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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석

이균용 낙마 유력…사법부 ‘전전긍긍’

민주당 내 ‘부적격 여론’ 압도적

2023-10-04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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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유연석 기자] 더불어민주당 내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 부결 여론이 강해 오는 6일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기 힘들 전망입니다. 
 
35년 만에 맞은 사법부 수장 공백 상황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자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야당 의원들을 찾아가 이 후보자 인준을 호소하는 등 전전긍긍하는 분위깁니다. 
 
민주당 내 기류 ‘이균용 부적절’ 
 
대법원장 임명을 위해서는 반드시 국회 동의가 필요합니다. 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이 찬성해야 하기에, 168석을 차지하는 민주당의 협조는 필수입니다. 
 
민주당은 4일 의원총회에서 이 후보자 임명동의안 부결을 당론으로 채택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오는 6일 예정된 국회 본회의 직전에 당론으로 할지 자율투표로 할지를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이날 당론으로 채택하지 않은 것은 정치적 부담 때문으로 보입니다. 윤영덕 원내대변인은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을 만나 “당론으로 채택할 경우 민주당 전체가 받는 정치적 선택에 대한 부담이 있을 수 있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그럼에도 이 후보자 인사청문회특별위원회가 이 후보자 인선에 대해 매우 부적절한 인사라고 의견 일치를 봤고, 당 내 전체적 기류가 이 후보자에 대해 부정적인 것으로 전해져 이 후보자의 낙마는 유력시됩니다. 
 
대법원장 공백 장기화 전망
 
이 후보자가 낙마하면 대법원장 공백 사태는 장기화할 전망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새 후보자를 지명하고 국회의 후보 검증 절차를 다시 거쳐야 해 최소 연말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관측됩니다.
 
그 동안 사법행정 차질도 불가피합니다. 대법원장 권한대행을 맡은 안철상 선임대법관은 지난달 24일 법원 내부망에 “곧 있게 될 대법관 임명을 위한 제청 절차의 진행이나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운영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그밖에 헌법과 법률이 부여한 대법원장의 권한을 대행함에 따라 사법부 전반에 걸쳐 적지 않은 장애가 발생하리라 우려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초조한 법원행정처…야당 설득 작업 
 
대법원장 장기 공백 사태를 우려한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대응 작업에 나섰습니다. 대법원 법원행정처가 직접 민주당과 정의당 등 야당 의원을 찾아 이 후보자 임명동의안 가결을 위한 설득 작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법원행정처는 60쪽 분량의 ‘대법원장 후보자 설명자료’도 작성했는데, 해당 자료에는 “김명수 대법원장의 재판 중심의 사법행정, 민주적·수평적 사법행정 정신을 발전적으로 계승”이라는 문구가 명시됐습니다. 
 
이는 이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서 ‘김명수 대법원장 체제’를 비판했던 것과는 상반되는 상황입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민주당 달래기에 나선 것”이라며 “사법부의 초조한 분위기를 방증하는 것 아니겠냐”고 해석했습니다.
 
이 후보자에 대한 국민 여론이 부정적이라는 점 역시 야당 의원들의 마음을 돌리는 데 걸림돌이 된다는 의견도 제기됩니다. 
 
KBS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5~27일 사흘간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인준 여부에 대해 물은 결과 부결이 44.1%로 가결 응답(32.4%)보다 많았습니다. 이 조사는 면접조사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응답률은 13.8%,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입니다.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가 9월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유연석 기자 ccbb@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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