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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혜원

사망선고 '혁신위'…뒤로 숨은 이재명

민주당사·대한노인회서 두 차례 고개 숙인 김은경

2023-08-03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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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용산 대한노인회 중앙회에서 김호일 회장이 노인폄하 발언 사과를 위해 방문한 김은경 민주당 혁신위원장을 만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윤혜원 기자] ‘노인 비하’ 논란에 휩싸인 김은경 민주당 혁신위원장이 3일 사과했습니다. 문제가 된 발언이 나온 지 나흘 만입니다. 김 위원장은 당사 앞과 대한노인회를 합쳐 이날 총 두 차례 고개를 숙였는데요. 박광온 원내대표도 전날 당 차원에서 이뤄진 사과에 이어 대한노인회를 찾아 사과 입장을 전했습니다. 휴가를 떠난 이재명 대표는 이날 사과에 함께하지 않았습니다.
 
“더 신중히 발언하겠다”…‘사진 따귀’ 때린 노인회장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 앞에서 입장문을 내고 “지난 일요일(지난달 30일) 청년좌담회 발언에 대한 여러 비판과 논란에 대해 사과 말씀드린다”며 “어르신들의 마음을 상하게 한 점에 대해 더욱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밝혔습니다. 
 
김 위원장은 “어르신들의 헌신과 경륜을 존중해야 한다는 말씀을 새겨듣겠다”며 “그런 생각에 한 치의 차이도 없음을 말씀드린다”고 말했습니다. 또 “앞으로 이런 상황을 일으키지 않도록 더욱 신중히 발언할 것”이라며 “지난 며칠 저를 질책해 주신 분들께 사과와 감사의 말씀을 함께 드린다”고 했습니다.
 
당사 앞 사과를 마친 김 위원장은 서울 용산구 대한노인회를 곧장 방문해 사과의 뜻을 표했습니다. 전날 한병도·이해식 의원은 대한노인회를 찾아 사과 입장을 전한 바 있는데요. 당시 김 위원장은 일정을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김호일 대한노인회장이 ‘당사자가 사과하러 와야 문제가 해결된다’고 요구하자, 김 위원장이 대한노인회를 찾은 겁니다.
 
김 위원장은 “이게 이렇게까지 비화할 것이라고는 예상 못 했다”며 “그런 어리석음이 있었다”고 시인했습니다. 그러면서 “어르신들에 대해서 공경하지 않는 마음을 갖고 산 적은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김 회장은 “앞으로 그런 일 없길 바란다”고 화답했는데요. 김 회장은 사과를 받으며 “우리나라 천만 노인을 대표해 내가 볼때기라도 때려야 노인분들이 풀릴 것 같은데 손찌검을 하면 안 되니 사진이라도 때리겠다”며 김 위원장 사진을 손바닥으로 내리쳤습니다.
 
3일 용산 대한노인회 중앙회에서 김호일 회장이 김은경 혁신위원장 노인폄하 발언 사과를 위해 방문한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를 만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박광온 “당황스럽고 안타까워”…김기현 “이재명 잠수타”
 
이날 오전 박 원내대표도 대한노인회를 찾아 사과했습니다. 그는 김 회장 등과 만나 “당에서 가끔 막말로 뜻하지 않게 상처를 주는 발언이 나와서 저희로서도 당황스럽고 안타깝기도 하다”며 “어르신을 잘 모시는 것이 청년을 홀대하는 일이라고 대립 관계를 만들어 내려 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1일부터 휴가 기간을 가진 이 대표는 이날 김 위원장 사과와 관련한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습니다. 여당은 이 대표에 김 위원장 인선의 책임이 있는데 아무 대응을 하지 않는다며 비판했습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참으로 기괴한 일은 이 대표가 잠수를 탔다는 사실”이라며 “자신이 삼고초려 끝에 초빙해 온 보물 같은 인물이 이렇게 현란한 플레이를 하고 계신데 이 대표는 오불관언”이라고 적었습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공식 사과를 하면서도 거취 표명 가능성은 일축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당 안팎에서 그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데 대해 “혁신 의지는 그대로 간다”며 선을 그었습니다. 앞서 혁신위 측에서 이번 사안에 대해 ‘사과할 일은 아니다’라고 한 데 대해서는 “사과할 일이 없다고 말하지는 않았다”며 “‘마음 푸셔라’, ‘어리석었다’, ‘부족했다’라는 말씀으로 대체됐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윤혜원 기자 hwy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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