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공매도 여파에 집중된 윤석열의 입
LG엔솔 공매도 거래 1위…주가는 상장 이래 최저치 추락
코스피200 지수 편입 '호재'가 공매도 '타깃'이란 악재로 '둔갑'
"기울어진 운동장 바로 잡는 공매도 제도 개선 기대"
2022-03-15 06:00:00 2022-03-15 06:00:00
[뉴스토마토 최성남 기자] LG에너지솔루션(373220)이 코스피 200 지수 편입 이후 주가가 곤두박질 치고 있다. 주가는 1월 상장 이후 최저치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LG엔솔의 주가 하락 주범이 공매도로 지목되면서 후보 시절부터 공매도 제도 개선을 강조한 윤석열 당선인의 공약 이행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단일화 파트너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인수위원장 임명까지 이뤄지면서 투자자들은 공매도 관련 제도 개선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윤 당선인이 여성가족부 폐지 등 공약 사항을 이행하는 모습을 나타내면서 대표적인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지목되는 공매도 제도가 개선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LG엔솔, 1개월래 주가 추이.(캡쳐=한국거래소)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1일 LG에너지솔루션은 공매도 상위 1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공매도 비중은 36.70%로 해당일 코스피 200 지수에 편입된 성적표라고 하기엔 초라하다. 11일에 6.35% 급락한데 이어, 14일에도 LG엔솔은 주가 하락을 이어가면서 장중 36만1500원(-7.54%)까지 밀렸다.
 
시가총액은 85조원대까지 밀리면서 상장 당시 적정 가치가 100조원을 거뜬히 넘길 것이란 증권가의 예측도 빗나갔다. 주가 수준이 공모가(30만원)까지 밀릴 가능성도 현재 상태로선 배제할 순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1일까지 쌓인 LG엔솔의 대차잔고는 1조4247억원에 달한다. 공매도를 하려면 미리 주식을 빌려(대차)야 하는데, 빌린 주식의 규모를 나타내는 '대차잔고'가 확대되고 있어 추가적인 공매도를 우려케한다.
 
주요 증권사는 상장 당시 LG엔솔의 고평가 논란에도 펀더멘털 측면에서의 기업가치 제고와 더불어 주요 지수 편입에 따른 긍정적 수급 환경을 전망하면서 낙관론을 펼친 바 있다. 하지만 현재 상태로 보면 호재로 인식됐던 지수 편입의 경우 오히려 공매도의 타깃이 되는 악재로 둔갑한 것으로 해석된다.
 
증권가에서는 코스피 시총 2위 종목으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와 코스피200, 각종 2차전지 관련 섹터지수에 편입되면서 대규모 패시브 자금 유입을 기대했다.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코스피200 지수 편입 종목을 대상으로만 공매도가 진행된다. 
 
이런 상황에서 공매도와 관련한 제도 개선 목소리는 높아지고 있다. 특히, 윤 당선인의 자본시장 관련 공약 사항에 공매도 관련 내용도 포함돼 있었던 만큼 개인투자자 등은 기울어진 운동장이 바로 잡힐 수 있을지 기대를 키우고 있다. 
 
윤 당선인은 공매도 관련 공약으로 주식 공매도 감시 전담 조직을 설치해 실시간으로 무차입 공매도를 점검하고 적발되면 주가조작에 준하는 형사 처벌에 나선다는 방침을 천명한 바 있다. 윤 당선인은 또한 "공매도에 있어 개인투자자가 외국인 및 기관투자자에 비해 불리하지 않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며 "기관에 비해 높은 담보비율 등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겠다"고 역설한 바 있다.
 
현재 공매도 제도하에서 개인투자자에 대한 역차별은 꾸준히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개인의 상환 기간은 90일인 반면, 기관과 외국인은 사실상 무제한이다. 다만, 대주 기관에서 상환을 요청하면 이를 언제든 반환해야 하는 '리콜' 시스템은 적용되고 있다. 담보 비율 또한 개인은 140%, 기관과 외국인은 5%에 불과하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연합회 대표는 "대선 정국에서 한투연은 윤 당선인과 안 인수위원장의 실무진에게 공매도 제도 개선과 관련해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기 위한 구체적인 의견을 전달하고, 향후 제도 개선에 대한 개인 투자자의 목소리를 반영해 줄 것을 적극적으로 요청한 바 있다"면서 "외국인과 기관의 부의 독점을 바로 잡고, 개인 투자자 보호를 위한 다양한 제도를 신정부 하에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석열(오른쪽) 제20대 대통령 당선인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국민의힘 제 20대 대통령선거 개표상황실'을 찾아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성남 기자 drks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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