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의 힘' SK하이닉스, 2분기 영업익 5조4685억
매출 16조4233억원, 역대 최대 분기 매출
HBM 매출 전분기보다 80% 이상↑...낸드도 2개 분기 연속 흑자
2024-07-25 13:40:36 2024-07-25 14:22:34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SK하이닉스가 올해 2분기 영업이익 5조원 이상의 '깜짝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고대역폭 메모리(HBM) 효과로 6년 만에 분기 영업이익 5조원대를 넘어섰습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대호황)과 SK하이닉스의 HBM 시장 지배력이 맞물린 결과입니다.
 
SK하이닉스는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5조468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영업손실 2조8821억원) 대비 흑자 전환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5일 밝혔습니다. 매출은 16조4233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24.8% 증가했습니다. 순이익은 4조1200억원으로 흑자로 돌아섰습니다. 2분기 영업이익률은 전 분기보다 10%포인트 상승한 33%를 기록했습니다. 
 
SK하이닉스 이천 본사.(사진=연합뉴스)
 
AI 시장 확대로 HBM 수요 폭증 '호실적'
 
이번 매출은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으로, 기존 기록인 2022년 2분기 13조8110억원을 뛰어넘었습니다. 영업이익 역시 크게 늘어 반도체 슈퍼 호황기였던 2018년 2분기(5조5739억원), 3분기(6조4724억원) 이후 6년 만에 5조원대 실적을 달성했습니다.
 
이는 인공지능(AI) 시장 확대로 HBM 수요가 폭증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됩니다. 여기에 고성능·고용량 낸드 수요가 증가하면서 1분기에 이어 호실적을 기록했습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HBM, eSSD 등 AI 메모리 수요 강세와 함께 D램과 낸드 제품 전반적으로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며 1분기 대비 매출이 32% 증가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프리미엄 제품 중심으로 판매가 늘고 환율 효과도 더해지면서 2분기 영업이익률은 전분기보다 10%포인트 상승한 33%를 기록, 회사는 시장 기대에 부응하는 호실적을 거뒀다"고 설명했습니다.
 
세부적으로 보면 D램에서는 지난 3월부터 양산에 들어가 공급을 본격화한 HBM3E와 서버 D램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판매 비중이 확대됐습니다. 특히 HBM 매출은 전분기 대비 80% 이상, 전년 동기 대비 250% 이상 증가하며 실적 개선을 주도했습니다.
 
낸드의 경우 eSSD와 모바일용 제품 위주로 판매가 확대됐습니다. 특히 eSSD는 1분기보다 매출이 약 50% 증가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갔습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부터 낸드 제품 전반에 걸쳐 평균판매단가(ASP) 상승세가 지속되며 2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고 했습니다.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사진=연합뉴스)
 
"HBM 우위 당분간 지속"…HBM3E 12단 3분기 양산
 
업계에선 HBM의 향후 성장성과 낸드 가격의 상승 폭 등을 감안하면 SK하이닉스의 하반기 실적 전망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D램은 제품 믹스 개선 효과, 낸드는 QLC eSSD 판매 증가 효과에 기인한다"며 "후발주자들의 HBM3E 시장 침투가 예상과 달리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함에 따라 (SK하이닉스의) HBM 시장 선두업체로서의 경쟁 우위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HBM3E 공급은 4분기 초반부터 본격화될 것"이라며 "SK하이닉스의 연간 영업이익은 HBM 효과에 힘입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2018년(20조8000억원)보다 많은 23조9000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4세대 HBM인 HBM3를 사실상 독점 공급하고 있고, 5세대 HBM인 HBM3E 8단 제품의 경우 메모리 업체 최초로 엔비디아에 납품하고 있습니다.
 
하반기에도 AI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고성능 메모리 판매 역시 늘어날 전망입니다. 아울러 일반 메모리 제품 수요도 상승세가 기대되는 상황입니다.
 
SK하이닉스는 이에 발맞춰 주요 고객에게 샘플을 제공한 HBM3E 12단 제품을 3분기 내 양산해 HBM 시장에서의 리더십을 이어간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업계에서 유일하게 최고 용량 256GB 서버용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DDR5 분야에서도 하반기에 32Gb DDR5 서버용 D램과 고성능 컴퓨팅용 MCRDIMM(여러 개의 D램이 기판에 결합된 모듈 제품)을 출시해 경쟁우위를 지켜간다는 방침"이라고 말했습니다.
 
낸드에서도 수요가 커지고 있는 고용량 eSSD 판매를 확대한다는 계획입니다. 60TB 제품으로 하반기 시장을 선도해 나가며 eSSD 매출은 지난해 대비 4배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낸드 제품 포트폴리오 전반에 걸쳐 고객에게 경쟁력 있는 솔루션을 선보임으로써 실적 상승 추세를 이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AI 메모리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청주 M15X를 내년 하반기 양산을 시작한다는 목표로 건설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현재 부지 공사가 한창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첫 번째 팹을 예정대로 내년 3월 착공해 2027년 5월 준공할 계획입니다.
 
김우현 SK하이닉스 부사장(CFO)은 "수익성 중심 투자 기조 하에 2분기 동안 필수 투자를 진행하면서도 1분기 대비 4조3000억원 규모의 차입금을 줄일 수 있었다"며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기반으로 최선단 공정 기술과 고성능 제품 개발에 매진해 AI 메모리 선도기업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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