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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국회의장 4파전…관전 포인트 '셋'
조정식·추미애·우원식·정성호 후보 등록
'개혁 의장' 한목소리…결선투표에 촉각
2024-05-08 17:37:55 2024-05-08 18:02:38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22대 국회의 전반기 의장 선거가 4파전으로 최종 압축됐습니다. 민주당 소속인 6선의 조정식 의원과 추미애 당선인, 5선의 우원식·정성호 의원이 출사표를 각각 던졌는데요. 마지막까지 후보군으로 거론됐던 박지원 당선인은 불출마 의사를 밝혔습니다. 
 
후보들은 일제히 '개혁 의장'이 되겠다고 자처하며 자신이 적임자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대외적으로 인지도가 가장 높은 추 당선인이 유력 주자로 꼽히는 가운데, 원내대표 선출 때와 마찬가지로 '명심(이재명 대표 의중)'을 업은 후보가 최종 승자가 될 전망입니다. 이번 의장 선거에서 처음 도입된 결선투표 방식도 핵심 변수로 부상했습니다. 
 
민주당 정성호(왼쪽부터), 우원식, 조정식, 추미애 국회의장 후보자들이 3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더불어민주당 제1기 원내대표 선출 당선자 총회에 입장해 손잡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①명심 어디로
 
차기 국회의장 경선의 최대 변수는 '명심'입니다. 앞서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에서도 '찐명'(진짜 이재명계) 박찬대 의원이 출마 선언을 한 이후 후보군으로 거론되던 사람들은 줄줄이 불출마의 뜻을 밝혔습니다. 결국 단독 추대 된 박 의원이 22대 국회의 첫 번째 원내사령탑에 올랐습니다. 
 
이 때문에 국회의장 선거도 비슷한 양상으로 치러질 것으로 보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후보자들도 이를 의식한 듯 '강한 국회'를 만들겠다는 포부와 함께 '민주당편' 의장이 되겠다는 뜻도 함께 강조하고 있습니다. 
 
가장 노골적으로 명심을 드러내는 후보는 조 의원입니다. 앞서 그는 한 인터뷰에서 "명심은 나에게 있다"고까지 직접적으로 언급했는데요. 후보 등록 첫날이었던 지난 7일 신청서를 제출한 이후에도 "이번 총선의 민의는 민생회복과 윤석열정권에 대한 심판과 견제를 제대로 하라는 것"이라며 "제가 국회의장이 된 후에도 정치검찰의 입법부 무력화 시도가 있다면 나를 밟고 가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민주당 의장'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낸 셈입니다. 
 
같은 날 후보 등록을 한 우 의원도 "명심, 당심을 배경 삼지 않고 오로지 민심의 물꼬를 트는 일에 집중하겠다"면서도 스스로를 "이재명의 사회개혁 가치동반자"라 칭하며 은연중에 명심을 드러냈습니다. 
 
이 대표의 오랜 친구이자 친명(친이재명)계 좌장으로 알려진 정 의원 역시 이날의 출마선언문에서 "국회의장은 기계적 중립을 넘어 국정을 적극적으로 견인해야 한다"며 "대통령의 권한을 넘는 법률안 거부권 행사, 입법부에 대한 과도한 압수수색, 시행령 통치 등 반헌법적 월권에 대해 물리적 제재, 권한쟁의 등을 통해 강력히 대응하는 국회를 실현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마찬가지로 이날 후보 등록과 함께 출마 기자회견을 한 추 당선인은 "의장의 독주와 전횡을 막기 위해 의장에 대한 불신임 권한을 당과 당원에 위임하겠다"고까지 선언했습니다. 
 
②추미애 리스크
 
4인4색의 국회의장 경선이 예고된 가운데, 외형적으로는 추 당선인의 가능성이 가장 높게 점쳐집니다. <뉴스토마토>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달 30일 공표된 130차 정기 여론조사 결과(2728일 조사·휴대전화 안심번호 활용한 무선 자동응답 방식·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고), 전체 응답자의 40.3%가 22대 국회 첫 국회의장으로 추 당선인을 지목했습니다. 한 자릿수 대 응답률을 기록한 다른 후보들을 월등히 따돌렸습니다. 
 
법무부 장관 시절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과 극심한 갈등을 빚은 이른바 '추·윤(추미애·윤석열) 갈등'으로 윤석열정부에 대립각을 세울 수 있는 강성 이미지를 갖춘 점 역시 그의 당선 확률을 높이는 요인입니다. 
 
하지만 추 당선인의 강성 이미지는 '양날의 검'과도 같습니다. 국회의장이 된 추 당선인이 윤 대통령과 번번이 충돌하게 되면 되레 이 대표의 존재감이 옅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당 일각에서 제기됩니다. 또한 추 당선인이 2009년 환경노동위원장을 역임할 당시, 소속 정당인 민주당을 제외한 채 당시 여당이었던 한나라당과 단독으로 상임위를 소집했던 '환노위 사건'이 다시금 회자되며 "불안하다"는 염려를 낳기도 합니다. 
 
이 같은 여론을 인지한 듯 추 당선인은 이날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검찰 독재 정권 하에서 국민을 지키는 데 한 몸이 돼야 한다. 시대적 소명에서 누구도 일탈해선 안 된다"며 이 대표의 경쟁자가 되지 않겠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언급했습니다. '추·윤 갈등'에 대해서도 "윤석열 검찰총장의 검찰 쿠데타 세력이 만든 것"이라고 일축했습니다. 
 
③결선투표
 
국회의장 선거의 마지막 변수는 결선투표 제도입니다. 민주당은 경선 방식을 기존의 '최다 득표'에서 '결선투표' 방식으로 변경을 했는데요.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1,2위 후보를 상대로 결선투표를 진행합니다. 
 
다수가 입후보를 한만큼 1차 투표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은 사람이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큰데, 사실상 추 당선인을 견제하기 위한 조치라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본투표 이전이라도 후보들 간의 단일화가 이뤄진다면 해당 후보로 표가 몰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수도권 지역의 한 재선 의원은 "누가 의장이 될지는 선거 결과를 보기 전까지는 알 수 없다"며 "겉으로 지지하는 사람과 실제 표를 준 사람이 다른 경우가 수두룩하기 때문"이라고 결과를 쉽게 예단할 수 없음을 시사했습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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