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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바겐세일①)할인으로 수요자 모시기…콧대 낮춘 분양·입주시장
현금 지금에 할인 분양·명품백 경품까지
"미분양부터 피하고 봐야"…분양업계의 고육지책
입주시장도 '발 동동'…수분양자들 "전세 내려서 잔금 치러야"
2022-11-30 06:00:00 2022-11-30 06:00:00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부동산 시장 침체에 금리 인상 여파가 더해지면서 수도권 분양시장에 할인 마케팅이 성행하고 있다. 중도금 무이자는 물론 현금 지급부터 분양가 할인까지 주택사업자들은 미분양을 피하고자 '울며 겨자 먹기'로 각종 방법을 동원하는 모습이다.
 
입주시장의 경우 수분양자들이 저렴한 전세 매물을 내놓고 있다. 전세 보증금을 받아 잔금을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불과 1년 사이 확 바뀐 주택시장 분위기에 손님 모시기가 한창이다.
 
29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서울 구로구 오류동의 '천왕역 모아엘가 트레뷰'는 계약자에게 한달 이내 현금 3000만원을 지급하는 조건을 내걸었다. 중도금 무이자에 1000만원 이상의 발코니 확장 공사도 무상으로 제공한다.
 
천왕역 모알엘가 트레뷰 분양 관계자는 "기존 중도금 40%는 무이자고, 시행사 보증을 통한 추가 중도금 대출 20%는 이자 후불제"라며 "단 3000만원 안에 이자 지원액 700만원이 포함돼 있어 사실상 중도금 무이자나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이어 "이것저것 다 따지면 사실상 1억원 상당을 지원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단지는 지난 8월 청약접수 당시 전체 1.55대 1의 평균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며 모집가구 수를 간신히 채웠다. 그러나 대거 미계약으로 129가구가 무순위 청약으로 나왔지만 101가구가 미달돼 현재 선착순 분양을 진행 중이다.
'천왕역 모아엘가 트레뷰' 홈페이지 화면. (사진=천왕역 모아엘가 트레뷰 홈페이지)
올해 초 후분양에 나섰던 서울 강북구 수유동의 '칸타빌 수유팰리스'는 분양가를 기존 대비 10~15% 낮추고 입주자 관리비 대납 조건을 내세웠지만 7번째 무순위 청약에도 미분양을 털어내지 못했다.
 
대형 건설사가 짓는 주거시설도 예외는 아니다. GS건설이 시공하는 서울 은평구 신사동의 '은평자이 더 스타'는 중도금 무이자 등 금융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대우건설이 짓는 파주 운정신도시의 '운정 푸르지오 파크라인' 오피스텔은 분양가를 2억~3억원 가량 할인했다.
 
운정 푸르지오 파크라인 분양 관계자는 "올해 5월 8억~9억원에서 현재 2억~3억원 내린 가격에 분양 중"이라며 "기존 수분양자들에게는 차액을 환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밖에 명품 가방이나 외제차를 경품으로 주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올해 부동산 경기 흐름이 급변하면서 주택사업자들은 큰 출혈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고육지책을 쓰고 있다. 한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금리는 높고 집값은 더 떨어질 것 같은데 누가 선뜻 분양을 받으려 하겠느냐"면서 "수익이 크게 줄어도 미분양을 피하려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김성은 기자)
분양 뿐만 아니라 입주시장에도 할인 열풍이 불고 있다. 2~3년 전 분양 호황기 때 청약을 받은 수분양자들이 입주 시점에 잔금을 치르기 위해 전세가격을 저렴하게 내놓고 있다.
 
새 아파트 입주가 이뤄지고 있는 인천 검단신도시에서는 2억원 초중반대에 전용면적 84㎡ 전세 매물을 구할 수 있다. 융자가 끼여 1억원 후반까지 내려간 매물이 등장하기도 했다.
 
검단신도시의 한 공인중개사는 "입주 기한 내 중도금 대출을 갚으면서 잔금을 치러야 하는데 여유자금이 많은 사람들이 많지 않다 보니 통상 전세금을 받아서 납부한다"며 "정해진 기간 내 세입자를 들여야 하기 때문에 전세가격이 저렴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주택시장 상황은 지난해와는 딴판이다. '묻지마 청약'에 분양물량은 완판 행진을 기록했으며, 공급 부족으로 '전세대란'을 우려했던 시기가 불과 1년 전이다. 올해 갑작스런 수요자들의 관망세로 인한 시장 충격파는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주택시장 심리가 반등하기에는 시장 여건이 좋지 않고, 금리 변수 등 악재가 많아 당분간 시장 침체 상태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매매와 전세 시세도 상당 부분 하락했기 때문에 분양 계약자나 전세 세입자를 구하는 부분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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