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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교도소, 차단→부활→재차단
방통심의위, 도메인 변경한 사이트도 전체 접속차단 결정
2020-09-28 19:43:30 2020-09-28 19:43:30
[뉴스토마토 배한님 기자] 현행 사법체계를 부정·악용한다는 이유로 접속 차단됐던 디지털교도소가 새로운 주소로 부활한 지 이틀 만에 다시 접속차단 처분을 받았다. 해당 사이트 접속이 차단돼도 운영자가 다른 주소로 이어갈 것이라는 입장을 이미 밝힌 만큼 운영자가 검거되지 않는 이상 사이트 부활과 차단이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통신심의소위원회는 28일 서울 양천구 목동 방송회관에서 회의를 열고 재개장한 디지털교도소의 사이트 전체 접속 차단을 결정했다. 방심위는 "디지털교도소 운영자가 지적하고 있는 악성 범죄자에 대한 관대한 처벌 등 사법체계에 대한 문제점에는 공감하지만, 인터넷을 통해 범죄자의 신상을 공개하는 행위 역시 또 다른 범죄에 해당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며 결정 이유를 밝혔다.
 
지난 26일 다시 문을 연 디지털교도소는 지난 24일 처음으로 사이트 전체 접속차단 결정 당시보다 2건의 게시물을 추가해 운영되고 있다. 
 
디지털교도소는 한동안 접속 차단과 부활을 반복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디지털교도소를 운영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2기 운영자가 사이트 접속이 차단되더라도 다른 주소로 이어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디지털교도소에는 지난 24일 접속 차단된 사이트에는 없던 '접속차단 시 이용 방법'과 '신규 주소 안내' 등이 공지돼 있다. 
 
방심위는 "불법·유해정보로부터 대한민국 인터넷 이용자 보호를 위해 국내 유입을 차단하는 방심위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메뉴 신설을 통해 우회하여 접속하는 방법을 안내하고 있는 것이 더 심각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인터넷 정보에 대한 심의는 해당 정보가 유통되는 단위(URL)로 진행된다. 이 때문에 서버를 이전한 유사 사이트라 하더라도 변경된 주소를 통해 유통되는 정보의 위법성 등을 심의 시점에 재검토해 시정요구를 결정해야 한다. 이 때문에 디지털교도소가 다른 주소로 열려도 심의 없이는 차단할 수 없다. 
 
박상수 소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인터넷 특성상 정보의 생성·변경 등이 손쉽기 때문에 불법정보에 대한 원천 차단은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며 "사이트 운영자에 대한 수사기관의 적극적인 검거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고 했다.
 
방심위는 운영자가 도메인 주소를 변경해서 재유통할 경우에 대비해 중점 모니터링을 계속 실시하고 신속히 심의에 착수할 수 있도록 대응할 계획이다.
 

 
배한님 기자 b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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