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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자영업자…"자영업자 10명 중 4명 폐업고려"

코로나19 여파 속 금리인상·지원제외까지 '산넘어 산'

2021-09-01 16:42

조회수 : 3,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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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 지난해 코로나19로 마스크가 귀해지면서 마스크 산업은 뜻밖의 황금기를 맞았다. 이직을 고려 중이던 A씨는 마스크 산업 성장세와 임금 조건을 고려해 마스크 제작 기계를 만드는 한 업체에 취직했다. 그러나 올해부터 사업 부진으로 임금이 밀리기 시작했고 결국 일자리를 잃게 됐다. 
 
# 페인트 롤러와 페인트 붓을 도매로 판매하는 B씨는 최근 결국 가게 문을 닫았다. 유가와 인건비가 오르면서 공급받는 물건 가격이 크게 올라 손해가 점점 커졌기 때문이다. 중국에 공장도 운영하고 있었지만 원자재 값이 올라가면서 운영이 어려워졌다. 중국에서 건너오는 제품의 화물비가 증가하면서 매입가와 판매가가 거의 같아지는 수준이 됐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의 장기화 속에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시작된 지난 8월 3일 서울 광진구 한 상점에 정부의 방역 지침에 항의하는 현수막이 붙어 있다. 사진/뉴시스
 
이처럼 코로나19 직격타를 입은 서비스 업종뿐만 아니라 소비자를 직접 만나지 않는 업종까지 코로나19의 여파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손실이 오랫동안 이어지면서 하나 둘 폐업 수순을 밟고 있다.
 
최근 금리 인상에다 대출난까지 더해져 회복의 기미를 찾기가 더욱 어렵게 됐다. 정부가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희망회복자금을 지원하고 있지만 사각지대는 여전하다. 도매업종도 희망회복자금 지급 대상이지만 실제로 사업자 번호를 입력하면 지원 대상이 아닌 경우가 부지기수인 까닭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집함금지 조치를 받은 업종 외에 다른 업종의 자영업자들도 같이 무너지고 있는 셈이다. 이는 경제전문가들이 크게 우려하던 현상이다. 지난해 경제전문가들은 상가 임대차 재계약 시기가 돌아오면서 영업을 포기하는 이들이 늘면 자영업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소비심리지수나 기업경기실사지수 등은 코로나19 이전 수준까지 다다르며 회복을 향한 그림을 그리고 있지만 자영업자들은 여전히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팬데믹 위기가 집중됐던 지난해 2분기부터 1년 넘게 운영 자금이 부족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실장은 “매출액으로는 임대료, 재료비, 인건비 등 운영 자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자영업자들이 폐업을 단행하기 시작했고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면서 가을까지도 그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기업의 경우 원자재값이 인상되면 완제품의 가격을 올려서 수익성에 차질을 빚지 않도록 조치한다. 하지만 이러한 가격전가 능력이 없는 자영업자의 경우 원자재값 상승분을 상쇄할 만한 가격 인상을 단행하지 못해 수익성이 현저히 낮아진다. 거기다 대출 절벽에 금리까지 인상되면서 삼중고를 겪고 있는 게 자영업자들의 현실이다.
 
자료/한국경제연구원
 
1일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자영업자 중 39.4%는 폐업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시장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자영업자(500명 응답)를 대상으로 ‘자영업자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다. 
 
폐업을 고려 중인 자영업자 중 94.6%는 경영부진을 폐업 고려 이유로 꼽았다. 경영부진 이유로는 매출액 감소(45.0%)가 가장 높았고 고정비 부담(26.2%), 대출상환 부담 및 자금사정 악화(22.0%)가 뒤를 이었다.
 
폐업을 고려 중인 자영업자 중 33.0%는 현 상황이 지속될 경우 예상 폐업시점이 3개월 이내가 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3~6개월은 32.0%, 6개월~1년은 26.4%, 1년~1년 6개월은 8.1% 순으로 나타났다. 1년 이내 폐업을 예상하는 자영업자 비중은 91.4%에 달했다.
 
조사에 응한 자영업자의 90.0%는 올해 상반기 대비 4차 대유행 이후 월 평균 매출액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매출 평균 감소폭은 26.4%, 순이익 평균 감소폭은 25.5%였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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