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론 기름 부은 김문수 "박근혜 탄핵 잘못됐다"
"사퇴하라" 야당 포화에…"나라 위해선 목숨도 바쳐"
"박근혜가 뇌물죄면 나도 뇌물죄"…'뻘건 윤석열'엔 "집회 중 격해져"
2024-08-26 17:38:36 2024-08-26 18:24:04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과거 막말 파문으로 야당의 '자진 사퇴' 요구가 빗발쳤던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은 잘못된 것"이라고 재차 주장하며 '불가론'에 재차 기름을 부었습니다. 그는 과거 참석했던 집회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수차례에 걸쳐 박 전 대통령의 탄핵에 부정적 입장을 밝혀왔는데요. 이날에도 "역사적으로 재평가해야 한다"며 기존의 입장을 고수한 것입니다. 다만 당시 박근혜 특검의 수사팀장을 맡았던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해 '뻘건 윤석열' 발언을 했던 것에 대해서는 "집회 중 감정이 격해졌던 것"이라고 일축했습니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더불어민주당 소속 안호영 위원장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쌍용차 자살특공대' 발언 논란에김문수 "반성할 문제 아냐"
 
김문수 후보자는 26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박 전 대통령을 역사적으로 재평가해야 한다'는 발언의 취지를 묻는 박해철 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박 전 대통령과는 나이도 같고, 같은 (세월을) 같이 쭉 살았기 때문에 그분이 뇌물죄로 구속되면 저도 뇌물죄다. 그분은 뇌물을 줘도 뇌물을 알지도 못하고, 받지도 않을 사람"이라고 답변했습니다. 
 
이어 김 후보자는 헌법재판소의 박 전 대통령의 탄핵 인용 판결에도 "동의할 수 없다"고 소신을 밝혔는데요. 그는 "헌법재판소 결정문을 다 동의 못한다는 것은 아니고, 방금 의원님께서 말씀하신 부분(직권남용·정경유착 등)의 생각이 다르다는 것"이라며 "박 대통령이 정경유착을 했다고 저는 보지 않는다. 박 대통령이 헌법 질서를 뭘 어떻게 파괴했느냐"고 반문하기도 했습니다. 
 
김 후보자는 이날 '박근혜 탄핵'에 대해서는 일관되게 '잘못된 것'임을 주장했지만, 국정농단 수사팀장이었던 윤 대통령에 대한 저격성 발언은 부인하는 다소 모순적인 언행도 보였습니다. 
 
김 후보자는 '뻘건 윤석열이 죄 없는 박근혜 대통령을 잡아넣었다고 집회에서 발언한 입장이 변함이 없느냐'는 박 의원의 질의에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윤석열 대통령이 한 것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는데요. 집회에서의 발언 여부를 재차 묻자 "(집회를) 하다 보면 좀 감정적이고 격한 그런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 생각한다"고 해명을 하기도 했습니다. 
 
아울러 김 후보자는 경기도지사 시절 "쌍용차 노조는 자살 특공대"라고 한 발언과 관련해 "반성할 문제가 아니다"라고도 말했습니다.
 
김 후보자는 이와 관련한 정혜경 진보당 의원 질의에 "내가 한 말이 아니고 본인들이 그렇게 행동한 것"이라며 "당시 그런 식으로 행동한 게 많이 있다"고 의견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김 후보자는 또 "지금은 쌍용차가 많이 바뀌었지만, 당시엔 내가 많은 조언도 하고 노력했음에도 결국 너무 과격한 노동운동으로 상하이자동차가 철수했다"며 "그때는 정말 문제가 많았다"고 거듭했습니다. 
 
반성의 뜻이 없느냐는 정 의원의 질문엔 "반성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습니다.
 
"사퇴하라" 집중포화에도 '외면'
 
이날 인사청문회에서는 후보자의 선서에 앞서 과거 막말에 대한 사과와 사퇴 의향을 묻는 야권의 공방이 거세게 벌어졌는데요. 
 
강득구 민주당 의원은 "한 사람이 과거에 했던 말과 글은 그 사람의 현재를 보여준다"며 "후보자는 과거 차마 입에 담기도 어려운 망언을 연속했다. 적어도 돌아가신 분들과 유가족분들께 고통을 드린 망언에 대해서는 분명한 사과가 있어야 청문회를 시작할 수 있다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같은 당의 김태선 의원도 "후보자는 극우 세력의 선봉에 서서 2019년 대한민국 국회를 유린하고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모욕한 주동자"라며 "삼권분립의 한 축인 국회를 언제든 선동과 폭력으로 짓밟을 수 있다고 믿는 헌법과 민주주의 파괴자"라고 비난했습니다. 이어 그는 "후보자는 스스로 사퇴하는 것이 마지막 양심을 지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 같은 발언들에 김 후보자는 "저는 학생운동을 1970년부터 시작해 노동현장에서도 7년 정도 있었다"며 "이후 정치를 시작해 국회의원, 경기도지사, 경제사회노동위원장을 겪었다"고 자신이 걸어온 행적들을 설명했는데요. 
 
그러면서 그는 "제가 했던 어떤 말의 일부를 가지고 의원님들께서 시비를 하시면 아마 1년 내내 해도 부족하지 않을 만큼 제 발언에 문제도 많이 있을 것"이라며 "필요한 경우 사과도 하고 아무것도 다 해야 된다고 보지만, 그것이 국민과 대한민국을 위해서 필요한 일이라면 제가 사과가 아니라 목숨도 바칠 일이 있으면 바쳐야 된다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다소 모호한 표현이 거듭됐지만 사실상 사과와 사퇴는 없다는 뜻입니다. 
 
이후 이어진 박해철 의원의 질의 중 "지금이라도 사퇴할 용의가 없냐"는 물음에 김 후보자는 "없다"고 일축했습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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