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유통주식수 적은 품절주…슈퍼개미 주의보
양지사 움직인 슈퍼개미, 사흘만에 시장물량 절반 사들여
주가 널뛴 무증 테마주들, 유통주식 200만 미만
"품절주 주가 단기 급등락 주의"…불공정거래·풍문 노출도 쉬워
2022-07-26 06:00:00 2022-07-26 06:00:00
[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소위 '품절주(유통주식 부족 주식)'로 분류되는 상장사들이 소수 단일 계좌나 슈퍼개미 등의 집중 매수로 인해 주가 급등락이 반복되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투자자 주의가 요구된다. 시장에서 유통되는 주식수가 적으면 거래량이 조금만 늘어도 주가가 크게 변동할 수 있어 불공정거래나 풍문에 의한 시황 변동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소수 계좌 관여만으로도 주가가 크게 움직일 수 있어 100억원 이상씩 거래하는 슈퍼개미들의 타깃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양지다이어리를 판매하는 기업 양지사(030960)는 지난 18일부터 21일까지 4거래일 간 7280원에서 최고 1만7300원까지 치솟았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해당 기간 슈퍼개미 김대용씨가 사들인 주식 수는 84만여주, 약 100억원어치다. 전체 상장 주식 수 대비 5.25%에 불과한 지분이지만, 실제로 유통 가능한 주식 수(166만5808주) 대비로는 절반을 차지한다. 한 개인이 시장에서 유통 가능한 물량의 절반을 단 4일 만에 사들였기에 주가가 138% 급등할 수 있었던 것이다.
 
통상 발행된 주식 모두가 시장에서 원활히 유통되진 않는다. 최대주주 지분에 속해있거나 회사가 보유한 자사주 등은 주로 시장에서 거래되지 않고 주주에게 남기 때문이다. 양지사는 이배구 명예회장과 두 아들 최대주주의 지분이 75.53%에 달하며 자사주 지분도 14.04%를 차지해, 실제 유통 가능한 물량이 10.43%뿐이다.
 
김대용씨는 이달 초에는 신진에스엠(138070) 주가를 들었다놨다 했다. 김대용씨 부부는 지난 6월17일부터 7월5일까지간 신진에스엠 주식을 108만여주 취득했다. 이는 상장 주식 중 자사주와 최대주주 및 특별관계인 지분을 제외한 유통 가능 주식수 413만여주의 26%에 해당한다. 
 
양지사와 신진에스엠 외에도 최근 무상증자 기대감만으로 주가가 들썩였던 다수 종목들은 시장에 풀린 주식수가 200만주도 안된다. 종목토론방 등을 중심으로 무상증자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조선선재(120030) △시디즈(134790) △피코그램(376180) △승일(049830) 등이 기대감에 힘입어 주가가 급등, 모두 한국거래소로부터 현저한 시황 변동에 대한 조회공시 요구를 받았다.
 
무증 발표가 아닌 기대감만으로 이들 주가가 널뛸 수 있었던 데는 주식 수가 적은 것도 한몫했다. 조선선재와 시디즈는 상장 주식 수 자체가 200만주가 안되는데 유통주식 비율도 30% 미만이다. 유통 가능 주식 수는 각각 35만여주, 46만여주에 불과하다. 이 밖에 피코그램(123만여주, 38.50%), 인포바인(161만여주, 50.51%), 승일(138만여주, 22.56%) 등의 유통 가능 주식 수도 200만주 미만으로 역시 수급 변동에 따른 주가 영향이 컸다.
 
지난 4월에도 소수 계좌를 통한 매매가 주식 수가 적은 종목 주가를 끌어올린 '하인크코리아(373200)' 사례가 있다. 하인크코리아는 상장주식수(1764만여주) 대비 유통 가능 주식수(약 352만주) 비중이 19.94%에 불과해 대표적인 품절주 중 하나다. 지난 4월 일부 소수 계좌를 중심으로 집중 매수세가 들어오면서 한달간 주가는 250% 가량 급등했다.
 
전문가들은 시장에서 유통되는 주식수가 적으면 그만큼 대량 매물 출회 우려가 적다는 장점은 있지만, 유동성이 확보되지 않아 불공정거래가 테마성 풍문에 휩쓸릴 우려도 있다고 지적한다. 상장 주식수가 적은 우선주나 기업인수목적기업(SPAC·스팩) 역시 대표적인 저유동성 종목들로, 이들은 수급이 몰릴 때 주가 변동성이 크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유통 주식수가 많으면 거래가 활발하단 장점이 있는 반면 주가 상승은 더딜 수 있고, 주식수가 적으면 매매가 적어 주가 단기 등락폭이 커지고 주가 안정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특징을 이용해 단기 시세 차익을 목적으로 유통 주식수가 적은 주식 종목들을 매매하는 투자자도 있다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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