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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혜원

리더의 무게

2023-12-18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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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15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윤혜원 기자] 리더에게는 소통이 중요한 덕목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통상 리더에 집단 내 구성원보다 큰 권한이 주어지기에, 이를 사용하려면 구성원들의 의견을 경청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는 뜻입니다. 권한에는 그만한 책임이 따르며, 그 책임 가운데 하나에 소통이 포함된다는 겁니다.
 
한국 정치 거대 양당의 한 축을 담당하는 민주당의 리더에게도 소통 요구가 제기됐습니다. 이재명 대표의 리더십에 관해서는 이 대표 취임 후 당 안팎에서 여러 의견이 나왔지만, 최근 주목할 만한 광경은 지난 15일 의원총회에서 펼쳐졌습니다. “지도부가 더 소통해야 하는데 뭐 하는지 모르겠다.” 우상호 의원은 당시 자유발언을 통해 이렇게 말하며 “선거를 앞두고 당의 통합을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고 합니다.
 
우 의원이 언급한 당의 현주소는 이 대표가 당권을 쥔 후부터 꾸준히 나타난 모습과 맞닿아 있습니다. 이 대표를 중심으로 하는 친명(친이재명)계와 비명(비이재명)계의 갈등입니다.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와 강성 지지층 등을 들며 이 대표에 퇴진을 요구하는 비명계와, 당원들의 지지를 받아 구성된 이 대표 체제를 안정적으로 끌고 가야 한다는 친명계 사이의 반목은 하루이틀 일이 아니었습니다.
 
내분은 최근 절정에 달했습니다. 비주류의 결집과 당과의 ‘결별 선언’이 그 촉매제 역할을 했습니다. 이에 비주류를 향해 정치적 변절자를 낮잡아 이르는 말인 ‘사쿠라’라는 단어까지 언급됐죠. 이 대표는 그간 여러 차례 당내 통합을 강조했지만, 그 약효가 제대로 듣지는 않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 원인에 대해 비명계는 이 대표의 통합 의지가 부족하다고 주장하고, 친명계는 공천 욕심에 억지를 부리는 비명계 탓이라며 책임 소재 공방을 계속했죠.
 
불협화음을 둔 공개 발언을 자제하던 중진 의원의 비판에 더해, 초선 의원의 쓴소리도 이어졌습니다.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오영환 의원은 의총에서 “소수 의견이 옳고 그름을 떠나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배척하고 비난하는 것이 민주당다운 모습인가”라고 따져 물었다고 합니다. 
 
더는 이 사달을 조용히 지켜보기만 할 수 없다는 취지의 지적이 당내에서 분출하기 시작하고 있는 셈인데요. 이 사태를 해소할 열쇠는 이 대표가 리더로서의 덕목을 이행하는 데 있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이 순간 민주당 리더에게 더 큰 무게가 지워지는 이유입니다.
 
윤혜원 기자 hwy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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