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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초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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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정초원입니다
11년 만에 '국가 애도의 날' 보낸 미국

2018-12-06 17:23

조회수 : 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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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우리나라 국회에서 두 번이나 연설했던 유일한 미국 대통령, 조지 허버트 워커(H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장례식이 현지 시간으로 5일에 치러졌습니다. 미국 제41대 대통령이자 '아버지 부시'로 불리는 부시 전 대통령을 애도하기 위해 각계 인사 수천명이 한 자리에 모였는데요. 전직 대통령의 장례가 치러진 이날 미국 연방정부의 업무가 중단되고 공공기관, 학교, 주식시장이 멈췄는데요. 전직 대통령을 추모하는 미국의 '국가 애도의 날(National Day Of Mourning)'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1. 추모와 유머, 불편한 동석

사진/뉴시스
 
• 아들 부시 "당신은 멋진 아버지"(연합뉴스 기사 읽어보기)
부시 전 대통령은 아버지로부터 공직의 신성함에 대해 큰 가르침을 받았다고 술회했다. 그는 "아버지는 자신이 사는 지역사회와 국가에 되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굳게 믿었고, 남을 섬기는 것이 그 사람의 영혼을 풍요롭게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우리에게 그는 천 개의 불빛 중에서 가장 밝은 빛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고인을 위대한 대통령이자 자랑스러운 아버지로서뿐 아니라 사랑스러운 남편과 할아버지의 역할 모델로서도 칭송했다.

• 유머 가득한 조지 부시 장례식(중앙일보 기사 읽어보기)
부시 전 대통의 장례식에는 여느 장례식과 달리 고인에 대한 찬사뿐 아니라 유머로 가득 찼다. 평생 친구였던 앨런 심슨 전 상원의원은 “그의 묘비명은 충성심의 'L' 한 글자면 된다. 그의 핏속에 나라와 가족, 친구, 정부에 대한 충성심이 항상 흘렀다”고도 했다. 심슨 전 의원은 추도사에서 “그는 좋은 농담을 하길 즐겼다”면서도 “그의 치명적 결점은 농담의 핵심 구절을 항상 까먹는다는 거였다”고 회고했다.

• 전·현직 대통령 부부 여덟명 앉은 부시 장례식(서울신문 기사 읽어보기)
오바마 대통령은 정중하게 악수했지만 미셸 여사는 속마음을 모르게 시늉만 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녀는 최근 인터뷰를 통해 남편이 미국에서 태어나지 않은 점을 공격한 트럼프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거든요. 힐러리 클린턴은 더 말할 것도 없었습니다. 트럼프 취임 이후 처음 만난 건데 아예 눈길조차 주지 않고 정면만 바라봤습니다. 2년 전 대선 과정에 국무장관 시절 힐러리가 개인 이메일을 공무에 썼다고 공격한 트럼프 캠프는 공공연히 “그녀를 옭아매라(Lock her up)”고 연호했지요.

=조지 H.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장례식이 워싱턴 대성당에서 국장으로 엄수됐습니다. 아들인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조사는 아버지에 대한 농담과 존경심, 애도가 뒤섞인 마지막 인사였습니다. 여느 장례식장답지 않게 고인에 대한 유머가 그의 지인들로부터 터져나오며 묘한 풍경을 자아냈습니다. 한편으로는 전현직 대통령이 한 곳에 모인 보기 드문 자리이기도 했는데요. 조지 부시 대통령과 지미 카터 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등 전현직 대통령 부부가 한 줄에 나란히 앉은 모습이 시선을 끌었습니다. 특히 서로 껄끄러운 관계인 트럼프 대통령과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와는 서로 인사조차 하지 않는 모습이 언론 카메라에 포착돼 이목이 집중됐죠. 


2. 전 대통령에 극진한 애도 기간 

사진/뉴시스
 
• 11년 만의 국장에 미국 금융시장도 휴장(매일경제 기사 읽어보기)
부시 전 대통령의 장례식이 치러지는 5일 미국 금융시장은 하루 휴장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장례식 당일을 '국가 애도의 날'로 지정하기로 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 측은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뜻에서 다음 주 수요일(5일) '국가 애도의 날'에는 개장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난 1일 밝혔다. 별도의 거래소를 운영하는 나스닥도 하루 휴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뉴욕증시에 상장된 종목의 주식 옵션 거래가 일시 중단된다. 

