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유가 생겨 직장인치고는 꽤 긴 여행을 다녀오게 됐습니다. 약 21일간 스위스, 이탈리아 도시들을 방문했는데요.
자동차 담당이니 유럽 거리를 달리는 자동차와 교통상황이 기억에 남습니다. 중형 이상의 SUV를 선호하는 한국, 기아자동차 대형 SUV '텔루라이드'가 대박을 친 미국과 달리 유럽은 아기자기한 소형차가 많았습니다. 큰 키를 접어 소형차로 몸을 집어넣는 유러피언들을 보면 재밌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유럽 택시는 BMW, 벤츠다'라는 소문도 사실이었습니다. 현대차도 가끔 보였습니다. 한국인의 피는 속일 수 없는지 현대차 로고만 봐도 정말 반갑더라고요. 하지만 아직 유럽에서는 한국 차보다는 토요타 같은 일본 차가 훨씬 많이 달리고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신기했던 점은 자동차 박물관에나 있을 것 같은 오래된 자동차들이 거리를 달린다는 점입니다.
여행 마지막 날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아쉬움을 달래며 산책을 하고 있는데 만화 속에 나올 것 같은 자동차를 한 대 발견했습니다. 도로 한 쪽 주차장에 서 있는 짙은 남색 차량이었는데요. 둥글둥글한 선과 귀여운 디자인을 입힌 차였습니다.
여행하며 자동차 사진을 찍은 적은 없었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한눈에 반해 저도 모르게 휴대폰을 꺼내 셔터를 누르고 있었습니다.
내부를 살짝 들여다봤는데 한눈에 봐도 좁았습니다. 4인석이긴 했는데 160cm를 넘지 않는 제가 타도 비좁을 것 같더군요.
남성들만 탄다면 앞자리에 한사람, 뒷자리에 한사람 타면 꽉 찰 것 같더라고요. 보기에는 정말 예뻤지만 실제 내 차라면 좀 불편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양산형 자동차가 아닌 전 세계에 딱 한 대만 있을 것 같은 차라 앞에 서서 한참을 구경했던 기억이 나네요.
자동차 담당 기자이지만 유럽의 소도시나 구시가지는 자동차보다는 자전거나 트램이 더 어울리는 곳이었습니다. 골목이 정말 비좁고, 바닥도 포장도로가 아닌 돌을 하나하나 박아 만든 울퉁불퉁한 길이었기 때문입니다. 바퀴가 달리기에는 사실 좀 친절하지 않은 곳이죠. 하지만 그 투박한 매력 때문에 전 세계 관광객이 몰리는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어쨌거나 한국에 돌아오니 자동차로 담당이 정해졌고, 저 자동차 모델명이 문득 궁금해지더라고요. 유럽에서 제 마음을 빼앗은 자동차 모델명을 기필코 알아내리라는 전투력도 생기고요. 그래서 말인데 혹시 이 자동차 이름 아시는 분은 메일(wldud91422@etomato.com)이나 댓글로 알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