 금융 등 다양한 분야를 투자·지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우에 따라 부채 탕감도 이뤄진다. 최 위원은 “아프리카 각국의 지도자들은 (서방에서 제기하는) 중국의 지원·투자에 문제점과 한계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으며, 감내할만한 것으로 생각하는 듯하다”며 “제도적 미비와 집행능력 부족 등 자신들의 문제가 크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최 위원은 중국의 아프리카 투자를 색안경을 쓰고 볼 것이 아니라 기회로 활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중국과 아프리카의 관계는 상호이익을 위한 제휴의 대상으로 간주해야 한다. 50년 간 지속된 일관성의 힘이 있다”며 “이에 대한 체계적 자료수집과 분석을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교부의 ‘아프리카 편견깨기’ 시리즈 강연은 한국과 아프리카 국가 간 협력 지평이 확대되는 시점에서 현지 이해를 다각화하기 위해 기획됐다. 홍진욱 외교부 아프리카중동국장은 “사회 내에서 아프리카의 중요성을 알고 있으면서도 얼마나 활용할지를 진전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며 “우리 정부의 관심·노력을 중국과 비교하는데서 끝나지 않고 파트너십 구축을 통해 한국의 위치를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이 10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국민외교센터에서 열린 ‘아프리카 편견깨기 - 왜 중국은 아프리카를 중시하는가’ 전문가 초청 워크숍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외교부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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