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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박보영 "소녀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2015-11-26 14:48:33 2015-11-26 14:48:33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요즘 배우 박보영을 보면 '국민 여동생'이 맞나 싶다. 귀엽고 애교 넘쳤던 그가 변해도 많이 변했다. 음탕함을 내비치고('오 나의 귀신님'), 남자와 지낸 하룻밤을 아무렇지 않게 말한다('돌연변이'). 욕설은 이제 자연스러울 정도다. 이번 새 영화에서는 스포츠 신문사 연예부 수습기자가 돼 상사에게 "열정 같은 소리 하고 있네"라고 성질을 낸다. 그의 대사가 새 영화의 제목이다.
 
영화 '열정 같은 소리 하고 있네'에 출연한 박보영. 사진/NEW
 
이번 영화에서 박보영은 도라희 역을 맡아 귀여움을 싹 뺐다. 성질은 기본이고, 힘겨운 현실과 부딪힐 때는 다소 이기적인 면도 드러낸다. 연예부 수습기자로서 정규직 기자가 되기 위해 아등바등 싸우는 박보영이 보인다. 매력적이지는 않은 도라희 역을 선택한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했다.
 
"사실 저는 계속 소녀였어요. 교복을 입고 있었어요. 이제는 소녀를 벗어나 사회초년병이 되고 싶을 때 '열정' 제안이 들어왔어요. '생각보다 빨리 왔다'고 좋아했어요. 제 나이 대 역이 들어왔을 때 해야된다고 생각했어요. 관객이 받아들이지 못할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제겐 출발점이라는 의미가 있었어요."
 
조금은 빨리 소녀에서 성인으로 바뀌고 싶었기 때문이었을까, 2015년의 박보영의 작품을 보면 '잠자리'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tvN 드라마 '오나귀'부터 '돌연변이', 이번 '열정 같은 소리 하고 있네'에서도 박보영은 남자와 부대낀다. 비록 실제 장면은 없지만, 얼마든지 추측 가능한 수준이다. 여동생으로만 비춰졌던 그에게 큰 변화다.
 
"사실 수위를 엄청 낮춘 거예요. 소녀에서 사회초년생으로 오고는 싶었는데, 너무 성큼성큼 가는 거 같은 거예요. 특히 '돌연변이', '오나귀'는 한 발짝이 아니라 열 발짝은 앞으로 가는 느낌이었어요. '오나귀'는 고민을 많이 하던 중 웃으면서 야한 표현을 했던 게 우연히 반응이 좋았던 거예요."
 
박보영. 사진/NEW
 
극중 도라희는 상사 하재관으로부터 온갖 핍박을 받는다. 수습기자들이 하는 실수를 어김없이 저질러 무시받기는 일쑤며, 성희롱도 당한다. 어렸을 적부터 배우의 길을 걸어온 박보영도 실제 현실에서 일어나는 사회초년병의 애환을 공감하고 있었다.
 
"직장을 다녀본 건 아니지만, 연기하면서 신인 때 생각이 많이 났어요. 신인 때는 페이도 적게 받고, 하루 종일 대기하다가 못 찍기도 하고 그랬거든요. 혼나기도 정말 많이 혼났었었어요. 그 때를 많이 떠올리면서 연기했어요."
 
올 한해 개봉한 영화만 3편에 드라마까지도 히트시켰다. 누구보다도 바쁘고 알찼던 박보영의 2015년이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만족하고 있지는 않았다. "올해 만족하지는 않아요. 만족할 만한 시기는 빨리 올 것 같지 않아요. 그냥 열심히는 했다고 토닥여주고 싶어요."
 
함상범 기자 sbrai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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