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뉴스토마토 이효진 기자] "전재수랑 힘 합칠 사람 뽑아야제", "그래도 우린 보수 아닙니까"
부산 북구 구포시장에서 가족과 장을 보던 김씨(남성·40대)는 이번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하정우 민주당 후보를 뽑겠다고 했습니다. 부산시장에 전재수 민주당 후보, 북갑 국회의원에 하 후보를 점찍은 김씨는 "대통령도 민주당인데 같은 민주당이 발 맞춰가는 게 맞다"고 말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그래도 보수 진영 후보를 찍어야 한다는 시민들도 쉽게 만날 수 있었습니다. 다만 박민식 국민의힘 후보와 한동훈 무소속 후보를 두고는 의견이 나뉘었습니다. 만덕동에서 옷 가게를 운영하는 박씨(남성·70대)는 "장동혁 대표도 그렇고 지금 국민의힘 꼴 보기 싫다"며 "한동훈은 말에 진심이 느껴진다. 처음엔 30점이면 지금은 100점"이라고 했습니다. 반면 숙등역 근처에서 만난 이씨(남성·60대)는 "당을 망쳐놓은 사람"이라며 날을 세웠습니다.
부산 북구 구포시장 인근에서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박민식 국민의힘 후보와 한동훈 무소속 후보 지지자들이 유세 중이다. (사진=뉴스토마토)
"예산 더 받아올 여당 의원 필요"
<뉴스토마토>가 사전투표 전날인 지난 28일부터 본투표 직전 주말인 31일까지 살펴본 부산 북갑 시민들의 민심은 팽팽하게 갈렸습니다. 당초 3자 구도로 시작된 부산 북갑 보궐선거는 선거 막판으로 접어들자 하정우 민주당 후보와 한동훈 무소속 후보의 양강 구도로 변화했습니다. 이들을 박민식 국민의힘 후보가 뒤쫓는 형국입니다.
하 후보의 최대 강점은 이곳에서 3선을 지낸 전 후보의 바통을 이어받았다는 점입니다. 구포시장 인근에서 옷 가게를 운영하는 상인(여성·40대)은 "30년 숙원사업이던 개 시장 철수, 도서관 정비 등 전 후보가 오고 바뀐 게 참 많다"며 "하 후보는 전 후보가 많이 도와주지 않나"라고 밝혔습니다.
만덕역 인근에서 떡집을 운영하는 김씨(여성·40대)는 "우리 구를 대표하는 국회의원은 '가장'과 마찬가지"라며 "전 후보가 시장이 될 가능성이 높은 데다 대통령도 민주당이니 동네에 필요한 예산을 끌어오려면 한 푼이라도 더 받아 올 가능성이 있는 여당 후보를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이 영향을 미치기도 했습니다. 덕천초등학교 인근에서 꽈배기 가게를 운영하는 김씨(남성·50대)는 "나는 합리적 보수지만 이번에는 하정우를 찍을 예정"이라며 "민주당이 일 잘하지 않나. 힘 실어주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하정우 민주당 부산 북갑 국회의원 후보가 덕천역 인근에서 지지자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보수진영 사표 막으려면 한동훈 찍어야"
반면 만덕동에서 30년간 채소 장사를 했다는 김씨(여성·70대)은 "하정우는 너무 어리다"라며 한 후보를 지지한다고 말했습니다. 박 후보를 놓고는 북구를 한 번 떠난 '철새'에 비유했습니다. 김씨는 "한동훈은 진심으로 다가오는 게 느껴져서 마음이 기울었다"며 "박민식은 뽑을 땐 좋았는데 서울 가지 않았나. 다신 안 온다더니 정치하려고 그냥 온 거 아닌가"라고 꼬집었습니다.
국민의힘 지지자지만 '사표'를 막기 위해 한 후보를 뽑겠다는 시민도 다수였습니다. 숙등역 인근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유씨(여성·20대)는 "내 또래는 한동훈 반, 하정우 반"이라며 "원래 국힘 지지자인데 박민식은 뽑아도 안 될 거 같다. 파란당(민주당)은 막아야 하지 않나"라고 설명했습니다.
배우자와 만덕동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전씨(남성·60대)도 "원래 보수 지지자인데 박민식 뽑으면 떨어질 거 같다"며 "하정우는 제대로 토론도 안 하는데 되면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한동훈 무소속 부산 북갑 국회의원 후보가 덕천역 인근에서 지지 연설 중 손을 치켜들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미우나 고우나 우리 고장 사람을 찍겠다"는 시민도 포착됐습니다. 구포에서만 50년을 살았다는 신씨(여성·70대)는 "하정우·한동훈"은 여기에 연고도 없다"며 "박민식은 지역 발전에도 관심 갖고 책임감 있게 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덕천역 인근에서 만난 유씨(여성·20대)는 "서울 사람들 찍어서 뭐 하나"라며 "게다가 한동훈은 지금 국민의힘도 아니지 않나"라고 비판했습니다. 숙등역에서 마주친 이씨(남성·60대)는 "한동훈은 국민의힘 아니었으면 장관 됐겠나"라며 "덕을 많이 봐놓고선 욕먹을 짓을 한다"고 일갈했습니다.
부산 북갑 유권자들의 엇갈린 민심은 여론조사에서 잘 나타납니다. 지난 28일 공표된 <SBS·입소스> 여론조사(5월25일~27일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포인트·무선전화방식)에 따르면 부산 북갑 국회의원 후보 중 한 후보가 39%의 지지율로 선두를 달렸습니다. 이어 하 후보 35%, 박 후보 14%로 집계됐습니다. 오차범위 내에서 선두 싸움이 치열합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덩달아 사전투표 열기도 뜨거웠습니다. 사전투표 첫째 날 아침부터 덕천2동 행정복지센터엔 투표하기 위한 유권자들이 3층부터 계단을 따라 줄을 서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부산 북갑 사전투표율은 25.57%를 기록하며 전국 평균(24.12%)을 넘어섰습니다.
박민식 국민의힘 부산 북갑 국회의원 후보가 지지자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부산=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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