• “장례식 땐 나라가 멈춘다”(중앙일보 기사 읽어보기)
미국에선 전직 대통령의 국장을 치를 때는 현직 대통령이 행정명령을 내려 연방정부의 업무를 일시 정지시킨다. 따라서 공공기관, 학교 등도 휴업에 돌입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부시 전 대통령의 장례식을 치르는 5일을 ‘국가 애도의 날’로 지정해 국정 업무를 잠시 멈췄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미국의 12월5일은 나라 전체의 공식 업무가 일시 정지된 상태였습니다. 국정 업무 뿐만 아니라 주식시장도 휴업에 들어갔는데요. 미국이 국부의 장례를 어떻게 치르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미국은 초대대통령인 조지 워싱턴 전 대통령 떄부터 공식 애도 기간을 갖고 최대한의 예우를 하는 것을 전통으로 삼고 있는데요. 전쟁이나 불명예 퇴진 등의 이례적인 사례가 아니라면 단 몇 달 간의 재임 기간에도 전직 대통령의 서거에 각별히 신경써왔습니다. 


3. 세계인의 추모 행렬

조지 H.W. 부시 전 미국 대통령. 사진/뉴시스
 
• 운구행렬에 시민들 국기 흔들고 거수경례(연합뉴스 기사 읽어보기)
기지에서는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로 군악대의 연주와 예포 발사가 이어졌다. 300여 명이 나와 부시 전 대통령의 휴스턴 귀환을 지켜봤다. 이 중에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A.J. 힌치 감독도 있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스포츠를 매우 좋아해 자주 아내인 바버라 여사와 야구장에 나타나기도 했다. 운구행렬이 시속 80㎞ 정도로 고속도로를 지나가는 동안 정차한 차량에서 국기를 흔들며 부시 전 대통령에게 작별인사를 하는 시민들이 보였다.

• 국내외 지도자들의 애도(조선일보 기사 읽어보기)
국내외 지도자들의 애도도 이어졌다.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은 1일 인테르팍스통신에 "우리는 격동의 시기에 많은 일을 함께했고, 그 결과 성공적으로 냉전과 핵무기 경쟁을 끝낼 수 있었다. 그는 나의 진정한 파트너였다"며 "깊은 조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미국은 조지 허버트 워커 부시라는 애국적이고 겸손한 종복(servant)을 잃었다"고 했다. 독일 메르켈 총리는 독일 통일에 기여한 부시 전 대통령의 노력을 기리며 "그의 노력이 없었더라면 나는 아마도 지금 이 자리에 서 있지도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부시 전 대통령은 중국 인민의 오랜 친구"라고 애도했다.

• '아버지 부시'는 미국에 영광만 안겼을까(오마이뉴스 기사 읽어보기)
유명한 저축대부조합 사태가 선거에 영향을 미쳤다. 부실 대출로 인한 저축대부조합들의 집단 파산이 금융혼란을 야기하는 것을 부시 행정부가 막지 못했기 때문이다. 경제적 요인 못지않게 영향을 미친 게 또 있다. 부시 자신이 강점으로 자부했던 외교와 관련된 것이다. 냉전이 해체돼 라이벌 소련이 사라진 뒤 미국 외교의 패러다임을 재정립하는 과정에서 그는 리더십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 이것이 재선 실패를 초래한 또 다른 요인이었다.

=전세계적으로 추모의 물결이 이어지는 가운데, 부시의 공과에 대한 평가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냉전을 해체하고 걸프전을 승리로 이끈 압도적인 업적이 영광스런 이력으로 남아 있지만, 경제문제나 양극화와 같은 문제로 재선에는 실패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다만 한국 입장에서는 그 어떤 미국 대통령보다도 깊은 인연을 맺은 인물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재직 기간 동안 두 번이나 우리나라에 방문했고, 북한에 대한 평화적 메시지를 전했죠. 모든 대통령에게 공과가 있는 만큼, 사후에 다시 쓰일 평전은 어떤 내용일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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