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커넥트’ 김혜준 “감성적으로 맞아 떨어질 때 온 작품”
‘구경이’ 연쇄 살인마 이후 곧바로 제안 받아…“제안 받고 바로 합류”
미이케 다카시 감독과 현장 소통…“불편할 듯했지만 오히려 더 편안”
2022-12-14 07:01:06 2022-12-14 07:01:06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K콘텐츠 신드롬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에서 어린 중전으로 등장했지만 특유의 차가운 카리스마를 뿜어낸 바 있다. 그리고 JTBC 드라마 ‘구경이’에선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마로 등장해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 정도되면 ‘끔찍한’ 배역 화룡점정 정도는 찍어줘야 할 듯하다. 그래서 일까. 자신의 출세작이나 다름없는 넷플릭스의 글로벌 경쟁업체 디즈니+가 야심 차게 선보이는 파격적 설정의 ‘커넥트’를 통해 다시 한 번 OTT콘텐츠 흥행 메이커로서의 면모를 과시할 준비를 마쳤다. 동명의 K웹툰이 원작인 ‘커넥트’에서 그는 사람도 아니고 그렇다고 괴물도 아닌 신인류 ‘커넥트’ 이랑을 연기한다. 배우 김혜준에 대한 얘기다. 김혜준은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킹덤’에 이어 ‘커넥트’에서도 사람도 아닌 그렇다고 괴물도 아닌 이상한 존재를 연이어 연기하게 됐다며 웃었다. ‘구경이’까지 더하면 상식에서 많이 벗어난, 그래서 또래 여배우들이 필모그래피를 마무리할 때까지 단 한 번도 만나보지 못할 배역을 3번 연속 만나게 됐다고 웃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여배우로서 행운일 수도 있다. 반대로 너무 강렬한 이미지 때문에 달달한 로맨스 장르에 출연하고 픈 바람을 이루지 못할 수도 있을 듯 보였다. 어느 쪽이든 김혜준은 좋단다. ‘이뤄질 일이라면’ 반드시 이뤄질 것이란 긍정적 마인드가 이 배우를 OTT의 퀸으로 자리 매김하게 만드는 원동력일지 모른단 생각도 들게 만들었다.
 
배우 김혜준.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커넥트’는 최근 시즌1 전체 6화가 모두 디즈니+에 공개됐다. 하지만 그 이전까지는 1화부터 3화까지만 공개가 된 상태였다. 김혜준은 자신이 출연했지만 지난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공개된 1화부터 3화 그리고 지난 7일 언론시사회를 통해 다시 공개된 1화부터 3화까지만 본 상태였다고. 4화부터 6화까지 나머지 스토리는 디즈니+를 통해 공개된 뒤 집에서 가족들과 정주행을 했다고 웃는다.
 
“전 제가 출연한 작품은 웬만하면 거의 다 찾아서 보는 스타일이에요(웃음). 얼마 전에 4화부터 6화까지가 전부 공개가 돼서 집에서 가족들이랑 다 봤어요. 전 제가 출연 했어도 대부분 재미가 있어서 하하하. 솔직히 제가 나온 건 다 재미있어요(웃음). 객관성이 너무 없죠. 어머니도 재미있다고 하시고, 언니는 아직 안 봤다고 해요. 아버지는 제가 출연한 모든 작품을 보시면 항상 졸아요. 하하하. 이번에도 조셨어요(웃음).”
 
‘커넥트’의 관심은 일단 연출자인 미이케 다카시 감독의 이름값에서 출발한다. 미이케 다카시는 일본 영화계가 자랑하는 세계 최고 스크린 스타일리스트로 꼽을 수 있는 연출자다. 그의 영화적 스타일은 할리우드 최고 흥행 메이커 쿠엔틴 타란티노의 작품 세계관에 영향을 끼쳤을 정도다. 타란티노 감독이 공공연히 미이케 다카시를 칭송할 정도다. 이런 세계적 감독에 대해 김혜준은 어느 정도 알고 있었을까. 김혜준은 너무도 해맑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디즈니+ '커넥트' 스틸.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사실 감독님이 그렇게 유명하신 분인지 몰랐어요(웃음). 제가 하드코어 스타일의 영화를 잘 안 봐요. 감독님 전작들이 꽤 강한 작품들이 많다고 들었거든요. 근데 제가 본 작품 중에 감독님 작품이 있긴 했어요. ‘크로우즈 제로’라고. 감독님 팬이었던 경표 오빠한테 들었는데 ‘크로우즈 제로’가 감독님 작품이라고 들어서, ‘내 삶에도 감독님이 있었구나’ 싶었죠(웃음)”
 
김혜준은 ‘커넥트’ 합류가 상당히 빨랐다고 전했다. 다른 배우 캐스팅 가운데 가장 빨랐다는 게 아니다. 김혜준은 ‘구경이’ 촬영이 거의 막바지로 갈 즈음 미이케 다카시 감독과 미팅을 했고, ‘구경이’ 촬영이 마무리되자 마자 거의 곧바로 ‘커넥트’ 촬영에 합류하게 됐다고. 전혀 다른 작품이지만 또한 어떤 면에선 캐릭터의 결 자체가 비슷해서 수월하게 넘어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작품이 아니면 만나보지 못할 배역을 연기하는 쾌감이 있다고 웃는다.
 
