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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다혜

(Edu)고전이 어렵다고? 엄마·아빠가 같이 하면 쉬워

'원전'으로 읽히는 게 중요…친구 같이하면 더 효과

2016-07-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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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윤다혜 기자] 고전이 좋다는 데에는 많은 부모들이 공감하지만 막상 고전 읽기를 시키라고 하면 막막해진다. 고전을 단순히 오래전부터 전해 내려온 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읽어야 할 책이 차고 넘치는데 한가하게 고전이나 읽고 있으라니 이해가 안 가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고전은 아이의 학습에 필요한 자극을 주는 최고의 도구이다. 초등 고전읽기 혁명 저자인 서울 동산초등학교 송재환 교사는 "고전은 인류 사고의 근원이며 삶의 지혜이고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된다"며 "역설적으로 들리겠지만 오래된 과거를 담고 있는 고전이 미래를 열어주는 통로가 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송 교사의 도움을 받아 고전에 대한 잘못된 편견과 고전 읽기 지도법에 대해 짚어봤다.
 
우리는 최신 베스트셀러는 읽으면서 고전은 잘 읽지 않는다. 고전에 대한 편견 때문이다. 좋은 책이지만 어렵다는 생각이다. 어른이 읽기에도 버거운 고전을 아이들에게 읽히는 것은 무리라고 대부분 생각한다. 고전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아이들도 충분히 읽을 수 있는 고전도 많다. 단지 사람들이 고전을 생소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어렵게 느끼는 것뿐이다.
 
고전은 누가 읽어도 쉽지 않지만 누구나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따라서 부모들은 아이가 흥미를 가지는 분야에서 고전을 시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좋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이야기책을 좋아하므로 고전문학 분야에서 접근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대부분 부모들이 고전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초등 눈높이로 나온 책이나 만화로 된 책을 읽힌다. 이런 책은 껍데기만 고전으로, 온전한 고전 효과를 누릴 수 없다. 더군다나 내용을 알고 있다는 착각에 완역된 책은 읽지 않게 된다. 특히 문학 분야와 인문은 더욱 그렇다.
 
어린이 눈높이로 출간된 고전들은 원전의 일부분만 요약해 소개하고 있기 때문에 줄거리는 원작과 비슷하지만 원전 본연의 색이나 강점은 사라지고 일반 창작 동화 같은 느낌을 준다. 이런 작품은 엄밀히 이야기하면 엮은이가 저자가 되는 셈이다. 이는 아이의 지적 능력 발달의 기회를 빼앗는 것이나 다름없다.
 
고전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온전한 책'으로 읽어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온전한 책이란 고전 작품을 축약시키지 않은 원전 그대로의 책을 의미한다. 원작만이 줄 수 있는 사고와 상상의 공간이 있다. 원작을 읽어야만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숨은 뜻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송 교사는 아이들에게 온전한 책을 주길 권했다. 외국 고전의 경우는 완역된 책을 읽히고 우리나라 고전은 현대 감각에 맞게 번안된 책일지언정 축약된 책은 삼가야 한다.
 
보통 초등학생에게 고전이라고 하면 명작 동화나 전래 동화만을 생각하기 쉽다. '비밀의 화원', '톰 소여의 모험' 등의 문학 작품들은 원전이라도 아이들이 쉽게 읽어 나간다. 특히 독서력이 있는 아이들은 고전 문학을 대단히 재미있어하고 즐겨 읽기까지 한다. 이러한 이유들로 보통 아이들에게 고전을 읽힐 때는 일반적으로 문학부터 접근한다. 반면에 인문, 철학 고전들은 수준이 높고 어려워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는 다분히 어른 중심의 사고로 어른들이 인문, 철학 고전을 고루하고 어렵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이들도 그럴 것이라고 지레 짐작하는 것이다. 어른들의 생각과 달리 아이들은 인문, 철학 고전을 곧잘 읽기도 하며 오히려 몇몇 아이들은 어른 이상의 깨달음을 얻기도 한다. 적절한 인문, 철학 고전을 선택해 잘 이끌어 준다면 문학 고전 이상으로 잘 읽을 수 있다.
 
아이가 고전을 꾸준히 읽게 하기 위해서는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때 부모의 역할은 질문자가 되기 마련이다. 부모의 질문이 상당히 중요하다. 질문의 수준이 답변의 수준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부모는 아이와 함께 동참해야 한다. 함께 읽지 않으면 현장감 있는 질문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질문을 통해 내용의 이해를 높이고 조금 더 수준 높은 사고를 이끌어 내야 하기 때문에 아이들보다 더 집중해서 읽어야 한다. 집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부모가 먼저 솔선수범해 고전을 읽어야 한다. 아이는 부모를 그대로 따라 하기 때문이다.
 
또 책을 읽어야 좋은 질문을 할 수 있다. "지금 몇 쪽 읽고 있니?", "어때?", "주인공은 누구니?" 등 1차원적인 질문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질문자가 먼저 정독해야 한다. 이 같은 1차원적인 질문에서는 아이의 사고를 유발시킬 수 없다. 하지만 "주인공의 이름을 왜 그렇게 지었을까?"와 같은 심층적인 질문은 아이의 사고를 유발시킨다.
 
고전만 무리하게 읽힐 경우 아이가 금세 질릴 확률이 높다. 아이의 평소 독서 시간을 조금 줄여 고전 읽기 시간을 넣는다고 생각하면 된다. 일주일에 2, 3번, 30분 정도가 가장 적당하다. 사실 30분도 긴 시간이다. 처음에는 저학년은 10분, 고학년은 20분에서 시작했다가 조금씩 늘려 나가는 것이 현명하다.
 
책을 싫어한다면 책을 좋아하게 만드는 것이 급선무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별 효과가 없었다면 고전을 통해 책을 좋아하게 만들 수 있다. 바로 독서 친구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친구와 함께 한다는 사실에 흥미를 보이고 알게 모르게 경쟁심이 생겨 성공적으로 고전 읽기를 시작할 수 있다. 또 아이 생일에 책 선물 이상으로 좋은 것은 없지만 평소 책을 싫어하는 아이에게 고전 책을 선물한다면 싫어할 것이 분명하다. 방법은 아이가 평소 갖고 싶어 했던 선물과 함께 책을 선물하는 것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책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 딱 한 권만 사주며 그 안에 엄마 아빠가 보내는 생일 축하 메시지를 적어 준다. 이런 책 선물을 받은 아이는 그 책을 소중히 다루게 될 것이다.
 
지난 5월2일 서울 강남역에 위치한 예스24 중고서점 ‘예스24 강남’에서는 부모와 아이가 함께 책을 보고 있다. 사진/예스24
 
 
윤다혜 기자 snazzy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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