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동향)김홍국 회장, 외형성장 지속…신사업은 숙제
지난해 '1조 클럽' 입성…판매 경쟁력·생산성·원가개선 효과
'종합식품기업' 도약 목표…장인라면 효과 미미, 고가 전략 탓
2022-05-15 06:00:00 2022-05-15 06:00:00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지난해 10월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하림타워에서 열린 ‘더 미식 장인라면' 출시 미디어데이에서 라면을 직접 끓여 참석자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사진/하림그룹
 
[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김홍국 회장이 이끄는 하림이 생산성과 원가개선 등에 힘입어 지난해 ‘1조 클럽’에 입성하는 등 외형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다만 라면, 즉석밥 등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신사업이 시장에서 뚜렷한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어 김 회장이 풀어야할 숙제로 남아있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림(136480)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1180억원으로 전년 대비 24.8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2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무려 전년보다 5배 이상(424.59%) 늘어난 수준이다. 닭고기 가격이 올랐고 품질 향상에 따라 판매 경쟁력도 높아졌고 생산성과 원가 개선으로 호실적을 기록했다는 게 하림의 설명이다.
 
이 같은 성장세는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하림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8.39% 증가한 3014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2.36% 늘어난 151억원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분육 시장에서 제품 생산 캐파를 확대하며 소비자들의 부분육 소비 수요에 대응하는 한편 고가에 팔리는 동물복지 제품을 늘린 것이 실적을 견인했다. 앞서 하림은 소비 트렌드 변화에 따라 2019년 동물복지형 스마트팩토리 공장을 준공한 바 있다.
 
김 회장은 육계를 비롯해 육가공 사업에 의존하는 사업 구조를 바꾸기 위해 가정간편식 등을 신사업으로 낙점했다. 이를 통해 육가공업체에서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김 회장은 지난 2020년 전라북도 익산 12만709㎡(3만6500평) 부지에 식품 가공공장 3곳과 물류센터 등 복합시설을 갖춘 종합식품단지 하림 푸드콤플렉스를 완공했다. 투자금만 5200억원을 쏟아 부었다. 하림 푸드콤플렉스는 라면과 가정간편식 제품, 소스, 조미료, 즉석밥 등을 생산하는 핵심 기지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지난해 10월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하림타워에서 열린 ‘더 미식 장인라면' 출시 미디어데이에서 라면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하림그룹
 
다만 김 회장이 그리고 있는 종합식품기업으로의 도약은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라면, 즉석밥 등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신사업이 시장에서 뚜렷한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 이에 신사업 카테고리의 시장 안착은 김 회장의 숙제로 꼽힌다.
 
앞서 하림은 지난해 10월 ‘더 미식 장인라면’을 출시했다. 육가공업체였던 하림이 처음으로 라면을 시장에 선보인 만큼 종합식품기업으로의 첫 여정인 셈이었다. 당시 장인라면을 소개한 윤석춘 하림 사장은 “더 미식 장인라면으로 (2022년) 7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할 것이다.
 
사업을 좀 더 빠른 시간 내 정착시켜 조만간 가정간편식 시장에서 상위 회사가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하지만 윤 사장은 지난해 12월말 돌연 사임했다. 업계에서는 장인라면 흥행 실패의 책임이 윤 사장의 사임 배경으로 꼽았다. 하림은 지난 3월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고 기존 김홍국·박길연·윤석춘 등 각자대표 구성원을 김홍국·정호석으로 변경했다.
 
장인라면이 라면 시장에 안착하지 못한 건 하림 특유의 고가 정책이 원인으로 꼽힌다. 하림에 따르면 장인라면의 컵라면은 2800원, 봉지면은 2200원이다. 이는 라면시장 점유율 1위 신라면 가격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라면시장은 진입장벽이 굉장히 높은 편인데 소비자 가격 저항까지 겹치며 시장 안착에 실패한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런 리스크에도 김 회장은 프리미엄 고가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하림은 더 미식 유니자장면을 출시했다. 대형마트에서 7980원(2인분)으로 판매되고 있는데 이는 풀무원 등 경쟁사 제품보다 500원 가량 비싼 수준이다. 이외에도 하림은 현재 백미밥, 흑미밥, 현미쌀밥 등 총 10개의 즉석밥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즉석밥 제품들도 평균 2000원대 후반으로 설정돼있어 CJ제일제당, 오뚜기 등 경쟁사 제품보다 비싼 편이다.
 
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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