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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오르는 선박연료값…'스크러버' 다시 뜰까
저유황유 가격 400달러 돌파…고유황유 가격차 100달러
2020-10-13 05:41:00 2020-10-13 05:41:00
[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선박 연료 가격이 점차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한동안 주춤했던 스크러버 시장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을 지 주목된다.  
 
12일 선박유정보제공업체 쉽앤벙커에 따르면 저유황유(MGO·VLSFO) 가격이 오름세다. 전 세계 주요 20대 항만의 VLSFO(초저유황유) 가격이 9일 톤당 342.5달러를 기록했다. 같은날 MGO(선박용 경유)는 401.5달러로 집계됐다. 반면 고유황유(IFO 380) 가격은 285달러로 300달러를 밑돌고 있다. 
 
저유황유 가격은 3분기까지 하락세 그렸다. 작년 말만 하더라도 연료 공급 우려에 700달러를 돌파하기도 했으나 올해는 한때 200달러대까지 떨어졌다. 코로나19에 따른 선박 연료 수요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알파라발 스크러버 시험 탑재 모습. 사진. 배가가스정화장치협회(EGCAS) 홈페이지
 
그런데 최근 들어 저유황유 가격이 점차 상승세다. VLSFO는 300달러 중반대를 유지 중이며 MGO는 400달러를 돌파했다. 
 
해운 시황 개선 기대감과 정유사의 공급량 조절 영향인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경제회복 기대감과 연료 수요 증가가 맞물리면서 가격 상승을 이끌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료가격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잠시 주춤했던 스크러버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지가 관심사다. 일반적으로 저유황유와 고유황유간 가격차가 100달러 이상 벌어지면 스크러버를 설치하는 것이 경제적이란 분석이다. 초기 투자비용 회수기간이 3~4년이 채 안되기 때문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유가 상승시 저유황유와 고유황유 가격 차이는 더욱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그동안 스크러버를 탑재하기 꺼렸던 선사들이 운항비 절감을 위해 스크러버 설치에 나서면 시장도 점차 활성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스크러버 설치 시기는 좀 더 기다려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아직 저유황유와 고유황유의 가격차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고유황유와 MGO와의 가격차는 116달러로 100달러가 넘지만 VLSFO와는 57.5달러로 적은 편이다. 신조선에 스크러버를 설치한 경우 투자비 회수에 대한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지만 선령이 높은 현존선은 오히려 저유황유를 사용하는 것이 경제적이다. 
 
결국에는 연료 가격차가 더 벌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선사들은 스크러버를 설치하는데 절대적인 연료값보다 저유황유와 고유황유의 격차가 더 중요하다"며 "가격차가 벌어지면 스크러버 수요가 다시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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