“그때 구경이 촬영 막바지였기에 제 감성이 ‘커넥트’에 끌렸는지도 모르겠어요. 그리고 이런 배역은 사실 작품 아니면 경험해 보기 힘들잖아요(웃음). 출연이 결정되고 감독님 만났는데 그냥 본론부터 들어가서 얘기를 나눈 기억이 나요. 이랑의 스타일에 대한 것 그리고 헤어스타일 등 의견 교환을 정말 꼼꼼히 했던 기억이 있어요. 제 생각도 말씀 드리면서 정말 수월하게 이랑에 대한 교집합을 감독님과 빨리 찾았죠.”
 
디즈니+ '커넥트' 스틸.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커넥트’는 미이케 다카시 감독이 언급한 바와 같이 약간은 불친절한 느낌이 강한 시리즈이기도 하다. 이미 시즌제를 염두하고 출발했기에 이번에 공개된 시즌1에선 주요 배역들이 어떤 이유로 얽히고 설키게 됐는지를 보여주는 것에 집중한다. 그래서 먼저 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1화부터 3화까지 내용을 이해하는 데 불친절 하단 의견이 많았다. 김혜준이 출연한 바 있는 ‘킹덤’과 비교하면 더욱 더 그랬다.
 
“제 의견을 말씀 드리면 두 작품은 OTT란 플랫폼은 같지만 장르의 차이가 너무 크지 않나 생각해요. ‘커넥트’는 감독님이 자신의 스타일에 맞게 장르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 특징을 가장 극대화 시킨 결과물이 아닐까 싶어요. 구체적으로 좀 더 설명 드리면 세밀한 연결을 감독님은 크게 주목하지 않으시더라고요. ‘그냥 지금 찍고 있는 이 순간의 얘기에만 집중해라’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전체를 정주행하시면 그 스타일이 좀 보이지 않을까 싶어요.”
 
김혜준이 ‘커넥트’를 찍으면서 가장 고생한 지점은 베드신일 것이라 생각했다. 그는 극중 정해인과 베드신을 소화했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농도 짙은 베드신은 아니다. 남녀 사이에서 벌어질 수 잇는 베드신은 맞지만 일반적 베드신은 아니었다. 김혜준은 이유가 있었다며 웃었다. 반면 진짜 힘들었던 장면은 따로 있었다. 순전히 상상으로만 연기해야 했던 CG촬영이었다고.
 
디즈니+ '커넥트' 스틸.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일단 베드신은 대본에선 되게 ‘감정적이다’라고 느꼈는데 막상 촬영에선 감독님이 ‘어설픈’ 느낌을 원하셨어요. 그게 그 지점에서 이랑과 해인 오빠가 맡은 동수의 감정이라고 설명해 주셨죠. 저나 해인 오빠 모두 동의한 부분이에요. 그리고 진짜 어려웠던 건 CG인데, 제 얼굴에서 뭐가 막 나오는 장면을 찍을 때 실제로는 아무것도 없는데 저 혼자 ‘으~~~’하는 게 너무 창피해서(웃음).”
 
‘커넥트’의 모든 촬영 과정은 현장에서 당연히 미이케 다카시 감독과 이뤄졌다. 하지만 미이케 다카시 감독은 일본인이다. 그리고 한국말을 전혀 하지 못한다. 반면 김혜준을 포함해 주요 출연 배우인 정해인과 고경표 역시 일본말을 하지 못한다. 당연히 소통에 문제가 생겨야 한다. 하지만 이상할 정도로 현장에서 소통의 불편함은 티끌만큼도 없었다고 손사래다.
 
“좀 불편은 하겠다는 생각은 했었죠. 그런데 진짜 이상할 정도로 단 1도 불편함이 없었어요(웃음). 우선 통역을 하실 수 있는 분이 너무 많았어요. 조감독님이 일본어에 아주 능통하셨어요. 그 외에 다른 스태프 중에도 일본어를 하실 수 있는 분이 많았어요. 그래서 그때 그때 통역을 번갈아 해주셨어요. 사실 나중에는 감독님이 오시면서 바디랭귀지로 디렉션을 주시면 저도 얼추 바디랭귀지로 답변을 하면서 소통했어요(웃음). 그래도 충분히 의사 소통이 되더라고요. 하하하.”
 
배우 김혜준.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김혜준은 ‘커넥트’까지, 최근 출연작 대부분이 워낙 강한 색깔을 캐릭터만 맡아왔기에 다음 출연작에는 좀 말랑거리는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낼 수 있는 인물을 연기해 보고 싶다고 웃었다. 구체적인 장르로 멜로와 로맨틱 코미디 그리고 순수한 코미디 장르도 해보고 싶단다. 1995년생으로 내년이면 벌써 28세가 된다. 그는 더 나이가 들기 전, 30대가 되기 전 꼭 이 같은 장르를 소화해 보고 싶단다.
 
“우선 더 나이 들기 전에 ‘킹덤’도 빨리 찍고 싶어요(웃음) 중전이 나이가 너무 들어버리면 앞뒤 연결이 잘 안될 거 같아요(웃음). 작가님의 글을 즐겁게 기다리고 있는 중이에요. 그리고 지인들이 제 얼굴이 어디다 붙여 놔도 다 어울리는 아주 평범함이 강점이래요. ‘킹덤’에서도 너무 강하고 ‘커넥트’에선 아에 인간도 아니고, ‘구경이’에선 연쇄 살인마였고, 이젠 한 번쯤 제 나이에 맞는 사랑 좀 해보고 싶어요. 하하하.”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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